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
침식 상태에서 회복된 루시아는 마침내 처음부터 그 계획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더 이상 동료를 잃게 하지 마!!!!
루시아는 누구도 탓할 수 없었고, 자신의 부주의에 분노했다.
여기서 비행할 수 있는 건 너 하나뿐이야. 너만 리브를 따라갈 수 있어. 꼭 리브를 불러와야 해.
알았어!
지휘관님이 깨어난 다음에 리브가 없는 것을 알면……
칫.
[player name]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생각만 해도 리의 미간 자국은 전보다 더 깊게 비틀어졌다.
침식체와 이합 생물이 아직 많이 남았어. 나랑 크롬, 창위, 소피아는 여기에 남아서 방어할게.
리브는 너한테 맡길게.
……어서 일어나!!!
그녀는 부서진 기체를 버티며 창위, 소피아, 리, 크롬이 벌어준 시간으로 공중에 있는 리브를 전력으로 쫓았다.
그녀의 인생은 나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일까?
비슷한 교회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또 한 번 비슷한 이별의 상황에 놓였다.
한때 그레이 레이븐 소대도 그랬다. 그들은 이전 지휘관 레븐쉬의 인솔 하에, 퍼니싱 교란을 면역할 수 있는 ‘구조체’와 접촉해야 하는 새로운 임무를 받았었다.
그때 루시아는 누가 그 임무를 지시했는지, 목표 정보가 신뢰할 수 있는지 깊이 따질 권한이 없었다.
대부분 참여한 인원들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지도자가 그 임무에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았다.
저항할 힘이 없어 보이는 그 ‘아이’는 바이러스에 면역되어 침식체를 통제할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모든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일부 사실을 숨기는 것을 선택했다.
동료의 잃은 기억을 되찾은 루시아는 그날의 진실을 몰래 조사했지만, 여전히 동요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함께라면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야.
하지만 리브——!!!
루시아는 분사기로 뛰어올라 공중에 떠 있는 하얀 새를 잡았지만, 그녀의 손동작은 막을 수 없었다.
정신 차려!!!! 우리의 노력이 이런 결말을 위한 게 아니야!!!
아무리 외쳐도 리브는 영혼이 없는 꼭두각시처럼 손동작을 계속했다.
리브!!!!!!!
헛된 절망 속, 거의 파손된 단말기에서 깨진 알림음이 울렸다.
지휘관님의 통신?!
깨어나신 건가요?
네!
비행 중인 수송기 안에서 해당 계획을 루시아에게 빠르게 알린 후 그녀와 원격 연결을 구축했다.
의식이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리브는 원격 연결을 계속 거절했다.
방금 아시모프가 알려준 원인과 해결 방법을 루시아에게 반복해 말했다.
침식 말고도 그녀의 의식의 바다에 축적된 데이터가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리브의 의식의 바다에 강제로 잠입해 지휘관님을 도와 연결을 구축하면 되는 건가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리브의 의식의 바다에 강제로 잠입할 수 있을까요?
너희는 같은 소대의 전우이고 링크도 연결되어 있으니, 그녀의 의식의 바다에 진입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야. [player name]도 너의 의식의 바다를 안정시켜줄 거고.
아시모프가 갑자기 통신에 참여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리브의 의식의 바다는 이미 고도로 오염된 상태야. 그 안에 축적된 퍼니싱과 데이터가 응집되어 형태를 갖추고 있어.
인간형 변종이나 적조의 허상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돼.
그것이 내는 잡음에 방해받지 마.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 추측으로는 완전한 의식에 진입할 때, 그것들은 너의 인식에 따라 자신의 형태를 바꿀 거야.
무엇을 보든 현혹되면 안 돼.
알겠어요.
리브의 의식이 깨어나지 않으면 원격 연결 구축에도 실패할 거야.
어떻게든 그녀를 깨워야 해.
어, 당신은…… 아니, 아니에요. 알겠어요!
걱정과 미안한 마음을 담아 루시아에게 전하자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심하세요, 지휘관님. 어떤 위험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지휘관님, 현재 이쪽으로 오고 계시나요? 통신에서 수송기의 소리가 들려요.
몸은 괜찮으세요?
그 말을 믿어도 될까요?
예전처럼 손을 내밀어 화면을 사이에 두고 그녀와 가볍게 주먹을 부딪쳤다.
네! 이 일을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되는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수행하겠습니다!
‘이건 명령이야’라는 말은 거의 하지 않으셨지만, ‘명령’은 자신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더 쉽게 깨닫게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네! 꼭 완수하겠습니다!
이건 제 소원이기도 해요!
지금 바로 강제 잠입에 대한 준비를 시작한다.
네.
군중의 부탁을 등에 업은 루시아의 표정은 다시 굳건해졌다.
카운트다운 시작, 정신 집중해. 3,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