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서브 히든 / EX05 미경각흔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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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05-9 케이지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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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옷의 소녀가 다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바닥에는 어딘가로 쭉 뻗어 있는 퍼니싱 자국이 보였다.

퍼니싱은 퍼니싱에 익숙한 자에게만 보이기에 이건 일부러 남긴 메시지다——즉, 롤랑에게 보내는 메시지.

표시는 오솔길을 따라 숲 반대편 깊은 곳으로 이어졌다.

…………

롤랑은 몸을 돌려 라미아의 존재를 확인하려 했지만 지붕에 있어야 할 라미아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숨었다고? 아니야. 이건 분명...)

(쳇... 도망쳤나 보군.)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건 아니었어. 이미 예방책을 생각해 뒀지만... 관두자.)

(그럼 이제 혼자 할 수밖에 없겠네.)

롤랑은 허탈한 한숨을 내쉬며 보이지 않는 퍼니싱의 흔적을 따라 집을 나섰다.

……

검은 옷의 소녀는 절벽 꼭대기의 원형 구역 한가운데 조용히 서서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서 있었다.

이봐.

……

그럼 시작할까? 말괄량이의 대본은 이제 마지막 페이지라는 걸 알려줄게.

주연이 등장했는데 조연은 안 나오려나? 뭘 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해줄게. 난 준비됐으니까.

롤랑은 마지막 카드를 뽑았다. 그는 상대방이 카드 더미 아래에서 맞은편의 마지막 카드를 뽑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검은 옷의 소녀는 롤랑의 운명을 단언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부두.

원래 주제로 돌아가야겠어요.

부두

...(어수선하고 부서진 기계음이 뒤섞여 이해하기 힘든 말)

...피를 원하나? 여기 더 좋은 게 있는데.

부두

하이디... 죽여도... 괜찮나? 죽여도... 괜찮나?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말릴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분이 당신을 참여하도록 한 건 아마 이 때문이겠죠.

부두

다시 ‘로키’ 견제——부두, 목표 구역 진입.

——하이디 뒤의 절벽에서 거대한 검은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검은 그림자는 절벽의 연장선을 따라 높이 솟구쳐 올라갔고 밝은 달을 세로로 가른 뒤 멈췄다.

——그리고 아래로 급강하해 긴 인공근육 날개가 숲을 가르고 롤랑과 하이디의 머리를 스쳐 지나간 뒤 다시 멈췄다.

이게 목표인가? 그분이 끌어오고 싶은 목표?

하이디

그래.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세요. 이번에는 임무 외의 목표는 건들지 마시고.

평범해 보이는군. 적당히 하고 힘을 아껴. 깨끗한 상태의 시체로 그분께 보고한다.

...날 얕보는 거야?

…………

만만한 지는 이쪽에서 판단한다. 만약 네가 보기보다 강하다면——전력을 다해주지.

내 전력, ‘로키’가 제멋대로 구는 건 너도 보기 싫을 거야.

말만 번지르르 잘하네. 한 가지 질문이 있어.

…………

만약 내가 그 집을 떠나지 않았다면 너희들은 어떻게 할 작정이었지?

하이디는 아무것도 동의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부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조용히 롤랑을 주시했다.

…………

여전히 하이디는 답하지 않았다.

하이디? 이제 시작해도 돼?

...너희가 말하는 ‘그분’을 진짜 만나보고 싶어.

만약 내가 ‘그분’을 만난다면 직접 모집 서비스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거야.

이유는 모집 인원 태도 불량.

소녀는 대답 대신 몸을 약간 숙이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하늘의 검은 그림자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나는 말을 못하고 하나는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아. 이 조합은 어떻게 봐도 나랑 제대로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뭐 좋아. 총으로 얘기하지.

롤랑은 손을 들어 체인 블레이드를 던지며 하늘의 부두를 가리켰다.

‘로키’ 짜증나 죽을 거 같아.

그렇다면 먼저 ‘로키’를 꺼내볼까... 자, 놀아.

조금 있다가 좀 거칠어지더라도 그분에게 나대신 설명해 줄 거지?

……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행동은 부두의 요구를 묵인한 것과 다름없었다.

하이디라는 검은 옷의 소녀는 롤랑의 앞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신——

"부두"가 다시 고공으로 날아올라 달을 배경으로 롤랑이 있는 위치를 향해 고속으로 급강하했다.

이 느낌이야! 너에게 억제되지 않는 느낌... 정말 좋아! 정말 좋아!

누굴 죽일까? 누굴 죽여! 저거? 저거야?!

그래. 하지만 그는 너무 약하니까——죽이고 교대하면서 하자.

잠깐, 제멋대로인 애드리브는 그만두었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