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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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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2 서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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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가 이성을 잃어가면서 안개 지역의 균열은 점점 더 많아졌다.

오랜 침식으로 쌓인 원망과 분노를 터뜨리듯, "고향을 잃은 자"들이 안개 지역을 이리저리 내달리며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루시아는 칼을 집어 들고 일어나서, 간신히 Ω 코어를 조율해 기체에 에너지를 공급했다.

지휘관도 구석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총을 쥔 손을 힘없이 떨고 있었다.

파오스 우주 함선은 안개 지역을 조용히 떠돌 뿐, 벌써 30분째 포문을 열지 못하고 있었다.

지휘관은 그 작은 함선이 마음에 걸려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함선의 불빛은 금방이라도 꺼질 듯 희미했다.

이것은 기나긴 줄다리기였고, 끝이 없을 가능성이 컸다.

모두는 안개 지역의 "고향을 잃은 자"들이 한데 뒤엉킨 채 키메라의 조종에 따라 방향을 틀어,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젠장… 떨어져야 해.

알파 역시 신체 통제권을 상실해 가고 있었고, 루나가 그녀를 위해 만들어 준 이 몸으로 수많은 세계의 고통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무리를 이룬 "고향을 잃은 자"들이 화살처럼 튕겨 나가, 안개 지역 구석의 어떤 이를 향해 벌떼같이 달려들었을 때…

알파가 맨 먼저 소리쳤다.

루시아, 피해!

오랫동안 계획된 불운이 루시아를 겨냥해 꿰뚫을 듯 날아들었다.

"절단"된 상태나 다름없이 부서진 알파의 부품들이 돌연 폭발적인 동력을 뿜어냈다. 알파가 붉은 태도를 치켜들고 돌진했고 인간도 함께 몸을 날렸다.

잿빛과 적백색의 그림자가 루시아의 앞을 가로 막았다.

커헉!

지휘관은 알파에게 떠밀려 옆으로 비켜났음에도 불구하고 "고향을 잃은 자"들의 공격 여파에 휩쓸려 상처를 입었다. 피가 솟구쳤고, 누가 봐도 빈사 상태에 빠진 것이 분명했다.

루시아는 알파의 복부에 뚫린 커다란 구멍 너머로, 반대편에 있는 "고향을 잃은 자"들의 거대한 무리와 시선을 마주쳤다.

아아아아!

태도에 금홍색 불꽃이 타올랐고, 루시아가 칼을 휘둘러 "고향을 잃은 자"들의 수족을 베어버렸다.

어째서?! 왜 끝이 없는 거죠? 이렇게나 많이 베었는데 왜 끝이 안 나는 거냐고요?

제 기체는 당신 것보다 훨씬 오래 버틸 수 있어요. 당신도 안개 지역이 상처를 악화시킨다는 걸 알고 있잖아요! 그리고 지휘관님까지…

지휘관의 얼굴은 창백했고, 출혈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빨랐다.

왜 불운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건가요?!

루시아는 분노에 휩싸여 칼을 휘두르며 인간과 알파를 지켰고, 비교적 안전해 보이는 부유 플랫폼으로 대피했다.

윽!

그 사이에도 불운은 멈추지 않았고, 빗발치는 공격은 이내 루시아의 몸에도 새로운 상처를 냈다.

이것은 철저한 파멸이었으며 결코 "한 사람이 앞장선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전 아직 버틸 수 있어요.

나도… 괜찮아.

지휘관은 피가 다 말라 버렸는지, 입과 코에서 더 이상 피가 솟구치지 않았다.

알파 복부의 거대한 상처에서도 핏빛 액체가 뚝뚝 떨어졌다. 당장이라도 부서질 듯한 기체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짚고 일어섰다.

알파는 초인적인 정신력에 의지해 몸을 지탱하고 있는 것 같았다.

"고향을 잃은 자"들이 너무 많아. 이 녀석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키메라에게 다가갈 수 없어.

놈의 몸속에서 반드시 「왕관」을 빼앗아야 해.

루시아가 의아한 듯 돌아보았다. 마치 알파 역시 안개 지역에 침식되어 미쳐버린 건 아닌지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알파는 키메라의 품에서 벗어난 이후로, 키메라의 몸에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듯 지나치게 집착하며 루시아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반복해서 중얼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챙!

쳇!

하지만 찰나에 한눈을 판 것조차 몸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 몇 개를 더 안겨줄 뿐이었다.

루시아에게 이 정도는 원래 가벼운 상처에 불과했지만, 상처 부위에서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속도로 보아, 키메라가 어떤 물건의 영향을 받아 모든 것을 열화시키는 속도를 높였음을 알 수 있었다.

「왕관」? 열화?

문득 루시아는 몸에 상처가 몇 개나 났는지조차 잊어버렸음을 깨달았고, 기체에 대한 감각마저 박탈당하고 있었다.

의식의 바닷속 데이터가 걷잡을 수 없이 유실되기 시작했고, 루시아는 신체 통제력과 기억력이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루시아는 사라지고 있었고, 모두가 키메라에게 지워지고 있었다.

부상으로 전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한 소멸이었다.

불현듯 루시아는 알파와 인간의 곁으로 번개처럼 돌아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싸우고 있는 알파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알파, 방금 키메라의 품에서 꾼 그 찰나의 꿈이 대체 얼마나 끔찍했던 거죠?

상실을 그렇게 증오할 만큼, 제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목숨 걸고 뺏으려 할 만큼 끔찍했던 건가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지금 이 일은 공중 정원에서 파견한 집행 소대만으로 조사할 수 있는 단순한 임무가 아니에요. 전 아무것도 모른 채 움직이는 게 아니라고요. 제 의식의 바다도 느낄 수 있어요, 알파!

말하는 사이 루시아는 손을 들어 날아오는 "고향을 잃은 자"를 베어냈다. 하지만 놈은 기어이 루시아의 몸에 새로운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이 시점까지 루시아의 몸에 난 상처는 총 195개였다.

알파가 눈을 질끈 감았다.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이들을 계속 잃는 꿈이었어.

이 세계뿐만이 아니야.

그런 꿈이라면, 저도 꾼 적이 있어요.

소중한 사람이 눈앞에서 죽어 가는 걸 몇 번이고 지켜보는 거잖아요. 운이 좋으면 잘려 나간 팔다리 반쪽이라도 남지만, 대부분은 핏자국만 남긴 채 아무것도 건질 수 없었죠.

유품조차 수습할 수 없어서 그저 남겨진 유언 한두 마디만 부여잡은 채, 남은 인생의 신조로 삼아 어떻게든 이뤄내야만 하는 그런 거잖아요.

안갯속에 갇혀 소리조차 낼 수 없고, 그저 싸우고 또 싸우며 영원히 멈출 수 없는 거잖아요——

목소리가 높아진 루시아는 문득 꿈속에서 자주 허둥지둥 도망치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그곳 역시 이런 공간이었다. 주변엔 아무것도 없고, 시각 모듈이 주변 색을 검은색으로 인식했다가 하얀색으로 인식하기를 반복하다 결국 감각에 혼란이 와 그저 안개 속을 걷고 있다고만 느껴졌다.

루시아

그 길을 헤매는 내내… 저는 지휘관님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어요.

루시아

지휘관님의 죽음을 다시는 목격하고 싶지 않아요.

루시아

이게 제가 늘 바라왔던 미래입니다. 저는 평화로운 세계를 바랐고, 그 세계에 지휘관님도 함께 있길 바랐어요.

알파가 루시아를 똑바로 마주 보자, 두 사람은 서로의 절박한 눈동자 속에 비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모습을 발견했다.

알파는 부러진 팔을 들어 올려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가려진 루시아의 한쪽 눈을 드러내 주려는 듯했다.

왜 너마저…

우리는 똑같다고 말해 주고 싶은 거예요. 당신이 두려워하는 건, 저도 두려워하고 있고, 당신이 집착하는 건 저 역시 집착하고 있다는 겁니다!

처음 "재회"했을 때부터 늘 이런 모습이었죠. 홀로 방랑하며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고, 제멋대로 모든 일을 짊어지려고 하고… 윽!

"고향을 잃은 자"들의 공세가 점점 더 광기를 띠더니, 마침내 루시아의 어깨마저 꿰뚫었다.

루시아의 196번째 상처였다.

말해줘요, 알파.

그 「왕관」 세피라를 손에 넣어 넘겨주기만 하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루시아는 어깨에 박힌 뼛조각 하나를 천천히 뽑아냈다.

그러면… 모두를 데리고 집에 갈 수 있는 거죠?

루시아의 말투에는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맞아.

알파가 고개를 끄덕이자, 머리카락 끝에서 붉은 핏방울이 후드득 떨어져 지휘관의 이마를 적셨다.

설령 죽는다고 해도, 「왕관」 세피라의 힘을 반드시 얻어내야 해.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저는 계속 싸울 테니, 부디 지휘관님을… 잘 돌봐 줘요.

루시아는 죽어가는 지휘관을 안아 올려 알파 곁에 "내려놓았고", 만신창이가 된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이건 내 전투이기도 해. 루시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어?

끝까지… 전 끝까지 버틸 수 있어요.

루시아가 어스름 속에서 대답했다.

저한테 Ω 코어가 있으니, 절대 쓰러지지 않아요.

루시아의 청각 모듈 역시 망가진 탓에 자신이 하는 말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루시아는 방금 지휘관과 알파의 곁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계속 "Ω 코어"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겨울 계획의 자료, 초각 기체가 남긴 데이터, 근원 추적 장치, 개량된 Ω 무기…

이 기술들을 결합하여, 우린 그 알을 "저장 장치"로 삼아 "Ω 코어"를 만들어 냈지.

퍼니싱에 면역이 있을 뿐만 아니라, "Ω 코어"는 이 기체가 승격자처럼 퍼니싱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어 주기적으로 수면 캡슐에서 에너지 충전할 필요 없이 계속 작동하게 해 주지.

루시아는 몸을 일으켜 안개 지역의 키메라를 향해 걸어갔다. 도중에 루시아는 이 기체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수많은 이의 노력에서 비롯되었음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베라부터 리브, 나나미, 비앙카… 심지어 라미아, 루나까지…

끼이익… 또 다른 "고향을 잃은 자"가 균열에서 날아와 루시아의 왼팔을 스치며 상처를 입혔다.

197번째 상처였다.

그래요.

우리 역시 깊은 절망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반격의 길에 올랐죠.

"고향을 잃은 자"가 포효하며 달려들었지만, 루시아의 반응이 더 빨라서 놈을 단칼에 꿰뚫어 내동댕이쳤다.

이 순간 루시아는 무서울 정도로 냉정했지만, "고향을 잃은 자"의 습격은 루시아의 몸에 새로운 상처를 남겼다.

198번째 상처였다.

우린… 반격해야 해요. 더는 이렇게 끌려다닐 수 없어요. 안개 지역에서 계속 소모전을 벌인다면, 그 누구도 버틸 수 없으니까요.

만신창이가 된 알파가 똑같이 만신창이가 된 인간을 안고 뛰쳐나갔다. "고향을 잃은 자"들이 비교적 적은 방향으로 달려 한숨 돌릴 시간을 벌려 했다.

루시아는 알파의 은백색 머리카락을 응시하다가, 어느새 머리카락 끝이 자신과 똑같은 흑적색으로 변한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똑같다고요. 당신에게 선택권이 주어졌더라도 이렇게 했을 거예요.

알파는 루시아를 보지 않고 그저 한마디만 남겼다.

나중에 죽는 이가 견뎌야 할 고통이 훨씬 더 크다는 걸 명심해.

알파는 모든 것을 간파한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제가 이기적인 거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루시아는 칼을 꽉 쥐고 눈길로 살며시 지휘관의 손을 쓰다듬었다.

사실 지금 유일한 선택권은 저에게 있어요. 인간 반격의 시대에 나온 모든 성과가 저한테 모였으니…

이제 그 역할을 다할 때가 온 거예요.

루시아가 발을 크게 내디뎠다. 한 걸음, 두 걸음, 기메라 방향으로 미친 듯이 질주하며 길을 막는 모든 "고향을 잃은 자"들을 베어버렸다.

이어서 기체 측면의 기동 추진기에서 돌연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루시아가 광활한 허공을 향해 혼자 날아올랐다.

알파는 품 안에서 생명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 비교적 안전한 구석을 찾아냈다.

알파는 자신이 수호자이자 마지막까지 남은 자가 되었음을 알기에 절대 멈추지 않을 터였다.

키메라 역시 두 루시아의 일치된 생각을 알아차린 듯 힘껏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고향을 잃은 자"들의 무리가 벌떼처럼 몰려들어 루시아를 저지하며 그녀의 몸을 맹렬히 난도질했다.

199번째 상처, 200번째 상처…

루시아가 다시 한번 칼을 치켜들었다. 또 한 번, 그리고 마지막이 될 일격이었다.

안개 지역은 "고향을 잃은 자"들이 떠도는 안식처라, 우리는 영원히 이곳에서 녀석들을 이길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 "꿈" 속에서는 이 기체의 Ω 코어가 오랜 세월을 버티게 해줬어요.

하지만 이번엔 다르죠.

이건 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고, 모두가 저와 함께 "끝까지 항행"할 수 없으니까요. 모두가 안개 지역에 의해 침식되어 조금씩 소멸해 가고 있잖아요.

루시아 역시 알파와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었고, 꿈속의 고독은 지금까지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전 계속 버틸 수 있어요, 이 기체도 절 버틸 수 있게 해줄 겁니다.

지휘관님, 보고 싶어요. 너무 보고 싶어요…

루시아는 안갯속에서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던 자신이 두려웠고, "지휘관님, 보고 싶어요", "지휘관님 만나고 싶어요."를 거듭 되뇌던 자신이 두려웠다.

지휘관의 곁을 한 발짝도 떠나지 않고 지키던 매 분 매 초, 사실 루시아는 계속해서 그 꿈속 루시아의 두려움을 되새기고 있었다.

모두가 사라지고 혼자 남는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죠?

루시아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제가 아직 움직일 수 있을 때, 모두를 위해 시간을 벌겠어요.

루시아가 키메라의 공격을 맞받아치며, 키메라의 팔을 타고 조금씩 그 얼굴로 다가갔다.

?

루시아가 키메라의 이마에 바짝 달라붙었다.

루시아

난 네가 되어야만 해.

루시아는 마지막으로 눈을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전에는 걱정을 끼칠까 봐 한 번도 꺼내지 못했던 말이었지만, 지금 루시아는 정말 꿈속에 빠진 듯, 마침내 마음속 무거운 짐 같던 한마디를 내뱉었다.

전 모두를 그리워하게 될까 봐 너무 두려워요.

알파는 시선을 내려 품속의 지휘관을 보았다. 숨결은 몹시 미약했고, 알파는 차마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알파는 바라던 대로 마지막 생존자가 된 듯했다.

알파는 불꽃이 안개 지역의 모든 것을 어루만지고, 마침내 키메라를 감싸는 모습을 목격했다.

고통받는 거수가 불길 속에서 몸부림쳤고, 루시아의 불꽃은 루시아의 몸을 태워 곳곳에 검은 구멍을 냈다.

아!

이 육체의 통제권을 잃은 리올라와 조앤은 절망에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로 전락해 버렸다.

하지만 또 다른 의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또 다른 "정보"가 타들어 가는 틈새를 뚫고 맹렬히 이 융합체 속으로 파고들어, 키메라를 꼼짝 못 하게 그 자리에 묶어두었다.

몇 초 후, 키메라의 껍데기가 움직였다. 왕관은 루시아의 정보와 끊임없이 줄다리기하는 듯 꿈틀거리며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손 하나가 얼굴 가죽을 찢어내고, 텅 빈 입안에서 다정한 부름이 터져 나왔다.

지금… 이야.

좋아, 이 혼란은 내가 수습할게. 마지막으로 남은 이가 이 모든 걸 감당해야지.

알파가 맹렬한 속도로 돌진했고, 태도가 굉음을 내며 키메라의 두 팔을 잘라냈다.

!!!!!

우린 몇 년 전에도… 이렇게 치열하게 맞붙었던 것 같은데.

알파는 폐허에서 루시아와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부터 둘은 늘 이런 선택을 해왔다.

알파

네가 진실을 알고 난 후에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가 되네.

루시아

진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키메라는 더 이상 균열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고향을 잃은 자"들은 토벌되며 조금씩 줄어들었다.

알파는 키메라를 향해 검을 휘둘러 놈이 들어 올린 방패를 잘라내고, 휘두르는 꼬리를 꿰뚫어 바닥에 꽂아버렸다.

우린 몇 번이고 다른 선택을 했지만, 과정이 달랐을 뿐… 결국 같은 곳에 이르렀지.

키메라의 마지막 비명 속에서 알파의 칼이 키메라를 꿰뚫어, 완전히 잿빛으로 물든 파오스 우주 함선에 그대로 박아 넣었다.

후… 후…

끝난 건가?

여기가 과연 결승점일까? 아니면 평생 되돌아와야만 하는 출발점일까?

너… 그리고 너희들… 내게 대답해 줄 수 있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알파가 다시 한번 칼을 치켜들었다.

키메라가 바들바들 떨며 유일하게 남은 두 팔을 뻗었다.

왕… 관…

너에게 줄게.

모든 행복을 담은… 왕관을… 너에게 줄게.

하지만 알파는 그 의미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키메라의 두 팔이 허공에서 방향을 틀더니, 제 거대한 몸집을 세차게 찌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키메라가 피와 살덩어리 속을 휘젓더니, 흐릿한 무언가를 뜯어내어 알파 앞에 내밀었다.

행복한… 그 세계로 가.

행복해. 루시… 아…

리올라

루시아, 연구소에서 우릴 기다려 줄래? 약속할게. 이번엔 우리가 반드시 성공할 거야.

우리는 반드시 이 위기를 끝내고, 네 곁에서 네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며 살아갈 거야. 그리고 너에게 행복한 삶을 만들어 줄게.

엄마는 네가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 루시아.

조앤

쿨럭, 쿨럭… 나, 난 오늘 밤 일어난 일 같은 건 하나도 몰라. 그, 그냥 동문끼리 모여서 밥 한 끼 먹는 거 아니었어?

루시아, [player name], 둘의…

조앤은 말을 맺지 못했다.

조앤

난 너무 오래 버텼어. 간신히 널 찾았는데 안개 지역과 왕관에 정신을 먹혀 버렸지 뭐야.

난 그저 왕관의 힘을 네게 넘겨주고 싶었을 뿐인데. 오직 너만이 "쓸"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내 폭주가 너희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말았어.

미안해. 난 그 말을 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루시아

이게 바로 제가 얻어낸 기회예요. 꽉 잡으세요.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내버려두지 말아요.

알파 눈앞의 "안개"가 일렁이기 시작하며 옛 영상들이 하나하나 비쳤다.

많은 사람이 알파 앞에 서서 피로 물든 손과 성치 않은 몸으로 「왕관」을 그녀의 머리에 조심스럽게 씌워주는 것 같았다.

상처 입고 지쳐 쓰러져 가는 왕이 탄생했다.

키메라

어서 가. 모두를 이끌고 집으로, 행복한 세계로 돌아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