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서브 히든 / EX04 영탄회성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EX04-4 비상착륙

>

지휘관님, 리가 뭔가를 발견했어요. 지금 루시아와 함께 이쪽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에요.

루시아와 리를 원격 지원하는 데 집중하던 리브는 전투가 끝나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를 바라보았다.

지휘관님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저 혼자였다면 양쪽을 모두 케어할 수 없었을 거예요.

아, 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휘관님.

바네사가 준 임무가 어려운데 지금까진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펑——

어?!

무시무시한 폭발음이 갑자기 건물 아래쪽에서 울렸다. 폭발 후 우리는 옥상이 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가는 것을 느꼈다.

리브, 지휘관님, 지금 무슨 상황이죠?

건물이 기울자 몸이 저도 모르게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옆에 쌓아두었던 기기들도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핵, 핵분열 원충이에요!

핵분열 원충?

쯧, 너무 늦은 건가?

산업 폭파용으로 사용되던 로봇이야. 전쟁이 발발되고 긴급하게 군대로 편입된 거지. 군에서 이 로봇에 암호화 위장술을 추가해 일반 스캔을 통해서는 발견할 수 없어.

우리의 행동때문에 침식체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고 그 과정에서 핵분열 원충을 밟아 폭발이 유발된 거 같아...

펑——

그리고 곧 2차 폭발이 일어났다. 겨우 서 있는 상태였던 나와 리브는 완전히 중심을 잃었다. 옆에 있던 기기들이 내 몸 위로 넘어졌고 난 옥상의 다른 쪽으로 굴러갔다.

지휘관님!

펑——

리브는 옥상 위의 막대기를 잡고 날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곧 3차 폭발이 일어나고 말았다.

결국 옥상의 변두리로 밀려나고 말았고 체공의 부유감은 뇌를 한순간에 새하얗게 만들었다.

지휘관님!

내 몸 위로 떨어진 수많은 기기들 사이로 리가 미리 설치해 둔 레일이 시야에 들어왔다.

손에 레일이 잡힌 순간, 생존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레일의 로프가 빠르게 올라가고 급속 하강으로 인한 마찰이 손의 방호 아머에 손상을 입혔다. 고온으로 인해 아머가 파괴되고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고통이 손바닥에서 대뇌로 전송됐다. 몸은 본능적으로 로프를 놓으려했지만 정신력으로 로프를 꽉 잡으려 애를 썼다.

리브가 옥상 위에서 레일의 로프를 끌어당기려 애 쓰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하강 속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루시아와 리가 지상에서 리브와 지휘관이 있는 건물을 향해 빠르게 질주했다.

빨리, 더 빨리 움직여야 해!

평소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돌발 사고 앞에서는 그 속도마저 무력하게 느껴졌다.

한계를 넘은 질주에 기체가 "포효"하기 시작했다. 냉각 장치에서는 과부하로 인한 고온을 처리하지 못하고 굉음을 방출했다.

기체 과부하로 인한 연쇄반응으로 인해 루시아의 기체에서는 불꽃이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안전을 무시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움직이는 루시아에게 반항이라도 하듯 "여명" 기체는"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전진 속도가 갑자기 확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루시아는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큭... 이게 "여명"의 한계인가?

지휘관님께서 지금의 속도로 바닥에 떨어진다면 생존 확률은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어. 움직여... 움직여야 해!

하지만 붕괴된 기체는 루시아의 명령에 응답하지 않았다. 기체에 탑재된 냉각 장치는 빠르게 실행되었지만 빠른 질주로 인해 과열된 다리는 루시아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그럼...

기체의 상태를 알아차린 루시아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는 태도를 잡고 힘을 비축한 뒤 힘껏 태도를 투척했다.

던지는 동작에 너무 큰 힘을 사용한 탓인지 루시아의 오른팔이 탈골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의 태도는 빠르게 지휘관이 있는 방향을 향해 날아갔다.

결국 태도와 로프가 연결되었다. 로프는 태도의 충격을 받아 벽에 단단히 고정되었고 빠르게 추락하던 난 지면과 2m 되는 곳에서 멈추었다.

고개를 돌려 아래를 보니 지면은 핵분열 원충의 폭발로 인해 수많은 구멍이 생긴 뒤였다. 여러 침식체들의 조각과 폭발로 인한 건물의 파편들이 거대한 구멍에 그대로 떨어진 모습이었다.

리브의 부축을 받아 난 구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냉각 장치가 다시 작동한 덕에 루시아의 두 다리는 다시 행동 능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루시아는 리의 부축을 받아 절뚝거리며 나와 리브의 곁으로 다가왔다.

두 손의 보호막은 방금 전 마찰로 인해 전부 마모된 상태였고 붉은 핏방울이 뚝뚝 흘러내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리브는 구급상자에서 붕대를 꺼내 내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지휘관님, 손이...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이런 사고를 당하셨네요.

죄, 죄송합니다. 제가 다른 데 정신만 팔리지 않았더라면 바로 지휘관님을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제가 조금 더 빨리 왔더라면...

……

리브는 침묵하며 내 두 손의 상처를 처리해 주었고 지혈제를 주사해 주었다.

이러면 감염될 걱정은 없을 거예요.

고맙다고 말씀하지 마세요... 애초에 제 실수로 이렇게 된 건데요 뭐...

리는 루시아를 폐허까지 부축해 주었다. 루시아가 쉴 곳을 찾자, 리는 나에게로 다가왔다.

앞으로 작전은 저희한테 맡겨주세요. 리브, 지휘관님을 모시고 주둔지로 돌아가. 지휘관님은 푹 쉬셔야 해.

이런 상태에서 지휘관님은 전장에서 짐이 될 뿐이에요.

리.

지금까지 지휘관님의 행동이 큰 도움이 된 건 맞지만 부상을 입은 지금의 지휘관님은 총을 쏘는 것조차 어려울 것입니다.

게다가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다면 더 큰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죠.

그런 거 아니거든요.

리브, 응급 처치를 마치면 지휘관님과 함께 돌아가도록 해.

네, 그럼 지휘관님은...

네?

질의응답 시간인가요?

……

하루라도 빨리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서죠.

리다운 대답이네요.

……

맞습니다.

...그래서 이건 왜 물으신 겁니까?

하지만 우리는 구조체고, 지휘관님은 인간이잖습니까. 저희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

그렇긴 하지만 죽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잖아요.

그래요...?

나와 리는 서로를 바라봤다. 한참 날 빤히 바라보던 리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또 사고가 생긴다면 전 무슨 일이 있어도 리브와 지휘관님을 후방으로 보낼 거예요.

근처에 또 핵분열 원충이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 다들 여기서 기다려요.

이 말을 남긴 채 리는 블럭의 끝을 향해 달려갔다. 이때 루시아가 벽돌에 기댄 채 날 바라보았다.

과찬이세요, 지휘관님. 제 자신의 부족점과 한계점에 대해서는 이미 기록해뒀어요.

돌아가면 파일을 정리하고 앞으로 더 보완하도록 할게요.

하지만 지휘관님 덕분에 리더로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아요.

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