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둥절해하는 소녀를 따라 방 안의 주변을 수색했다. 그곳은 이미 롤랑이 탐색한 곳이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자신이 보지 못한 것들을 많이 보이는 것 같았다.
재밌네. 즉, 조건을 만족한 사람에게만... 정보가 보이는 건가? 롤랑은 자신이 중요한 점을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알 수 없는 일련의 수색과 이동 끝에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과 연결된 흰옷의 소녀가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롤랑은 급하게 뒤쫓지 않았다. 그는 무대 위 각본을 충실히 따라 연기하는 좋은 배우가 될 생각이 없었다.
특히 이 무대는 연기를 잘한다고 해서 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고 이 모든 배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자기 자신도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과 원거리 연결 중인 집행 부대도 그저 이 계획의 일부분일 뿐이었다.
저쪽이 지금 놓여있는 상황은 아마도 그가 본 21호 구조체가 있는 방 안에서의 이상한 행동들——그 자체일 것이었다.
21호는 물론이고 자신 또한 다른 누군가에 의해 설정된 국면 속에 있는 것이다. 계획자가 어떤 방법으로 이 복잡한 정보를 알아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롤랑은 상대방의 똑똑한 머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롤랑조차도 상대의 각본을 따라 지금까지 연기했으니.
21호가 본 것은 자신도 이미 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루나 아가씨'의 현재의 행방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었다.
확실히 말하면 그것은 단지 '루나 아가씨'의 어린 시절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물건에 지나지 않았다.
케르베로스 소대가 직면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고 계획자는 그녀와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의 연결 속에서 무엇을 얻으려는지 모르겠지만.
——그건 '이 집 자체'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21호와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은 결국 그들과 롤랑이 알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롤랑과 그 계획자에게 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롤랑을 계획에 넣은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들과 롤랑이 요구하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며 이 계획을 통해 그것을 롤랑에게 알리려고 한다면——
쯧, 정말 짜증 나네.
충분한 시간을 벌었지만... 아직도 이런 결과라니... 됐어. 예상됐던 상황 중 하나야.
실망?
...그럴 리가.
적어도 한 가지는 명확해졌어.
...상대방은 내 목적을 잘 알고 있었고 '나는 반드시 그들의 시나리오대로 끝까지 갈 것이다'라는 예상으로 이 판을 짰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답이 여기 없다면 반드시 맞은편에 있을 거야.
그럼 다음은?
마지막 단계는—— 이 무대를 망쳐 책임자를 나타나게 하는 거야.
상대방이 끝까지 준비하든 원래 내가 무대를 망치길 기대했든—— 그들이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할 때가 왔어.
잘 됐네. 보아하니 결국... 이해했구나.
이제 막을 내려도 되겠어.
그래...
기뻐해. 이건 너와 나 사이에 더 이상 폐쇄할 필요가 없다는 걸 의미하니까.
네가 나고, 나는 바로 너니까.
...Hermano,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아무 말도 하지 마.
...라미아?
어?
여기서부터는 주변을 잘 살펴줘. 이쯤 되면 저쪽이 슬슬 정체를 드러낼 차례니까.
...음.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그 21호라 불리는 소녀를 계속 따라갈까? 아니면...
……
……!?
창 밖으로 보이는 검은 옷 소녀의 모습이 롤랑의 눈에 확 들어왔다.
소녀의 눈에는 감정이 없었지만 표정은 의외로 온화했다.
...넌.
롤랑은 눈앞의 소녀의 모습이 어딘가 낯익은 듯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롤랑이 알아차렸지만 소녀는 놀라거나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최후의 지옥"으로 오세요.
그녀는 롤랑이 다시 보기 전에 사라졌다.
...라미아?
대답이 없었다.
……?
이런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라미아가 이 시점에서 도주하리라고는 롤랑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조연이 없어도 주연 배우만 모이면 연극은 진행될 수 있었다.
롤랑에게 있어 라미아를 뒤에 두고 만나거나 없이 만나거나, 모든 일의 배후를 만나는 것에는 차이가 없었다.——가지 않는다는 선택은 없었다.
더 이상 너희들과 놀 필요가 없을 것 같네.
너희들끼리 재밌게 놀아——케르베로스의 늑대들.
검은 옷의 소녀가 사라진 창문을 향해 롤랑은 등을 이용해 유리를 깨고 뛰어나갔다.
여기서부터는 주변을 잘 살펴줘. 이쯤 되면 저쪽이 슬슬 정체를 드러낼 차례니까.
...음.
통신을 차단하고 라미아는 더 넓은 범위의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지붕 위로 올라갔다.
응...? 저게 뭐지?
지붕에서 주위를 둘러보던 라미아는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어딘가에서 이곳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는 것을 들었다.
그건 마치 어떤 선풍기가 빠르게 회전하면서 생기는 윙—— 윙—— 하는 소리 같았다.
(마치... 엔진 소리 같아!)
소리가 가까워지면서 라미아는 검은 모습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라미아의 동공은 놀라서 움츠러들었다——
(히익——! 역시... 이쪽으로 오고 있어!)
목표 고정. 소형 미사일 발사.
히이익————!
라미아는 몸을 비틀어 절묘한 각도로 미사일의 폭발 범위를 벗어났다. 미사일은 라미아 뒤에서 폭발했지만 기폭제가 적었는지 폭발음은 그리 멀리 퍼지지 않았다.
목표 생존. 기회를 노려 계속 공격한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저건 이전에 하늘에서 날 폭격했던 놈이잖아...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야!!!
라미아의 머릿속은 한순간에 생존에 대한 욕망과 공포로 가득 찼고 공중으로부터의 상대방 위협과 자신의 무력감이 라미아의 의식의 바다를 가득 채웠다.
히익————!
롤랑을 신경 쓸 겨를 없이 라미아에게는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녀는 집에서 뛰어내려 급히 몸을 숨긴 채 이곳을 탈출했다.
...방금 뭐가 지나간 것 같은데?
...네가 귀신을 무서워할 줄은 몰랐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