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메인 스토리 / 17 인멸잔주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17-28 일곱 번째 "사랑"

루시아의 강제 잠입으로 리브의 의식의 바다에 모인 집합체를 격파하고, 그녀와의 원격 연결을 구축했다.

그녀의 미약한 생명과 의식 신호를 보호한 후, 비행 중에 보조 구조체들은 이합 생물과 수십 분 동안 다시 전투를 했다.

진형을 이룬 대량의 수송기가 마침내 구름을 뚫고 교회 주변에 착륙했다.

그런 환경에서 지구로 돌아가려면 여전히 희생과 손해를 감수해야 했지만, 이전의 상황과 비교하면 개선이 있었다.

지상에 가까워질수록, 고농도 퍼니싱 구역에 가까워질수록 공격 받기 쉬웠지만, 현재 교회 근처의 이합 생물은 수많은 구조체에 의해 사라졌다.

조수 같이 솟구치던 이합 생물은 절반 이상이 줄어들었고, 조금씩 구조체에 밀리며 하나둘씩 쓰러졌다.

하지만 붉은 조수를 대체한 그 둘은 아무도 교회 시계탑 꼭대기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위험이었다.

인간형 생물체들의 모습은 시계탑 근처에서 왔다갔다 피하며 또다시 나타났는데, 누구와 전투하고 있는 것 같았다.

현재 인간형 생물체와 교전할 수 있는 건 엘리트 소대뿐이었고, 더군다나 그건 백야 기체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다.

목적지를 확인하고 즉시 군중들이 후퇴하는 반대편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외골격의 힘으로 인해 몸의 동작이 정상적인 사람보다 둔했다.

월하미인……

전에 그녀가 자신의 일기를 돛이 없는 종이배로 접는 것을 보았지만, 마지막에 월하미인으로 당신에게 선물했을 줄이야.

월하미인의 꽃말은…… 한순간의 영원.

생명은 짧은 한순간이지. 그녀는 그 짧은 한순간을 영원히 여기에 남겨둔 거야.

……그녀는 이미 생명의 짧음을 받아들였어.

——!!

그녀를 구할 희망이 매우 희박해.

다음 3시간 안에 그녀의 의식 조각을 전부 찾지 못하면, 그녀의 의식의 바다는 복원될 수 없어.

앞으로 새로운 Ω특화 기체가 개발되더라도, 그녀를 기다리는 건 침식체가 되는 길뿐이야.

…………

의장님께서 [player name]의 판단과 리브를 믿기로 결정하신다면, 전 자연스럽게 비밀 코드를 건넬 겁니다.

저희는 군인으로서, 죽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이…… 누구도 그런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

초조할수록 무기력해진 몸은 뛰기 힘들어졌다. 흩어진 침식체에 둘러싸였을 때, 교회의 돌기둥 뒤에서 갑자기 한 소년의 모습이 튀어나왔다.

오랜만이야!

그는 재빠르게 앞에 있는 침식체를 처치하고 이쪽을 향해 인사했다.

오랜만이야.

그걸 말하면 좀 오래 걸려. 우리는 지금 저 녀석들이 그들의 전투에 방해되지 않도록 막고 있어.

맞아. 방금 교회 꼭대기에서 리브가 깨워줬는데, 또 저렇게 많은 적을 상대해야 해.

이후에 루시아는 리브를 도우러 가야 해서, 크롬 쪽과 함께 계속 꼭대기에 머무를 거야.

그러니 여기는 우리가 맡을게.

그런데 서두르시는 걸 보니, 혹시 시간이 촉박한 가봐?

서둘러. 저 교회는 매우 높아서 지휘관의 속도로 12층 꼭대기까지 올라가려면 꽤 걸릴 거야. 이곳은 우리가 맡을게!

아니야. 우리도 리브에게 빚진 게 있어.

정말 고마우면 나중에 아딜레를 도와서 보험 배상을 재촉해 주면 돼!

그는 멋지게 손을 흔들고 돌아서서 새로운 전투에 뛰어들었다.

행운을 빌게!

한 편……

교회 시계탑 꼭대기에서, 침식에서 소생된 세 명은 움직일 수 없는 리브를 보호하며 인간형 생물체와 전투하고 있었다.

오른쪽!

루시아의 경고에 리는 재빨리 뒤로 피했고, 그가 방금 서 있던 자리는 남성 인간형 생물체에 의해 거대한 함몰이 생겼다.

크롬은 힘껏 뛰어올라 건 블레이드의 빙결탄을 아래로 일제히 쏟아부었다.

다음 순간, 인간형 생물체의 움직임이 다시 매우 빨라졌고, 그들은 멀지 않은 곳에서 네 명을 훑어본 후 몸을 돌려 리를 향해 뛰어들었다.

이 순간을 기다렸어!

무수한 총알이 이합 생물과의 교차점에 빗발치듯 떨어졌고, 그들 피부에 박힌 뒤 2차 폭발을 일으켰다.

명중에 기뻐할 틈도 없이 여성 인간형 생물체가 팔뚝을 확장시켜 만든 활에서 퍼니싱으로 만들어진 네 개의 화살을 쏘았다.

크롬!

알았어.

빙결탄이 지상에 부딪히면서 그들의 전방에 얼음벽을 쌓아 위험한 화살을 막아냈다.

인간형 생물체가 얼음벽을 살피고 있는 틈을 타 루시아는 등 뒤에 있는 분사기를 움켜쥐고 오랫동안 축적한 찰나의 얼음을 공중에서 던졌다.

극한의 얼음이 짧은 시간의 정체를 만들어 크롬에게 전력으로 공격할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그가 앞으로 한 걸음 내딛자, 빙혼의 영역이 발밑에서 펼쳐졌고, 건 블레이드는 인간형 생물체에 반격의 기회를 조금도 주지 않았다.

루시아!

네!

그들이 빙결됐을 때, 세 명의 힘을 모두 모은 일격을 시전했다.

당신들이 몰래 배우지 못하게 하려고, 이 기회를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모를 거예요!

마지막 일격이에요!

얼음과 총알이 적을 위해 죽음의 종소리를 울렸고, 찬란한 빛 아래, 인간형 생물체는 끝내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이번엔 어떻게 됐죠?

조심해요.

수많은 이합 생물의 무리를 잃고, 모두의 오랜 포위 공격에 취약해진 인간형 생물체들은 계속해서 최후의 몸부림을 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저들이 아직도 공기 중의 퍼니싱을 흡수해, 자가 치유를 하고 있어요.

쳇, 여기에는 쌓인 적조가 너무 많아요.

저들에게 회복할 기회를 줘선 안 돼요.

건 블레이드가 그의 말과 함께 적의 몸을 찔렀다. 인간형 생물체는 비명을 지르고, 뒤틀린 사지에 경련을 일으키며, 모두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런 전투만 이미 11번째에요. 해결 방법이 없을까요?

크롬이 엄호하는 데 사용한 에너지 탄환이 그들의 발밑에 빠르게 도착해, 에너지 고리를 생성하려고 했다. 그러자 인간형 생물체는 재빨리 양쪽으로 피했다.

이미 3명의 전투 방식에 익숙해진 인간형 생물체들의 난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리브밖에 없지만, 리브를 전투에 참여시킬 수 없어요!

눈보라는 전진하는 토네이도가 되어, 의식을 잃은 동료를 대신해 인간형 생물체를 향해 돌진했지만, 그들은 다시 몸을 피했다.

지휘관님의 원격 연결로 의식의 바다가 간신히 안정됐어요!

지금 인간형 생물체와 교전한다면, 리브의 침식이 더 심해질 뿐이에요!

리고르의 차가운 바람이 그녀를 끊임없이 피하는 인간형 생물체를 향해, 연속으로 지상에서 뛰어오를 수 있도록 도와줬다.

혹시 저들은 리브의 전투 능력이 소모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나타난 게 아닐까요?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요.

리! 크롬! 우리가 힘을 모아서 전술을 다시 배열해요!

먼저 그 기술을 쓰게 해야만, 반격을 할 수 있어요.

저들은 이미 빙혼을 습득했을 가능성이 높으니, 가까이 가서는 안 돼요.

그럼, 왼쪽의 저 녀석은 제게 맡겨주세요.

리는 한 손으로 총알을 장전하고는, 빙혼 지원의 범위 밖에 서서, 남성 인간형 생물체를 향해 계속 사격했다.

그런 공격은 다 피할 거예요!

저 녀석은 제 계산을 벗어날 수 없어요.

남성 인간형 생물체는 리의 왼손 권총의 총알을 피했지만, 정확히 오른손 권총의 명중 구역에 진입했다.

리는 남성 인간형 생물체의 회피 경로를 정확히 예측해, 매번 반대편의 총으로 생명체를 명중시킬 수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는 피해가 절반으로 감소해 버려서, 효과에 한계가 있어요.

우리도 같이 예측한 방향으로 공격할게요!

원위치 8시 방향이에요!

다른 설명이 없었지만, 그 둘은 남성 인간형 생물체의 8시 방향을 향해 돌진했고, 피하러 온 그 생물체와 딱 마주쳤다.

역원 오로라의 연속 참격은 영동의 선풍과 함께 남성 인간형 생물체에 명중했고, 인간형 생물체는 신속히 뒤로 피했지만, 비명을 지를 겨를도 없이, 총알에 의해 또 다른 사각지대로 내몰렸다.

같은 부류가 연합 공격을 받는 것을 보고 여성 인간형 생물체는 잠시 주위를 맴돌며 관찰했다가, 다시 활을 팔뚝 화살에 건 뒤, 다가가며 모두를 공격했다.

크롬!

경고가 끝나자마자, 빙혼 영역에서 생성된 얼음벽이 다시 화살의 경로를 차단했다.

다른 녀석도 오려고 해요!

흩어져서 공격하죠. 리!

제가 저 녀석들의 행동을 예측할게요.

제가 왼쪽을 맡을게요.

6시와 8시에요.

루시아와 크롬은 각자 남성 생물체와 여성 생물체의 6시와 8시 방향으로 돌진했고, 이번에는 회피 중인 인간형 생물체를 안정적으로 가로막았다.

12시와 10시에요.

9시와 5시, 2시와 8시에요.

크롬의 빙혼 영역이 끝난 그 순간에 셋의 에너지도 최대치로 축적됐다.

12 번째! 마지막 일격이에요!

두 인간형 생물체가 서로 가까이 접근한 순간, 특화 기체의 얼음이 다시 총알과 함께 피어났다!

하지만 모두가 아직 승리에 기뻐할 수 없었고, 기체는 얼어붙은 채 제자리에서 멈춰 버렸다.

저들이 아직도...

인간형 생물체의 움직임이 또다시 매우 빨라졌다. 그리고 그건 곧 전력으로 공격할 것이라는 의미였지만, 셋은 빙결된 상태라, 반격할 수 없었다.

우리가 빙혼을 쓰는 걸 기다린 건가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제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인간형 생물체의 모습이 한곳으로 모여, 공중에서 셋을 향해 전력으로 일격을 가했다!

그만두세요!

하얀빛이 그들의 빙결된 구역을 뒤덮었고, 퍼니싱으로 구성된 몸은 Ω 무기로 구축된 정화 공간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들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고, 순백의 불길이 닿은 신체에는 궤양이 형성됐다.

안 돼요.

리브는 심하게 부서진 기체를 끌고, 시계탑의 벽 옆에 기대어, 겨우 몸을 일으켰다.

더 이상 제 동료를 다치게 하지 마세요!!

백야의 화염이 무기에 이끌려, 인간형 생물체가 피한 구역에 끊임없이 떨어졌다.

윽, 켁...

에너지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마지막 하얀빛이 강림하기 전에 빙결된 셋은 마침내 행동을 회복했고, 자기 신체를 이용해 인간형 생물체를 가뒀다.

찬란한 빛이 정확히 인간형 생물체들이 있는 곳에 도달했고, 괴물의 날카로운 비명 속에서 여성 생물체는 긴 머리카락의 얇은 막을 날개로 삼아, 의식을 잃은 남성 생물체를 붙잡고 하늘로 날아갔다.

절대 용납 못해요!

하얀 새는 상처투성인 날개를 펼쳐, 붉은 재앙에 대항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 구름 속으로 뛰어들었다.

지금의 전 할 수 있어요!

여기서 다 타버리세요! 지구의 희망이 퍼니싱의 잿더미에서 다시 태어날 거예요!

그곳에 태양이 떨어지듯, 광환이 그녀의 신체에서 터져 나왔다!

그 순간, 눈부신 하얀 빛이 모두의 두 눈을 가렸다.

실명에 가까운 현기증이 찾아온 뒤, 연회색 하늘 아래 산산조각이 난 하얀 새는, 모든 힘을 잃고 구름 사이로 떨어졌다.

이렇게 끝난 건가?

리브는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갈까?

리브는 이미 파열된 의식 속에서 자신의 결말을 분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리브는 자신이 해야 할 모든 일을 마치고, 자신이 보호하고 싶은 동료를 보호했다.

죽음으로 향하더라도,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다.

리브는 눈을 감고, 목숨을 앗아갈 추락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추락하던 새는 대지에 부딪히지 않고, 뒤늦은 부드러움 속에 떨어졌다.

리브

누구세요?

리브는 자기 몸이 누군가의 품에 안긴 것을 느꼈으며, 눈물에 젖은 꿈처럼, 그리운 목소리가 귓가에서 슬프게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리브

지휘관님, 맞으세요?

리브가 가진 생명의 흔적은 돌이킬 수 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리브는 그 외침에 응답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도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지휘관님!! 리브가!

리브의 기체 활동 신호는 미약했고, 매우 높은 침식도가 그것을 대체했다.

방호복을 사이에 두고도, 인조 피부에 붙어 있는 퍼니싱은 인간의 손바닥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근처 수송기에 도움을 요청할게요! 지휘관님은 여기서 리브를 돌봐 주세요!

리브를 최대한 빨리 공중 정원으로 복귀시켜야 하니, 우리도 가서 도울게요.

그게 좋겠어요.

떠나는 동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시모프가 출발 전 건네준 장비를 재빨리 꺼내, 연결선을 차례대로 알맞은 위치에 연결했다.

그 장비들은 아시모프와 히포크라테스 교수가 임시로 준비한 것으로, 거리에 대한 제약이 심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둘의 의식을 효과적이면서도, 강력하게 연결해, 심층 연결을 구축할 수 있었다.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리브의 이름을 부르며, 어깨를 가볍게 흔들었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말한 대로, 지금의 심층 연결은 그녀의 의식 조각을 안정시킬 뿐, 침식도를 감소시킬 수는 없었다.

흑.

심층 연결이 리브의 의식 조각을 불러들였지만, 의식의 바다에 묻혀 있던 은통을 일깨웠다.

극심한 고통의 절단에, 리브는 인간의 품속에서 몸을 떨며 웅크렸다.

지휘관님...

이건 꿈인가요?

네.

마지막으로 지휘관님을 보는 게, 제 마지막 소원이었는데, 이뤄졌네요.

하지만...

리브는 암담한 미소를 지으며, 자기 목을 가리켰다. 목 아래에는 전자 펄스 소진환에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표시돼 있었다.

이미 늦었어요.

…………

손에 든 비밀 코드를 꽉 쥔 채, 리브 목에 있는 전자 펄스 소진환에 연결했지만, 해제를 누르기 전에 하나의 추억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제가 담당하는 환자가 깨어난 것을 보니 정말 기쁘긴 한데, 리브를 계속 구하는 일은 다시 한번 신중하게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후유증은 저희가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해요. 살아있는 게 그녀에게 더 고통스러울지도 몰라요.

그녀가 받게 될 고통을 제멋대로 결정하는 것이 정말 옳은 걸까?

네.

그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전 이미 알고 있어요.

살아남게 되면, 얼마나 많은 고난을 마주해야 하는지를요.

하지만, 지휘관님도 후회하지 않으셨잖아요.

그래요.

지휘관님이라면요?

지휘관님이 지구가 탈환되는 그날까지 살 수 없다는 것을 아시면서도...

남은 인생을 계속 싸워야 할 텐데...

그래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실 건가요?

맞아요.

리브는 꿋꿋하게 웃고 있었다.

죽음의 환각 속에서 몸소 경험한 수많은 탄생과 죽음은 리브에게 미래를 두렵지 않게 했고, 은통은 더더욱 그랬다.

전 이미 선택했어요.

루시아, 리, 크롬 리더 그리고 영원한 밤에 남겨진 사람들을요.

그들은 모두 자신의 선택을 했어요. 그 선택의 대가가 목숨이라 해도, 그들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다시 선택할 수 있다 해도, 전 이 인생을 선택할 거예요.

이 시대의 모두와 만나는 것을 선택할 거예요.

그건 제가 타인의 생명을 깊이 사랑하고,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 남아 있던 시간도 깊이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전 제가 사랑하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죽음도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렇게 모두의 곁에서, 미래로 나아가고 싶어요.

그 미래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지만,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모두의 곁에 남고 싶고, 지휘관님 곁에 남아, 우리의 공통된 목표를 같이 이루고 싶어요.

죽음은 자신에게 부여한 생명이지, 포기하는 게 아니에요.

이게 제 답이자, 제 선택이에요. 전 지금까지 포기한 적이 없어요.

은통과 환각에 시달리면서도, 리브는 여전히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결코 가식적인 웃음이 아닌, 끝없는 고통을 연료로 삼아, 잿더미에서 피어나는 미소였다.

네, 지휘관님을 믿어요.

지휘관님은 한 번도 저를 속인 적이 없었어요.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미래가 가시덤불과 고난으로 뒤덮여 있을지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리브가 한 말처럼...

우리가 깊이 사랑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약해진 소진환이 비밀 코드에 의해 해제된 뒤, 소녀는 마침내 인간의 품에 안겨 깊은 수면에 빠졌다.

뒤이어...

오랫동안 기다렸던 구조 수송기가 예배당 꼭대기로 향했다. 그리고 다급한 동료들이 서둘러 기내에서 뛰어나왔다.

지휘관님!

리브는 제가 맡을게요. 다른 수송기가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어서 이동하세요!

어쨌든 리브의 침식도가 임계치를 넘어선 상태라, 매우 위험해.

리브의 의식의 바다를 계속 복원할 수 있을지는, 너희들이 돌아온 후에 확인해 볼 수 있어.

가장 좋은 상황은 리브의 기체를 식암 기체로 다시 바꾸는 거야.

…………

우선 돌아와. 침식도를 낮추는 것이든, 리브의 의식 조각을 찾는 것이든,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이제 시작일 뿐이야.

다행히 심도 침식의 시간이 짧아서, 만회할 기회가 있어.

시간이 지체되면, 데이터 난류가 의식의 바다를 산산조각 내고, 휘말리게 할 거야.

정신을 회복한 침식 구조체들도 원래의 의식이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관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해.

기적은 무료가 아니야. 이 모든 것이 완료되기 전엔, 승리라고 말하긴 일러.

하지만 우린 적어도 세 가지 좋은 소식을 받게 됐어.

리브는 아직 만회할 기회가 있어.

인간형 생물체가 종적을 감추면서, 비행하는 이합 생물의 공격성도 조금은 약화했어.

마지막으로, Ω 무기와 특화 기체의 실험에 성공했고, 인간은 마침내 반격의 힘을 얻게 됐어.

어느 쪽이든, 우리에게 정말 좋은 소식이야.

다른 이들의 상황은 어때?

소피아가 깨어난 후, 손상된 기체 정비를 도와주고 있어요. 현재 63.1%의 손상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본 활동에는 문제없어요.

저도 크롬과 마찬가지로 침식은 제거됐지만, 기체 손상이 완전히 복원되지는 않았어요.

구조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의회가 반드시 그에 따른 보상과 사과를 할 거야.

하지만 그때의 우린,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서 지원을 보낼 수 없었어.

이해해요.

그럼 무사히 복귀하길 바라.

다시는 만나지 못할 뻔했던 동료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각자의 모습에는 상처와 대가가 새겨져 있었다.

언젠가 우리도 모든 것을 소진하고, 피할 수 없는 이별을 맞이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생명의 짧음에 슬퍼하면 안 된다.

우리는 대지로부터 생명을 선물 받았고, 생명을 대지에 돌려줄 것이다.

기억이 남아 있는 한, 한순간의 꽃피움도 영원할 것이다.

그 7개의 "꽃술"로 만들어진 종이 월하미인처럼.

그녀<//우리>의 짧은 생명에 대한 기억과 그녀<//우리>의 마음속 일곱 가지 "슬픔"을 담았다.

그중 첫 번째는 "비환"으로, 상처와 그것을 메워주는 노래<//즐거움>다.

그중 두 번째는 "자유"로, 자신이 쫓는 하늘<//족쇄>을 포기한 것이다.

그중 세 번째는 "시혜"로, 모든 것을 타인의 어머니<//대지>에게 준 것이다.

그중 네 번째는 "배"로, 끝없는 여정과 짧은 만남<//이별>이다.

그중 다섯 번째는 "고별"로, 바람을 따라 떠난 뒤 돌아온 빗방울<//기억>이다.

그중 여섯 번째는 "죽음"으로, 대지에 안긴 기억<//생명>이다.

그중 일곱 번째는 "사랑"으로, 녹아내리는 나<//슬픔>를 기원하기 위해서다.

밤은 정말 길었고, 낮은 아득히 멀었다.

어둠을 벗어나기 위해, 그녀<//우리>는 자신을 녹여, 타인에게 생명을 주었다.

그 선택이 새벽녘이 오기 전에 우리를 사라지게 할지라도, 우리는 후회하지 않는다.

누군가 우리가 기대하던 미래에 도달할 수 있다면, 긴 밤 속에서 사라진 생명, 유감의 눈물은 축복과 배웅의 미소가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단지....

그녀<//우리>가 어둠 속에서 흔들리는 생명을 깊이 사랑<//등불>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