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기념일 이벤트 스토리 / 소원의 여정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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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진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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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망토를 두른 불청객이 경고를 무시하고 두 걸음 앞으로 나섰다. 곧바로 리브의 손에서 수 갈래 번개의 깃이 뿜어져 나갔지만, 마치 예리한 칼날이 짙은 안개를 베어 넘기듯 놈의 몸을 허무하게 통과해 버렸다.

기괴하게 겹겹이 포개진, 도무지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는 수많은 목소리가 하나로 뒤엉켰다.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섬뜩한 속삭임이 둘의 사방을 친친 옭아매 왔다.

붉은 마법사

소용없다... 소원을 되찾는 건, 헛수고일 뿐...

앞날에 대한 희망, 보금자리에 대한 미련, 함께하겠다는 집착이 남아 있는 한, 진홍빛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을 것이다. 결국 네가 갈망하는 모든 것을 잃게 되리라.

손을 놓아라, 우리가 되어라. 더 이상 나가지 마라...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잠들어라, 영원한 겨울에 머물러라...

지휘관은 앞으로 나서 리브와 나란히 서서, 리브의 손을 꽉 잡았다.

리브

그 어떤 존재도, 저희가 선택할 권리와 용기를 빼앗을 수는 없어요.

은발의 소녀는 꼿꼿하게 고개를 들었다. 고통의 바다에서 횃불과 뇌광을 높이 든 리브는 더 이상 방황하지 않았다.

리브

이곳의 진정한 창조자로서, 당신도 "수정구슬"의 기념 무도회에 정식으로 초대해 드릴게요.

저와 [player name] 님은 당신이 모든 힘과 절망을 가지고 들어온다 해도, 우리 세계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걸 증명해 보일 거예요.

지휘관은 리브와 말없이 시선을 마주쳤고, 리브의 눈동자에서 굳건한 신뢰를 보았다. 리브는 지휘관에게 용기를 주듯 가볍게 눈을 깜빡였다.

붉은 마법사

그렇다 한들... 어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형체 없는 그림자가 격렬하게 일렁였고, 목소리와 말들이 잠시 무질서하게 뒤섞였다. 마치 가면 뒤에서 다툼이라도 벌이는 듯하더니, 한참 후에야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붉은 마법사

오만한 인간들이여... 약속하마.

우리를 불러라. 그러면 약속을 지키러 찾아갈 테니...

붉은 마법사의 형체는 올 때와 마찬가지로 허공으로 흩어졌고, 가공할 힘에 짓눌렸던 시야가 다시 맑아졌다.

리브

일단 물러났네요.

리브

서둘러야겠어요. 가서 행사장을 멋지게 꾸며봐요.

히포크라테스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 아름다움이 어떤 고통의 침범도 막아낼 수 있을 만큼 견고해질 때까지"요.

가요, 지휘관님. 우리 마음속에 있는 진정한 낙원을 만들러 가요.

궁전 입구

"수정구슬" 세계

리브

고드름 나무와 서리꽃이 가시로 변했을 때 정말 무성하게 자랐나 봐요. 문 앞의 길을 다 가로막았네요.

무도회를 열고 손님을 맞이하려면 길과 정원의 첫인상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좀 더 깔끔하게 다듬어야겠어요. 기왕이면 특별한 디자인이 들어간 게 좋겠죠...

은발의 소녀는 고민하며 검지로 입술을 살짝 두드리더니, 문득 좋은 생각이 난 듯했다.

리브

지휘관님, 문 앞의 나무 울타리를 한 쪽씩 맡아서 다듬어보는 건 어떨까요? 상대방의 모양을 훔쳐보는 건 안 돼요. 다 준비한 뒤에 돌아봐서 마지막에 서로에게 깜짝선물을 해주는 거예요.

리브

이것들을 써보는 건 어떠세요?

은발 소녀가 경륜을 불러내자 네 개의 꽃잎 칼날이 날아와 지휘관 앞 허공에 가위 모양으로 떠올랐다. 그러고는 정말 가위질이라도 하듯 "싹둑싹둑" 소리를 내며 몇 번 맞물렸다.

리브

제가 "수정구슬" 세계의 규칙을 조금 수정해서, 이제 경륜도 지휘관님의 지시를 따를 거예요. 마음속으로 원하는 모양을 떠올리기만 하시면 돼요.

그럼 바로 시작해 봐요.

지휘관은 "원예 도우미"들에게 둘러싸인 채, 자신의 몫인 나무 울타리 앞에 서서 구상을 시작했다.

지휘관의 머릿속으로 호숫가의 백조 조각상과 리브의 드레스 자락이 스쳐 지나가자, 경륜 비도 가위가 마음을 따라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잠시 후, 지휘관의 눈앞에 진짜 살아있는 듯한 백조 모양 울타리가 뚝딱 완성되었다. 비상하려는 듯 날개를 뻗은 모습부터 목을 굽히고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까지, 건축 양식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지휘관은 리브가 내밀었던 작은 양 쿠키를 떠올렸고, 경륜 비도 "가위"는 마음을 따라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잠시 후, 눈부시게 하얀 털을 가진 작은 양 모양 울타리들이 지휘관 앞에 나타났다. 눈밭에서 낮잠을 자거나 뒤쫓으며 뛰어노는 모습이 실제처럼 생생했다.

눈앞에 있는 나무 울타리들은 그대로였지만, 지휘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생각에 잠긴 리브의 뒷모습으로 향했다. 고민하는 리브의 움직임에 따라 리브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을, 지휘관은 자신도 모르게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리브

지휘관님, 훔쳐보고 계신 거 다 알아요.

은발 소녀의 귓가에 분홍빛이 살며시 번졌다.

리브

으음... 이번 한 번만 특별히 반칙이 아닌 걸로 쳐 드릴게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집중하셔야 해요.

리브가 경륜 비도를 조종해 작업을 시작하자, 지휘관 역시 구상에 갈피를 잡기 시작했다.

지휘관의 머릿속으로 호숫가의 백조 조각상과 리브의 드레스 자락이 스쳐 지나가자, 경륜 비도 가위가 마음을 따라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잠시 후, 지휘관의 눈앞에 진짜 살아있는 듯한 백조 모양 울타리가 뚝딱 완성되었다. 비상하려는 듯 날개를 뻗은 모습부터 목을 굽히고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까지, 건축 양식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지휘관은 리브가 내밀었던 작은 양 쿠키를 떠올렸고, 경륜 비도 "가위"는 마음을 따라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잠시 후, 눈부시게 하얀 털을 가진 작은 양 모양 울타리들이 지휘관 앞에 나타났다. 눈밭에서 낮잠을 자거나 뒤쫓으며 뛰어노는 모습이 실제처럼 생생했다.

리브

저도 다 만들었어요.

지휘관이 돌아보자 은발의 소녀는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자리를 비켜주며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었다.

나무 울타리에 새겨진 것은 작은 동물들이었다. 작은 양, 바보 개구리, 롱레그 고양이가 둥글게 모여 작은 까마귀를 가운데 두고 춤을 추고 있었다.

리브

제 마음속 부드럽고 따뜻한 부분은 언제나 그레이 레이븐의 몫이거든요.

리브는 길 한가운데로 걸어가 두 손으로 사진 구도를 잡듯 사각형을 만들어 보더니 반짝이는 눈빛으로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리브

지휘관님, 이쪽으로 와서 보세요.

같은 동물 주제지만 서로 다르게 표현된 게 정말 잘 어울리네요. 작품들이 함께 있으니 정말 조화로워요.

리브

네!

아이디어들이 계속 떠올라요. 다행히도 이걸 실현할 수 있는 궁전이 통째로 남아 있네요.

리브의 부드러운 손가락이 지휘관의 손바닥 안으로 들어왔다. 리브는 마치 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작은 새처럼 즐겁게 지휘관을 이끌고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홈 스윗 홈. 리브는 지휘관에게 집이란 자신이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곁이라고 진심 어린 눈빛으로 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누가 둘의 온갖 애틋한 마음을 담을 수 있을 만큼 넓으면서도, 문만 닫으면 세상에 오직 서로만 남은 듯한 보금자리를 바라지 않겠는가?

리브

벽돌은 어떤 게 좋을까요? 딸기 쿠키가 좋을까요, 아니면 화이트초콜릿?

리브

그럼 둘 다 하죠.

지휘관님 곁에 항상 차와 다과를 넉넉히 준비해 둘게요. 벽돌을 뜯어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도 않게요.

리브

무도회가 시작되기 전에 계단과 복도의 위치를 무작위로 계속 바꾸면, 붉은 마법사가 길을 헤매다 화가 나서 그냥 가버리지 않을까요?

리브

다 제 앞에 계신 전술 마스터 지휘관님을 보고 배운 덕분이죠.

이건 칭찬으로 받아들일게요.

리브

모든 베이 윈도에는 둘이 넉넉히 누울 수 있을 만큼 두툼한 쿠션을 깔고, 안고 있을 베개 공간까지 남겨둘 거예요.

리브

제가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면 지휘관님이 한 올 한 올 부드럽게 빗겨주시는 거죠. 우린 시시콜콜 끝없는 수다를 떨다가... 어느 틈엔가 서로에게 기대어 스르르 잠이 드는 거예요...

나선 계단과 테라스를 지나 침실과 거실을 둘러보았다.

간절한 소원들이 빚어낸 이 궁전의 구석구석을 맴돌며, 곁에 선 리브와 단단히 팔짱을 낀 채, 두 사람만의 진정한 보금자리와 평온하게 맞닿을 미래를 꼼꼼히 설계해 나갔다.

다시 문 앞으로 돌아왔을 때, 궁전은 지휘관과 리브의 마음이 공명한 흔적이 곳곳에 깃든,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리브

눈 덮인 풍경도 나름의 운치가 있지만, 우리 "수정구슬"은 겨울이라는 시간에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었잖아요. 이제는 새로운 색깔로 덧입혀줄 때가 되었어요.

하지만 봄을 맞이하기 전에... 사실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 하나 있어요.

리브의 분홍색 수정 같은 눈동자에 장난스러운 빛이 감돌았다. 소녀는 자세한 설명 없이 고개를 돌려 까치발을 들며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세 가지 소원을 온전히 되찾은 "수정구슬"은 더 이상 추위를 머금고 있지 않았다. 호숫가를 따라 잠시 걷던 중,

앞서가던 리브가 쪼그려 앉아 눈밭을 파헤치며 무언가를 찾는 듯했다.

리브

조심하세요, 지·휘·관·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리브가 홱 돌아서더니, 푹신하지만 정확하게 조준된 눈덩이 하나를 지휘관에게 던졌다.

미처 피하지 못한 지휘관이 팔로 막아보았지만, 부서진 눈가루가 옷깃 안으로 들어와 서늘함이 느껴졌다.

장난을 친 리브는 지휘관의 놀란 시선을 뒤로한 채 몇 걸음 물러났다. 손에는 또 다른 작은 눈덩이를 들고 평소처럼 단정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눈가에는 장난이 성공했다는 작은 득의양양함이 서려 있었다.

리브

제가 미리 알려드렸잖아요?

지휘관은 잽싸게 허리를 굽혀 눈덩이를 뭉치면서도, 매의 눈으로 "목표물"을 끝까지 주시했다.

리브는 웃는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도망쳤다. 마치 설원의 요정처럼 움직이더니 순식간에 나무 울타리 뒤로 숨어,

얼굴만 살짝 내밀고 지휘관의 동태를 살폈다.

완벽하게 조준하고, 힘껏 던졌다. 지휘관의 손을 떠난 눈덩이가 포물선을 그리며 울타리에 명중했고, 사방으로 튀어 오른 새하얀 눈가루가 리브의 은발 위로 내려앉아 호수에 비친 햇살보다 더욱 눈부시게 반짝였다.

리브

방금 건 안 맞았어요~ 현재 제가 1점 앞서네요. 지휘관님 분발하셔야겠어요!

호숫가 공터는 순식간에 시끌벅적한 놀이터로 변했다. 드문드문 서 있는 나무와 낮은 수풀 사이로 눈덩이가 쉴 새 없이 오갔다.

은발의 소녀가 눈을 뭉치는 진지한 모습은 정원 가꾸기를 연구할 때와 맞먹었지만, 공격받기 직전에는 어김없이 가볍게 몸을 피했다.

리브가 던진 눈덩이가 날아오자 지휘관은 문득 기지를 발휘해 피하지 않고 그대로 뒤에 있는 눈밭 위로 쓰러졌다.

리브

[player name] 님!

리브는 순식간에 지휘관 곁으로 달려와 지휘관의 상태를 살피며 몸을 숙였다.

지휘관은 갑작스럽게 리브의 손목을 잡아 아래로 끌어당겼다.

리브

어...

소녀는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균형을 잃고, 지휘관 옆의 두툼한 눈 더미 위로 쓰러졌다. 리브의 긴 머리카락이 흩어지고 머리 장식에는 "슈가 파우더" 같은 눈이 잔뜩 묻었다. 리브는 눈 속에서 고개를 들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입가에서 시작된 아주 작은 미소가 봄물처럼 번져나갔다. 리브는 어깨를 들썩이다 결국 참지 못하고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리브

하하하!

정말 제가 힘 조절을 못 한 줄 알고 깜짝 놀랐네요.

리브

이렇게 눈싸움을 한 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고마워요, [player name] 님. 덕분에 정말 즐거웠어요.

리브

네.

리브가 일어나 호수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자, 지나간 자리마다 꽃들이 피어나며 저 멀리까지 꽃 카펫처럼 펼쳐졌다.

몸을 가볍게 뻗은 리브가 이 세계를 향해 두 팔을 벌리자, 세계 역시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으로 화답했다.

떨어지는 꽃잎 속에서, 지휘관은 작은 꽃 한 송이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말없이 리브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리브의 머리칼에 꽂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