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조준한 흉탄에 반응할 겨를이 없었던 하산은 포효하는 경비병이 방아쇠를 당기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후-"
귀청을 찢는 듯한 총소리가 의회 로비에서 울려 퍼졌다가 조금씩 조용해졌다.
……!
하지만 총알은 하산이 아닌 다른 사람의 가슴에 박혔다. 혼란 속에서 의원석을 이탈한 누군가가 하산의 앞을 막아섰다.
리스트 의원!?
총알이 리스트의 가슴 정통에 박혔지만, 리스트는 쓰러지지 않고 몇 번 휘청거리다가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 배신자!... 죽어!
그 경비병이 다시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자, 리스트의 주먹이 경비병의 총알보다 더 빨리 경비병의 턱에 명중했다.
그 경비병은 순식간에 바닥에 쓰러졌고, 리스트는 경비병 손에 있던 총을 주워들었다. 그리고 경비병이 완전히 의식을 잃은 걸 확인한 후에야 경계하면서 하산의 곁으로 물러났다.
고마워. 근데 왜...
그제야 하산은 리스트의 총알에 뚫린 상의의 구멍 안으로 방탄조끼를 봤다. 방탄조끼를 입고 있어서 리스트도 하산도 살 수 있었다.
이때, 니콜라가 달려드는 의원을 발로 걷어차고 두 사람과 합류했다.
흥, 회의할 때도 방탄조끼를 입고 오다니, 의회의 보안에 대한 불신이 많은가 보군.
미안하지만, 내 나쁜 습관일 뿐이야. 난 계획을 벗어나는 의외의 상황을 몹시 싫어하거든.
권총의 탄창을 빼내 남은 총알 수를 체크한 리스트는 바로 탄창을 재장전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몇 발의 위협사격으로 그들에게 접근하려는 사람들을 물리쳤다.
의회의 경비병도 비정상인 건가...
경비병과 폭동을 일으킨 의원이 한패인 건가?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너무 낮아.
솔직히 공격당하는 순간 니콜라의 첫 번째 의심 대상은 바로 쿠로노였다. 하지만 리스트의 행동을 보고 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었다.
적어도 이렇게 큰 규모의 습격 계획이 쿠로노 전체의 의지가 아니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가능성도 있어. 너희들도 세리카의 보고를 들었잖아. 이상한 전자기 방사선이 그들의 생각에 영향 미쳤을 수도 있어.
포효하며 사람을 습격하거나 구시렁대며 우는 사람 중엔 리스트가 아는 의원들도 많았고, 그들의 진짜 신분은 쿠로노 멤버였다. 그러니 이건 분명 뭔가가 잘못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럼, 공중 정원 전체에서 안전한 곳은 없을 거야.
한때, 인간 최후의 요람이라 불렸던 공중 정원에 있는 모든 생존자가 가장 위험한 적으로 변하는 상황이었다.
우리조차도 다음 순간엔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될 거야.
눈을 가늘게 뜬 리스트가 고개를 흔들며, 끊임없이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을 억제하려고 했다. 리스트는 그것에 잠기는 순간, 자신도 눈앞의 사람들과 같게 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권총 안의 총알과 남아 있는 이성 중 어떤 것이 먼저 바닥이 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었다.
정신에 이상이 생긴 의원들과 대치하고 있는 사이, 의회 로비에서 경보음이 울리면서 복도와 연결된 비상 차단문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여기에 갇히겠어.
리스트는 손에 들고 있던 권총을 문 쪽에 몰려 있는 의원을 향해 겨눴다. 길을 막고 있는 놈들을 죽이고 지금 바로 탈출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일 것만 같았다.
소용없어. 이미 늦었어.
하산의 말처럼 차단문이 내려오는 속도가 통상적인 응급상태보다 훨씬 빨랐다. 그렇게 회의실은 순식간에 외부와 완전히 차단됐다.
이럴 수가... 차단문을 제어하는 사람도 영향을 받은 것 같군.
여기까진가...
리스트는 권총의 마지막 총알을 위협사격에 사용했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무기를 잃은 3인은 미친 의원들이 천천히 다가오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쪽이야!
의회 로비의 비상 통로에 잠겨 있던 비상문이 걷어차이면서 큰 소리를 냈다. 그리고 익숙한 그림자 하나가 입구에서 나타났다.
그린스,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그린스가 문 뒤에서 히죽거리며 오랜 친구를 만났다는 듯 니콜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예상하지 못했어? 누구 때문에 의회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으니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지. 이봐, 리틀 닉, 이건 규칙 위반이 아니겠지?
니콜라는 그린스 이외에 또 다른 누군가가 비상 통로에 있는 걸 발견했다.
월리스, 너만 무사한 건가?
월리스라 불리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사령부 소속 참모장으로 엄밀히 따지면 니콜라의 직속 부하였다.
네. 전 괜찮... 아직은 괜찮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중간에 딱 얘랑 마주친 거야. 의회 쪽이 아수라장일 거라고 해서 구경이나 할까 하고 따라왔지.
미안하지만 네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월리스, 밖의 상황은 어떻지?
지상 부대가 보내온 정보를 받자마자 참모부의 이름으로 집행 부대에 긴급 소집 명령을 내렸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 그쪽도 여기와 마찬가지로 혼란에 빠졌어요.
참모장인 월리스가 여기에 혼자 올 수밖에 없었다는 건, 사령부의 다른 사람들도 의회의 사람들처럼 정신을 잃었다는 걸 의미했다.
월리스 참모장님, 실례지만 무기를 어떻게 획득하셨나요?
리스트는 월리스가 들고 있는 총기가 황금시대 이전에 생산된 것 같이 매우 오래됐다는 걸 발견했다.
제 예전 소장품인데, 이렇게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침착하게 문 앞으로 걸어간 월리스는 사람들 사이에 원통 모양의 물체를 던졌다.
원통이 땅에 떨어지자 파열되면서, 강한 빛과 충격파가 터져 나와 의회 로비를 환하게 비췄고, 가장 가까이 있던 십여 명이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충격탄이라, 그냥 기절한 것뿐이에요.
월리스는 니콜라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비상사태일지라도 무고한 사람은 죽이지 말아야 했다.
이런 골동품을 아직 사용할 수 있다니, 우리보다 더 오래됐을 텐데.
황금시대엔 대규모 전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고, 퍼니싱이 발발한 후엔 대인 무기의 존재가 점점 의미를 잃어갔다.
네가 말한 게 너 자신이라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 우리에서 빼줬으면 해.
흠, 그런가? 내가 그렇게 늙었다는 걸 잊을 뻔했네. 운동을 좀 더 해야 하나?
그러면서 그린스는 문 뒤에 숨어서 니콜라를 잡으려던 의원을 붙잡아 한 손으로 그의 팔을 비틀어 올린 뒤, 다른 한 손으로는 그의 옷깃을 잡아 문틀에 세게 밀어붙였다.
그린스는 다시 그 의원의 머리를 잡아 비참한 얼굴을 자세히 본 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
이런, 이런, 이 녀석 내 뒷조사를 담당했던 감사원 멤버잖아. 리스트, 네 "친구" 같은데, 미안해서 어쩌나? 힘 조절을 하지 못했어.
리스트는 아무런 표정 없이 차가운 눈으로 그린스를 봤다.
괜찮아요. 사실 별로 친하지 않아요.
서두르시죠. 그리고 다들 어서 이거 받으세요.
월리스는 남은 권총 세 자루를 하산 일행에게 건넸다. 그리고 리스트는 월리스가 자신의 무기도 준비했다는 것에 의아해했다.
우리 자신도 언제 미칠지 모르니 누군가는 총을 쏴서 제지할 수 있도록 해야죠.
실질적으로 많은 권한을 쥐고 있는 이들 중 한 명이라도 미친다면, 공중 정원에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발생하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서로 적대시하는 우리에겐 안성맞춤 아닌가? 누군가가 미쳐버리면 아무렇지 않게 쏠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렇군요. 말은 되네요.
권총을 검사한 리스트는 터무니없이 오래된 모델인 것 외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다음엔 어디로 가? 브리지 놀이하러 갈까? 아니면 바에서 한잔할래?
긴급 안내방송부터 해야 하니, 우선 방송 센터로 가지.
다섯 명은 서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한 일로 발걸음을 떼지 않았다.
첫 번째 문제, 누가 앞장설 건가요?
누가 앞장 서던 그 사람은 전방에 갑자기 나타날 위험을 마주해야 할 뿐만 아니라, 뒤에 있는 4명이 언제든 자신에게 총구를 겨눌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했다.
순간적으로 나머지 네 사람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제일 젊은 사람이 해야지.
그야. 제일 젊은 사람이 해야 하지 않겠어.
전투력의 분배를 고려할 때, 젊은 사람에게 정찰과 접적을 맡는 것이 최선이에요.
글쎄, 나도 막내가 앞장서는 게 맞는 것 같아.
…………
눈살을 찌푸린 리스트의 입꼬리가 살짝 떨리더니, 권총을 들고 앞장서서 비상 통로의 끝으로 걸어갔다.
과학 이사회 회의실 내, 어두컴컴한 불빛 속에서 홀로그램 통신의 빛이 반짝였다.
과학 이사회와 우리 생명의 별의 초기 추단으로 보면 결론은 명백해.
눈살을 찌푸리며, 지상 집행 부대가 보내온 이중합 탑과 관련된 보고와 히포크라테스의 조사 파일을 몇 번이고 검토한 아시모프는 같은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 이중합 탑이 발사하는 전자기파 혹은 전자기파와 비슷한 에너지 빔이 인간의 마인드 표식을 심각하게 오염시켜서 사람을 미치게 하고 있어.
그리고 정신 이상인 인간이라도 구체적인 증상은 다른 것 같아. 불과 수십 분 만에 그것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어.
우리 쪽도 마찬가지야. 심지어...
바로 이때, 회의실 문에서 쿵 하고 묵직한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아아아! 아시모프 님!!!
계속 말없이 구석에 있던 로사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조심해. 이 안에 도망친 이합 생물이 있어.
나오지 않으면, 이 신형 폭탄으로 파괴해! 잡기만 하면...
그러다 실험체가 죽으면 어떡해! 문을 열어! 문을 열어!
로사는 자신의 작은 몸으로 회의실 문을 열지 못하게 하려고 필사적으로 버텼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로사, 캐비닛에 숨어.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소리 내지 말고... 거기서 나오지도 마.
그럼, 아시모프 님은요?
아시모프는 무언갈 더 말하려는 로사를 재촉하며 캐비닛에 넣었다.
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
로사를 캐비닛에 넣은 후, 아시모프는 회의실의 문 쪽에 있던 값비싼 시설들을 모두 넘어뜨려서 문이 부서지는 것을 막는 마지막 장벽으로 삼았다.
내 추측에 따르면... 아니, 추측이라기보다는 한 과학자의 "촉"으로 볼 때, 이 모든 상황의 원인은 저 거대한 이중합 탑 때문일 거야.
퍼니싱 농도가 엄청나게 높은 이중합 탑에 들어가 조사하려면, 지금 지표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라 당장은 달려갈 수 없는 수격자 카무를 제외하면 그 기체만이 가능해.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그 기체를 가동할 생각이야? 하지만 그 기체는 아직 적합성 조정도 끝내지 못한 걸로 알고 있는데.
절차를 모두 끝낼 시간이 없어. 기본 조정은 이미 끝났으니 남은 건 그한테 맡겨야겠지.
그리고 지상에 있는 집행 부대와 연락할 방법도 찾아야 해. 지금 그 탑은 너무 위험해.
그럼, 우리도 구조를 위해 사람을 집결시켜야겠어. 아직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이야.
문밖에서의 부딪치는 소리가 조금씩 거세지더니, 과학 이사회 회의실의 부실한 문이 부서지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과학 이사회에 먼저 갈게. 그동안 조심해. 알겠어?
노력해 볼게.
"노력" 말고 확답을 줘.
고개를 끄덕인 아시모프가 피식 웃었다.
응. 그럴게.
말을 마친 아시모프는 생명의 별과의 통신을 끊고 다시 새로운 통신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너무 이상했다.
비행기 계류장을 향하던 리는 피난 안내방송이 있었음에도, 많은 시민이 정처 없이 배회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앞에 있는 구조체, 이곳은 통행금지예요.
몇몇 구조체 병사가 비행기 계류장으로 향하는 리를 불러 세웠다.
전 그레이 레이븐 소대의 리예요. 십여 분 전, 참모부로부터 비행기 계류장으로 이동해 지상 전투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어요. 혹시 같은 명령을 받지 않았나요?
리가 엘리트 소대 이름을 대자 구조체 병사들은 눈에 띄게 공손한 태도로 바꿨다.
네. 그런 명령을 받았었지만, 그 후에 참모부로부터 새로운 명령을 받았어요.
방금 전 비상사태는 해제됐기 때문에, 여기서 아직 상황을 모르는 집행 부대 병사를 막으라는 지시였어요.
그럴 리가 없어요.
리는 단말기를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긴급 소집 명령은 해제되지 않았고, 새로운 명령도 수신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죠? 전 집행 부대를 소집시킨 뒤, 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아니에요. 제가 받은 명령은...
질서정연했던 구조체 소대가 수군 거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있는 몇 명도 참모부로부터 엇갈린 명령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설마, 참모부가 해킹당한 건가...
리는 앞서 대행자인 루나가 화서를 이용해 공중 정원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해킹했던 걸 떠올렸다. 하지만 그 후, 공중 정원은 외부 침입에 대해 보안을 강화했기에 다시 침입한다는 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갑자기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왔다. 도로변에 있던 한 가게가 폭발해서 불길을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폭발한 가게 근처에 있던 주민들은 위험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앞의 화염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어서 구조하러 가요!
리의 외침에 구조체 병사들은 일단 지휘 시스템의 오류 문제는 뒤로하고 긴급 구조 작업에 뛰어들었다.
리도 구조체 병사들을 도와 시민들을 구조하러 가려고 할 때, 단말기에서 새로운 통신 요청이 들어왔다. 아시모프였다.
아시모프 님?
통신 너머의 아시모프는 강한 교란을 받고 있는 듯했다. 노이즈가 몇 초간 지속된 후, 아시모프의 말을 간신히 들을 수 있었다.
리, 내 말 들려?
리예요. 아시모프 님, 공중 정원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혹시 알고 계신 거라도...
리는 아시모프의 통신을 수신할 수 있었지만, 아시모프 쪽에서는 리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답이 없네. 설마 공중 정원 내부의 통신 시설도 인위적으로 제한된 건가... 리, 내 목소리가 들린다면 바로 과학 이사회로 와!
우리의 초기 조사에 따르면, 갑자기 지상에 나타난 이중합 탑은 적색 가시광선에 가까운 전자기 방사선을 방출해서 인간의 마인드 표식을 오염시키고 있어.
아시모프의 말대로라면 리는 보호 대상이었던 무고한 시민뿐만 아니라, 그들이 손에 쥐고 있는 공중 정원 전체를 상대해야 했다.
콜록... 시간이 별로 없으니, 짧게 말할게.
시끄러운 노이즈 속에서 격렬한 충돌음, 인간의 포효와 비명이 들렸다.
네 새 기체는 이미 조정해놨어. 마지막으로 의식 전이와 권한 부여만 하면 가동할 수 있어.
이중합 탑 주위 환경에 있는 퍼니싱 농도가 매우 높아. 심지어 내부 공간은 관측 불가 상태라, 알 수 없는 위험으로 가득 차 있어.
난 네가 퍼니싱에 완전히 면역되는 "초각" 기체로 변경한 뒤, 지상에 있는 탑 내부로 진입해 파멸적인 적색 광선의 발생 원인을 조사하길 바라.
고통스러운 듯 아시모프는 낮은 소리로 신음하고 있었다. 아마 마인드 표식을 오염시키는 적색 광선이 아시모프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이 재난을 멈출 수 있는 건 리, 너뿐일지도 몰라. 정말 미안해. 하지만 지금은 너에게 모든 희망을 걸 수밖에 없어.
말을 마치자, 통신이 끊겼다. 그 뒤, 리는 여러 차례 통신 요청을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젠장...
무서운 건 탑만이 아니었다. 리는 지금 아시모프를 믿어도 되는지조차 판단할 수 없었다. 아시모프도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는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찾아 줄 유일한 열쇠가 "초각"이라는 기체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