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가 열차를 따라 떠났습니다.
좋아. 이번 여정 속에서 반드시 성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경이 아무리 그들에게 유리하다고 해도, 결국 적조로 돌아갈 양분에 불과해. 자신의 이름조차 가질 자격이 없지.
성장하길 기대하는 이유가 뭐죠? 그들은 과연 사냥하는 호랑이일까요 아니면 순종하는 양일까요?
적조는 이 세상이 반드시 겪어야 할 시련이다. 자연적으로 성장하도록 내버려 두면 더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워져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지.
내가 새로운 세상에서 함께할 동료가 필요하다고 이미 여러 번 말했지만, 사냥꾼이 되든 사냥감이 되든 간섭할 생각은 없다.
그들의 학습 재료는——‘인간’의 모습이기 때문이지.
그렇다면 ‘악마가 탐욕스러운 인간을 보고 세상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라는 얘기를 굳이 하이디에게 들려줄 필요가 있었나요?
난 ‘하이디에게 인간의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악마가 깨어나고서 본 게 탐욕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빛과 그림자는 공존한다. 나는 그림자 때문에 빛을 부정하지 않을 거다.
쌍둥이가 만난 사람이 비열하기만 하면 그런 인간은 자신의 모습에 사냥 당할 것이고, 인간에게 아직 작은 빛이 있다면 쌍둥이도 그런 태도로 세상에 보답할 것이다.
그 말은 아직도 일부 인간에게 희망을 품고 있다는 말인가요?
아니, 내 ‘희망’은 구조체에만 있다. 일부 인간의 의식이 승격을 통과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해도, 육체는 퍼니싱의 선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내가 그게 안타깝다고 해서 그들을 대신해 선택할 수는 없지.
하, 운도 선별의 한 요소군요. 운이 좋은 사람만이 구조체가 되고 싶을 때 구조체가 될 수 있으니까요. 운 없는 사람들은 불행하게 죽을 수밖에 없고요.
그렇다면 우리도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없지.
검은 모습은 돌아서서 오셀럼호의 멀어지는 그림자를 바라보며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그들에게 ‘쌍둥이’라고 불리는 생물은 열차를 따라 떠난 뒤, 곧 자신의 속도를 조절해 앞에 있는 거대한 물체에 도전했다.
견고한 움직이는 성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그들의 협동 공격에 자신의 ‘꼬리’를 자르고 황야로 도망쳐야 했다.
후방에 숨어 있던 수많은 사람과 화물이 끊어진 차량과 함께 뒤로 내던져지며, 이합 생물로 이루어진 붉은 조수로 조금씩 침몰되고 있었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살아남은 그들도 오셀럼과 함께 종말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