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서브 히든 / EX04 영탄회성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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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04-3 함정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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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 그림자가 파괴된 건물들 사이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리의 앞길을 막는 침식체들은 전부 총탄에 전자 대뇌가 파괴되어 쓰러져 갔다.

리, 속도가 너무 빨라. 지휘관님과 리브는 공격형 구조체보다 기동 능력이 떨어진다고.

따라올 수 없다면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와.

하지만 네가 위험해지면 바로 지원을 해줄 수도 없어.

루시아, 이번 임무는 우리가 지금까지 진행했던 임무보다 훨씬 더 진행이 빠르지 않아?

우리 두 사람 모두 공격형 구조체지만 가끔은 서로에게 방해가 되기도 하잖아.

음...

루시아의 목소리가 통신을 통해 흘러나왔지만 리는 전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손가락은 계속 방아쇠를 당겼고 리가 지나는 뒤로 로봇 잔해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 딱히 악의는 없어.

그리고 너희들이 보고를 드릴 때 이미 각 골목 적군의 데이터 수집을 마쳤다고.

이 근처에 있는 침식체는 공격형 구조체 한 명만으로 충분히 완전히 제거할 수 있어.

이 도시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아주 제한적이야. 계단형 진형을 유지하며 번걸아 선봉을 담당하는 게 각 멤버들의 체력 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

하지만...

하지만 같은 말은 그만해. 어차피 더 좋은 방법도 없잖아. 안 그래?

그러니 이 골목의 선봉은 일단 내가 맡도록..

이때 리의 목소리가 갑자기 사라지고 통신 채널에는 조잡한 전파음만이 울리기 시작했다.

리?!

리 씨의 신호가 갑자기 사라졌어요.

알겠습니다.

사람들이 리의 마지막 통신 위치에 도착했을 때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상에는 원형의 싱크홀이 난 상태였다.

리?

콜록, 여기 있어!

리의 목소리가 싱크홀 속에서 들려왔다. 가까이 가보니 리는 싱크홀 속에 앉아있었다.

잠깐만 기다려. 내가 끌어올려 줄 테니까.

루시아는 싱크홀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싱크홀의 변두리에 닿는 순간 그녀는 손을 뒤로 뿌리칠 수밖에 없었다. 눈부신 전류로 인해 강렬한 불꽃이 튀어올랐다.

이건...

이건 전류 함정이에요. 지상 방위군들이 침식체들을 유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죠.

하지만 함정의 효율이 별로라 곧 다른 것으로 대체되었었죠.

그러게. 적의 움직임만 통제할 수 있을 뿐, 죽이진 못하니까. 침식체들이 이 싱크홀을 채우고 나면 무용지물이 되는 거나 마찬가지야.

쯧, 인간의 방어 수단이 인간의 공격을 방해하다니.

웃기는군.

지휘관님, 이 곳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했어요. 대량의 침식체들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어요.

리브의 말에 루시아는 손에 든 태도를 더 꽉 쥐었다. 어떤 결단을 내려할 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너희들은 일단 가봐. 내가 알아서 나갈 테니까.

이곳에 갇혀있긴 하지만 저 자식들이 내 기체를 파괴할 순 없을 테니까.

지금 철수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긴 해요. 조금의 희생으로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백로 소대가 항상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죠.

……

어? 지휘관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나는 허리춤에서 전술 단도를 꺼냈다. 그리고 가방 안의 로프로 단도와 싱크홀의 변두리를 고정시켰다.

로프의 다른 한쪽 끝을 내 허리춤에 묶었다.

알겠습니다.

루시아도 내 행동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태도를 들며 전투 준비를 시작했다.

루시아?

……

위에서 지금 뭐 하는 거예요? 계산에 따르면 30초 뒤면 침식체들이 이곳에 도착할 거예요.

로프를 전부 고정한 뒤 난 구멍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루시아와 달리 내 손은 아무렇지 않게 구멍의 변두리를 터치할 수 있었다.

……

인간에게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뒤 나는 구멍 속에 뛰어들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리의 질문을 무시한 채 난 로프를 잡고 싱크홀의 벽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군화와 벽의 마찰음이 규칙적으로 울려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난 싱크홀 속에 갇힌 리의 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싱크홀 밑바닥에 도착하자 머리 위에서 태도의 참격과 전류가 흐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난 허리를 숙여 리를 부축한 뒤 로프로 그를 내 등에 고정시켰다.

왜 이렇게 멍청하고 위험한 짓을 하시는 겁니까?

웃고 싶으면 실컷 웃으세요. 그런 위선은 지금까지 많이 봐왔으니까요.

……

리를 등 뒤에 업은 뒤 난 로프가 제대로 묶여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로프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벽을 타고 내려왔던 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때때로 침식체의 절단된 팔다리가 싱크홀에 떨어져서 동굴 바닥에 강하게 부딪히고 하늘색 전깃불이 번쩍였다.

하지만 저 때문에 지금 모두가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돌아가면 기체에 전자기파 교란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을 추가해야겠어요.

리를 업고 싱크홀 입구로 올라간 순간, 수많은 침식체들의 잔해 사이에서 태도로 몸을 지탱하고 있는 루시아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다리 코팅은 이미 마모가 상당한 수준이었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그녀는 혼자 고전을 치뤘던 것이다.

반면, 리브는 바닥에 앉아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부유 캐논도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상태였다. 리브는 이제 부유 캐논을 구동시킬 연산 능력 조차 없어 보였다.

지휘관님, 리.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이상한 지휘관님이시군요.

엥? 리, 얼굴은 왜 빨개지는 거야?

어?

리는 루시아의 질문에 자신의 볼을 살짝 터치하더니 빠르게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려버렸다.

기체 발열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뿐이야. 신경 쓰지 마!

기체 발열 기능에 고장이 생긴 거면 앞으로 작전에 큰 영향을 미칠 거야. 리브, 어서 확인...

괜찮아!

하지만...

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