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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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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0-1 파편-00-T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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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안전한 것 같으니 잠시 휴식하도록 해요.

적당히 둘러대고 장소를 떠나려고 했지만, 부상을 입은 구조체가 동료를 필사적으로 부축하는 걸 본 리는 생각을 바꿨다.

전 괜찮아요. 얘 상황이 더 심각해요.

침식체 신호가 감지되지 않으니, 이곳에서 멈추죠.

긴급 휴면 상태인 구조체 대원을 안전한 구석에 눕히고, 리는 구조체의 상처를 바로 점검하기 시작했다.

부상은 심하지 않고, 침식도도 떨어지고 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그의 의식의 바다가 안정된 뒤에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큰 문제가 없다니 다행이에요.

안도의 한숨을 내쉰 구조체가 뒤돌아서서 리에게 다시 한번 정중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말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동료가 위험을 벗어났다는 걸 알게 된 구조체는 한결 가벼워 보였고 말도 많아졌다.

그레이 레이븐 소대 대원이 지원하러 올 줄은 몰랐어요. 당신들은 언제나 위험한 전장에 가는 줄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왜 그런 인상이...

아아, 미안해요. 다른 뜻은 없었어요. 당신들 같은 엘리트 소대라면 더 중요한 임무를 맡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지휘부가 우리처럼 연합 전투 소대에 막 들어온 신병에게 분배하는 임무의 대부분이 장치를 설치하고 거점을 순찰하는 것들이거든요.

그런 임무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니까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요.

달라요! 전 안전을 위해 구조체가 된 게 아니에요!

당신이 원해서 개조를 받은 게 아닌가요?

맞아요. 제가 이래 봬도 군인 집안 출신이에요. 하지만 어릴 때 잔병치레가 많아서 걸을 때에도 외골격이 필요했어요.

제 가족들은 모두 침식체와의 전투에서 순직했지만, 전 그들의 의지를 이어받지 못해서 그들의 복수조차 해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탄탈-193 공중합체와의 상성이 좋다는 걸 알았을 때 진심으로 기뻤어요.

최전선에서 지휘관님과 함께 싸우고 자기 대원을 충분히 보호할 능력이 있는 대장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자기 동료조차 구하지 못할 뻔했어요.

……

죄송해요. 마음에 두지 마세요. 제가 긴장이 풀리면 말이 많아지는 나쁜 버릇이 있어서요.

괜찮아요. 이건 사과할 일 아니에요.

처음부터 경험이 풍부한 사람은 없어요.

일어선 리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미간을 구겼다.

이곳은 좌표가 표시된 곳이었지만, 주목할 만한 그 어떤 상황도 발견하지 못했다.

뭔가 결정적인 정보를 놓친 건가? 아니면 그 정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걸까?

어? 저건...

구조체는 뭔가를 본 듯 블록의 맞은편으로 향했다. 그리고 버려진 로봇들 앞에서 조금은 파손된 기계 장치 하나를 주웠다.

여기에 이런 것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아직 쓸만한 것 같은데, 어느 소대가 잃어버렸을까요?

이건... 전자기 관측 장치인가요?

네. 정비 부대와 함께 임무를 수행했을 때 많이 봤었는데, 그들이 장비할 만한 모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집행 부대에서는 이런 거 별로 안 써요.

만약 GPS가 고장 났다면 이 장치를 예비용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제 길치 대원이 이걸 발견했다면 위험에 처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

이 기계는 퍼니싱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미지를 맞출 수만 있다면, GPS가 고장 났을 때 이걸로 길을 찾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장치는 휴대하기 불편하죠. 소형화할 수 있다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라....)

(나중에 시간 되면 개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