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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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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파멸된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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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관이 보내준 좌표를 향해 얼마나 갔는지 모를 때쯤, 조금씩 오르는 온도 때문인지 아니면 숨 막히고 답답한 분위기 탓인지, 땀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며 입에서 짠맛이 느껴졌다.

나선의 탑 끝이 보였다. 이곳에서 본 나선의 탑은 멀리 있는 천막을 뚫으려고 하는 날카로운 적색 가시처럼 이 행성의 위에 꽂혀 있는 것 같기도,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다모클레스의 검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 방향으로 나아가도 하늘에 매달린 검과의 거리는 도저히 좁혀지지 않았다.

[player name] 선배님...

곁에 있던 시카도 많이 힘들어 보였다. 젊은 지휘관은 땀으로 젖은 앞머리를 쓸어올린 뒤, 괴로운 듯 한숨을 쉬며, 다시 한번 단말기를 들어 위치를 확인했다.

분, 분명 맞는데요.

이름이 불린 리브가 즉시 답했다.

지휘관님, 위성 맵에 따르면 우린 확실히 목표 지점에 접근하고... 어라...

왜 그래요?

리브는 살짝 머뭇거렸지만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갑자기 스크린이 흔들렸어요. 아무래도 신호가 불안정한 것 같아요.

리브는 홀로그램 투영을 닫았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안색이 굳어 있던 루시아는 지휘관과 눈을 마주쳤다.

저 "나선의 탑"에 가까워질수록 안 좋은 예감이 들어요. 어쨌든 방심은 금물이에요. 그리고 지금 바로 눈앞에 있으니, 적어도 방향은 맞는 거 같아요.

네! 선배님!

네. 지휘관님. 환경과 여러분의 상태는 제가 계속 관찰할게요.

네?

네. 잠시만요... 지휘관님. 제 통신에 대한 지원 부대의 회신이 없어요. 제가 임시 채널로 연락관에게 계속 신호를 전송할게요.

제 단말기도 당분간은 누구와도 연락이 닿을 수 없네요. 만일을 대비해 연락 권한을 개방해 놓을게요. 그럼, 교란이 없어지는 순간 모든 신호를 수신할 수 있을 거예요. 어차피 당분간은 저한테 중요한 임무 연락이 올 일도 없으니까요.

천만에요. 선배님!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걸요!

네. 지휘관님.

한참을 앞으로 갔지만, 연락관에게서 답장이 오는 일은 없었다. 몇 장의 사진과 좌표가 마지막 메시지였던 거 같았다.

멍하니 나아가는 데, 줄곧 뒤에서 걷고 있던 리브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저기... 여러분...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나요?

이상한... 냄새요?

잔디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요.

모두가 점차 발걸음을 멈추고 발아래 황폐해진 모래땅과 폐허를 내려다봤다.

그리고 바닷바람 냄새도...

두꺼운 구름을 관통하는 햇빛이 목덜미에 내리쬐면서 땀방울이 옷깃에 떨어지고 목이 말랐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 방금 전부터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요. 그런데 어디서 나는 거죠?

리브의 말에 지휘관은 총기 손질 때나 맡을 수 있는 익숙한 기름 냄새가 주위에 가득하다는 걸 느꼈다.

자신의 목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시각의 초점도 어느새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몽롱한 시야에서 시카가 지휘관이 있는 방향을 향해 팔을 들었다. 시카의 표정은 평소보다 느리게 재생되는 것처럼, 천천히 놀라운 기색으로 바뀌었다.

[player name]... 선배님... 피... 피나요!

손을 내밀어 입술을 한번 건드리자, 검붉은 액체가 코에서 손가락으로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지휘관은 아무런 감각과 통증을 느낄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멀리서 거대하고 무성의 보이지 않는 적색 파도가 원자폭탄 폭발 시 발생하는 버섯구름처럼 터졌다. 그리고 조금씩 퍼져나가면서 순식간에 사람들을 덮치고 먼 지평선의 한계를 향해 무한히 파생해 나갔다.

뭔가를 말하려던 시카가 기괴한 격변과 함께 꼿꼿이 땅에 쓰러졌다.

뇌에서 내보내는 신호의 반응 속도가 기괴한 광파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휘관이 경고하기도 전에 이미 땅에 무릎 꿇려 있었고, 뇌간은 거대한 손에 쥐어뜯기라도 한 듯 깊숙한 곳에서 극심한 고통이 뿜어져 나왔다. 그 때문에 지휘관의 시야는 흐려졌고, 한동안 자신의 사지를 느끼지도 못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오감도 멀어지기 시작했다.

마인드 표식 오염이다! 바로 안정시키지 못하면...

하지만 인간 지휘관인 자신이 리브, 루시아와 유지하고 있었던 의식 연결을 끊거나 오염의 확산을 억제하려는 판단보다 빠르게, 마인드 표식 오염이 날카롭고 촘촘한 바늘처럼 마인드 표식에 파고들어 적잖은 충격을 줬다.

눈앞에 있던 루시아와 리브가 순식간에 쓰러졌다.

마인드 표식이 안정되기 전, 또 다른 통증이 일었다. 그건 뇌가 오염된 통증이 아니었다. 외부의 힘에 의한 강한 타격이 뒷덜미에 닿아 시야가 암전 되면서 의식이 끊어졌다.

조수가 빠진 뒤의 검은 바닷가 또는 다른 문명이 황량한 국경에 만들어 놓은 제사장 같았다.

지휘관의 발밑에 있는 검은 바닥이 붕괴와 재구성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는 바벨탑과 같이 흐릿한 구름을 뚫고 솟아올라 끝이 보이지 않는 여러 개의 기둥으로 조합된 탑이 있었다.

구름 사이로 어렴풋이 새어 나오는 적색 불빛이 구름에 반사되어 불규칙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온 우주, 모든 시공의 소리가 뒤섞인 듯한 굉음이 광풍처럼 귓가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의외로 그 바람에 풍압이 없어서 지휘관은 쉽게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가벼우면서도 낙하지점이 없는 것이 우주에서 걷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이렇게 허공을 걸어가는 동안, 두 가닥의 선이 지휘관을 이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덕에 땅에서 솟아올라 허공에 휩쓸려 탑 꼭대기의 붉은빛 속으로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만 같았다.

지휘관은 의미 없이 탑 밑을 걸었다. 눈앞에 탑 벽을 구성하는 검은 덩어리 구조가 지휘관이 열기를 기다리는 문처럼 맹렬한 속도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다음 순간에... 문이 열렸다.

리가 방 안의 책상 앞에서 자기 기체를 고치고 있었다.

지휘관은 그 광경을 본 적이 있었다. 익숙한 기름 냄새가 다시 코끝을 맴돌았다. 이 광경, 이 냄새 그리고 문 손잡이의 차가운 촉감이 "추억의 진실" 속으로 지휘관을 끌어당겼다.

[player name], 일어날 시간이에요.

먼저 돌아온 건 촉각이었다. 뒷덜미는 아직도 은은하게 아팠고, 손목도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몸 뒤에 묶여 있어서 움직일 수 없었다.

다음은 청각이었다. 초조한 듯 조급한 호흡과 돌을 걷어차는 발소리가 전방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후각이었다. 탄 흙과 피비린내가 앞다퉈 코를 찔렀다.

마지막으로 돌아온 건 시각이었다. 역광 속에 모호한 시선이 조금씩 초점을 맞췄고, 지휘관이 신은 신발과 같은 규격의 군화를 따라 올려다보니 눈앞에 있는 건...

눈앞에 있던 사람은 지휘관 제복 차림의 해리조였다. 지휘관의 목소리를 들은 해리조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봤다. 아니, 오히려 거만한 태도로 지휘관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내는 거 같았다.

기습? 기습?

상대방의 역린을 건드린 듯 눈앞의 "해리조"가 펄쩍 뛰었다. 그리고 부릅뜬 두 눈의 동공은 부자연스럽게 확대돼 있었다. 목젖이 위아래로 구르고 허리춤에 올린 손가락도 불규칙한 곡선과 리듬으로 빠르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해리조의 모습이었다. 그의 정신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극도로 비정상적인 상태에 빠져 있었다.

하, 당연하지! 너 같은 배신자한테는 비열한 수를 써야 맞지 않겠어?

변명하지 마! 네가 두 명의... 아니다. 세 명의 승격자와 어울리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 무려 세 명이라고!

너희들은 모두 배신자야. 공중 정원이 혼란한 시기를 틈타 승격자와 은밀하고 더러운 일을 벌이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내 손에 잡힌 이상 네 탐욕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이미 정화 부대에 연락했어!

해리조는 다른 한 손에 쥐고 있던 개인 단말기를 들었다. 단말기의 스크린은 이미 부서진 상태였고 거미줄처럼 깨진 유리 아래 무엇이 표시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해리조는 여전히 신경질적으로 스크린을 터치하면 단말기를 조정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해리조는 이미 미쳐 있었다. 그래서 지휘관은 그 적색 빛으로 인한 뇌의 손상이 회복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지휘관도 갑작스러운 오염을 느꼈다. 아니, 갑자기가 아니라 "탑"의 구역을 밟은 그 지점부터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것 같았다.

자연계에서 갑자기 나타난 이물질처럼, 달짝지근한 냄새를 풍기는 독약을 트랩으로 삼아 사람의 사고를 혼란시키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뒤에는 마인드 연결의 격렬한 동요로 응급 휴면 상태에 들어간 루시아와 리브의 기체가 묶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시카는 멀지 않은 곳에서 오염이 폭발할 때 쓰러진 자세 그대로 있었다.

그녀들의 상태를 자세히 확인하기도 전에, 턱을 강제로 움직여서 시선을 돌리게 했다. 그러자 해리조의 광기 가득한 얼굴이 시야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좋아. 정화 부대가 지금 오고 있어. 그들이 오기 전에 네 머리를 잘라 전장에서 죽은 동료들의 원수를 갚아주겠어!

맞아. 널 죽일 거야. 지금 바로 죽일 거야. 네 승격자 친구들이 지금 오고 있지? 그럴 줄 알았어!

해리조는 지휘관과 대화하는 것이 아닌, 해리조 자신의 광기 어린 환상에 빠져 있는 듯했다. 단검의 칼날이 살을 파고들었지만, 해리조를 막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어 보였다. 지휘관은 장갑 속에 숨긴 커터로 자신을 묶은 군용 밧줄을 절단했고, 루시아와 리브의 연결도 곧 다시...

이때, 곁눈질로 휘청거리며 일어서는 모습을 포착했다. 그 사람이 이쪽을 향해 손을 들었고, 그러던 찰나...

재빨리 옆으로 굴렀지만, 마취 주삿바늘이 거의 얼굴 옆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뜨거운 액체가 불타는 듯한 상처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걸 닦을 겨를도 없이 지휘관은 자유로워진 손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있던 해리조를 속박했다.

죄, 죄, 죄송...

해리조 뒤에 있던 시카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다시 바닥에 쓰러졌다.

시카

죄송해요. 선배님.

으윽! 날 기습하다니!

겨우 의식을 찾은 지휘관이 해리조의 격렬한 몸부림을 제압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루시아

지휘관님!

뒤에서 루시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체의 긴급 재가동이 완료되어 그레이 레이븐의 두 대원은 지휘관과 다시 연결됐다.

시카도 옆에 떨어진 마취총을 주워서 애써 해리조를 조준했다. 해리조는 마취총에 맞은 뒤, 몸부림이 조금씩 잦아들었지만, 입에서는 끊임없이 욕하고 있었다.

이 개자식... 쓰레기... 인간의 배신자... 승격자의 졸개...

속박에서 벗어난 루시아와 리브가 달려와 지휘관 대신 해리조를 제압했다. 그리고 시카도 비틀거리며 걸어와서 방금 끊은 밧줄로 해리조를 묶을 수 있도록 도왔다.

무슨 일이에요?

방금 의식의 바다가 갑자기 영향받아 의식을 잃은 것 같아요. 지휘관님이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지휘관님과 시카 님의 마인드 표식이 조금 오염된 것 같아요. 잠시만요. 바로 검사를 진행할게요.

리브, 고마워요!

지휘관님, 괜찮으세요?

지휘관이 쓴웃음을 짓자, 루시아도 연달아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금방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네. 지휘관님을 믿어요. 현재 저와의 연결은 안정적이에요. 그리고 지휘관님도 탑의 영향을 인식하지 못하신 걸 보면 지상의 상황이 많이 어려울 것 같아요. 공중 정원도...

선배님, 저도 제대로 도와드리겠습니다!

눈앞의 지휘관은 뭔가 신나는 말을 들었다는 듯, 눈이 보석처럼 반짝였다. 조금 전과는 다른 사람처럼 생기가 넘쳤다.

너희들, 한 패였군!

음...

해리조 지휘관님의 오염 정도를 확인하고 원인을 알아볼게요.

아, 사실 이건 의료용 수술 마취제라, 부분 마취밖에 안 돼요. 스스로 수술해야 하는 상황을 대비하여...

네. 지금부터 제게 맡겨주세요. 해리조 지휘관님을 잠시 재울게요.

상황이 진정되자 비로소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일행들은 이미 탑 밑까지 와있었다. 도달할 수 없는 환각은 아마도 마인드 표식의 오염 때문인 것 같았다. 이제야 눈앞에 있는 탑 전체가 기이한 붉은빛을 뿜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실제 눈으로 봤을 때의 충격은 영상 기록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어두운 밤의 적색 거인인 것 같았다. 사진 속 별과 같은 작은 점에서 확대되면서, 시야의 절반을 차지했다.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했으며, 존재해서도 안 되는 이물질이었다.

탑 꼭대기의 눈부시게 빛나는 적색 빛이 모든 대기권을 찢고 우주로 뻗어나가는 사다리처럼 보였다. 외계인이 탑 꼭대기에서 지구를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탑 밑에서 올려다보면... 인간, 구조체 아니면 그 어떤 생물 본능을 가진 생명이든 모두 인간 역사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외래 창조물에 대한 공포가 마음에서 우러나올 것만 같았다.

그때, 지휘관과 시카의 개인 단말기가 동시에 울리며 모두의 마음속 침묵을 깼다.

통신이 복구됐어요.

아시모프

드디어 연결됐군.

아시모프의 목소리는 들렸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장면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고, 통신의 시점은 책상 위 홀로그램 투영을 향한 방향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푸른빛의 전광판은 주홍색 포인트를 중심으로 빨간 원이 표시됐다.

아시모프

이건 내가 보낸 13번째 통신이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너도 저 탑을 확인했겠지? 그 탑이 지하에서 형성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길지는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이 탑은 갑자기 땅속에서 솟아오른 거고, 최근 지표면에서 일어난 지진은 모두 이 탑 때문에 생긴 거야.

그 탑에서 뿜어져 나오는 적색 가시광선의 전자기 방사선은 인간의 마인드 표식을 오염시키고, 정신 이상, 환각, 성격 변화, 공격성 증가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어.

그리고 오염은 의식 연결로 인간과 연결된 모든 구조체를 제어할 수 있어. 심지어 오염된 지휘관은 강제로 구조체와 연결할 수도 있어.

공중 정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오염 범위가 넓어졌고, 탑에 가까워질수록 퍼니싱 농도와 오염 정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이 전자기 방사선을 어떻게 막는지는 아직 몰라. 일반 방사능 방어 장비는 쓸모없어. 마인드 표식 오염을 견딜 수 있는 지휘관만이 [지직-]... 젠장...

아시모프

[지직-] 생각나는 게 너뿐이야... 분명 [지직-]...

??

아시모프 님!

통신 저편에서 한 소녀의 외침이 들렸다. 이윽고 시점이 심하게 움직이면서 옮겨진 뒤, 꽉 막힌 어둠만이 남았다.

아시모프

우선 오염되지 않은 사람들을 구해! 그리고 이 상황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 [지직-]... 확산을 막 [지직-]

아시모프

리는 [지직-] 결정적으로... 새 기체는 퍼니싱에 완전히 면역될 수 있어. 그...

통신이 끊겼다.

아시모프 님은 괜찮을까요?

리의 새 기체는 퍼니싱에 완전히 면역될 수 있군요! 다행이에요. 리는 안전하겠어요. 그럼, 공중 정원의 사람들을 꼭 지켜낼 거예요!

[player name] 선배님, 전에 보냈던 구원 요청이 넓은 범위로 전송되고 있어요. 그리고 더 많은 응답 신호를 받았어요!

시카가 단말기를 보여줬다. 접속 권한을 개방한 덕분에 다른 소대의 합류 통신이 계속 오고 있었다. 이중합 탑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도 많은 것 같았다.

스왈로우 테일, 무스, 차징 팔콘?

크롬 일행도 근처에 있나요? 어서 그들과 합류해요!

이때, 혼수상태에 빠진 해리조의 단말기가 계속 울렸다.

후방에서 이상 열원의 접근이 감지됐어요. 지휘관이 이끄는 소대인 것 같지만 통신 요청에 회신이 없는걸 보니, 알 수 없는 전자기 방사선의 영향을 받은 지휘관인 것 같아요. 세 개... 네 개 소대로 증가됐어요!

멀리서 불나방처럼 탑으로 향하는 그림자가 보였다. 드문드문 도중에 합류하는 이도 있었고 도중에 서로 공격하는 이도 있었다.

해리조가 부른 "정화 부대"인 것 같았다.

네!

시카가 급하게 일어섰지만 격렬한 동작 때문인지 어지러워 다시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녀의 코에서 코피가 계속 흘러내렸다.

음... 죄송해요. 조금 있으면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휘관은 근처의 단말기에 합류 메시지를 전송했다. 방금 아시모프가 알려준 정보를 간단명료하게 파오스의 암호로 오염되지 않은 지휘관과 구조체에게 전달했다.

자기 대원과 연결을 유지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지휘관의 연결을 거절하고, 좌표로 합류한다.

네!

지휘관님...

지평선 너머에서 정신을 잃은 사람들이 이쪽으로 점점 몰려오고 있었다.

전 준비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