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서브 히든 / EX01 그랑블루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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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01-3 잊혀진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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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이 이 드넓은 사막 위를 스치며 모래 폭풍을 일으켰다.

가시거리가 1km도 안 되는 열악한 날씨 속, 엔진소리로 인한 불협화음이 모래 먼지 속에서 울려 퍼졌다.

엔진 소리가 점점 다가옴과 동시에 붉은 옷을 입은 백발소녀가 검은색 거대 오토바이를 몰고 모래 폭풍 속에서 튀어나오더니 하늘을 향해 높이 날아올랐다.

오토바이는 원을 그리며 착지해 큰 불꽃을 만들어냈으며, 지면에는 검은 타이어 자국이 남겨졌다.

오토바이는 건축물의 폐허 앞에서 멈춰섰으며, 그녀는 칼을 빼들고 폐허로 걸어갔다.

여긴...

알파는 폐허의 중간에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폐허의 공터에는 생체 공학 기계 동물의 잔해가 가득 쌓여있었다. 지표면에는 거대한 원형 탄갱이 가득 분포되어 있었고 주위의 건축물에도 선명하게 폭발 흔적이 남아있었다.

인류 사이의 내전인 건가? 아니, 그들이 이렇게 대규모로 움직일 리가 없어.

알파는 그나마 멀쩡한 건물 앞으로 걸어와 손끝으로 건물 표면 먼지를 털어내고 가려졌던 문자들을 보았다..

제5차 아카디아 작전, 북미 발사기지.

내 기억이 맞다면...

알파는 뭔가 생각난 듯 공터에 쌓인 생체 공학 기계의 잔해를 향해 걸어갔다.

잔해에 가까이 간 뒤 알파는 손목을 가볍게 움직였다. 어지럽게 쌓인 잔해가 순식간에 칼날에 의해 조각이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잔해 아래에 묻혀있던 구형 운송기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운송기의 대부분 구조물은 폭파로 인해 파괴되었고 캐빈은 이미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 상태였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승객과 화물의 운명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운송기 측면의 잔해 위에는 동양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가문의 휘장이 으스대듯 찍혀있었다. 운송기의 소유자는 가문의 휘장 아래에 눈에 띄는 붉은색으로 자신의 이름을 적어놨었다.

순스케... 그 자식의 삼촌이었지. 흥, 역시 그런 거였군.

난 쇼메 그 자식의 복수 방법을 인정하지만, 선택을 잘못한 건 유감이야.

멍청한 야수는 사육할 가치가 없을 뿐.

모래 폭풍이 점점 잦아들자 알파는 자신의 오토바이를 향해 걸어갔다.

우선 여기를 왔었던건가? 발사 기지의 관제센터?

알파는 발사기지를 떠난 뒤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 사막에서 그나마 완전한 상태인 건물 앞에 멈춰섰다.

쇼메를 추적하는 게 생각보다 수월한데? 흉터 있는 남자는 제자한테 추적을 피하는 방법은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던 건가...

오토바이를 세운 뒤 알파는 건물의 대문 앞으로 걸어갔다. 건물로 들어가려는 순간, 알파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벽 표면과 문의 부식 상태가 확연하게 달라. 이 문은 지금도 사용되고 있어.

알파는 말을 하며 건물 측면으로 걸어갔다. 건물의 그늘 속 말라버린 덤불에 보급 상자가 쌓여있음을 발견했다.

인간의 저장 식량이라... 흥, 그리고 알량한 속임수까지.

알파는 차갑게 코웃음을 짓더니 칼을 자신 앞으로 들어올렸다. 허공에 떠있는 투명하고 가는 실이 칼날에 반사되었다.

부비트랩? 벌레들이 이미 이곳을 점령했군.

α

대문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알파는 칼을 벽에 꽂고 몸을 날려 건물의 꼭대기에 올라갔다.

안쪽 상황은 어때?

쳐들어 온 승격자는 이미 제압했어.

승격자가 왜 갑자기 여기 나타난 거지?

우리도 그 이유는 몰라. 아직도 취조 중이야.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와타나베 님께서는 우리더러 주위 거점을 향해 집결 명령을 내리라고 하셨어.

그래. 그럼 일단 들어가서 무슨 상황인지 알아봐야겠네. 20-441소대의 남은 멤버들도 지금 여기로 오고 있어.

좋아, 그런데 이 오토바이 그쪽이 타고 온 거야?

오토바이?

두 망각자가 콘솔 대문 앞에 세워진 오토바이를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그때 알파가 지붕 위에서 내려와 칼 손잡이로 순식간에 두 사람을 기절시켰다.

주인공을 빼앗아가면 안 되지.

말을 마친 알파는 칼을 거두고 관제 센터 내부로 들어갔다.

센터 안에는 망각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알파는 어둠 속에 숨어 제어실 내부의 상황을 관찰했다.

어두운 방에서 와타나베는 비수로 쇼메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몇 명의 병사들이 와타나베의 뒤를 따르고 있었는데, 그들이 휴대한 장비와 낡은 갑옷이 그들의 특별한 신분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그 중 베소다니스... 그는 눈 한쪽과 귀, 두피의 절반이 없었다.

그 자는 19군단의 중심이자,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물이다.

캄란, 16세. 올해 망각자가 된 새로운 멤버로 이름과 아머는 와타나베가 K-44에서 데리고 돌아왔다.

사실 처음에 와타나베는 그녀를 데리고 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2000m 밖에서 쏜 총탄 하나로 와타나베의 의심을 날려버렸다.

아직은 햇병아리지만, 그녀라면 이미 하늘로 떠난 아버지와는 다른 운명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클라크, 노병이자 역전의 병사로써 온갖 것을 알고 있다.

저 자만 데리고 다니면 그 어떤 세력과도 우호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봐, 말로 하자고, 말로. 다들 일단 총과 칼부터 내리는 게 어때?

우린 승격자들이랑 할 말 따위 없어.

휴, 그럼 좀 어렵겠네... 이 관제 센터 사람들은 모를 줄 알았는데.

이 세상에는 너희들이 모르는 일은 아주 많아. 말해, 여기로 온 목적이 뭐야.

말을 하는 동시에 와타나베는 비수를 쇼메의 목에 더 가까이 들이댔다.

이 관제 센터 뒤의 비행기를 빌리고 싶은 거라면 믿을 거야?

지금 장난해?!

베소다니스는 빠르게 총을 장전하더니 총구를 쇼메의 머리에 겨누었다.

그럴 줄 알았어.

우린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 않아. 네 목적 따위 모른다고 해도 지금 여기서 승격자 하나를 죽이는 건 우리한테 나쁠 게 없거든,

휴, 역시 소통은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니까.

쇼메의 말이 떨어지자 주위의 공기에 여러 개의 전기 불꽃이 나타났다. 자세히 관찰하면 그 전기 불꽃의 중간에 미세 구형 기계가 있음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뭐야... 비켜.

와타나베는 쇼메의 목에 들이댔던 비수를 치우고 베소다니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곧이어 전기 불꽃은 서로 연결되더니 쇼메의 주위에서 격렬한 폭발이 일었다. 제어실에서 대량의 연기가 피어올랐다.

모두 고글 쓰고 서로 위치 확인해. 세 명이 한 팀으로 전투모드에 돌입한다!

그 자식, 도망쳤습니다! 감시 장치의 마지막 영상을 보면 그자의 목표는 관제 센터 뒤에 있는 공항인 것 같습니다.

쫓아가.

망각자들

네!

망각자들이 관제 센터에서 뛰쳐나왔을 때 쇼메가 운전한 전투기는 이미 하늘로 날아오른 뒤였다. 그는 하늘에 옅은 하늘색 연기를 남기고 사라졌다.

남은 전투기 작동시켜. 쫓아간다.

망각자들

네!

???

그럼 안 되지.

망각자 병사들이 남은 전투기에 오르던 그때 붉은 그림자가 전투기 옆을 지나갔다.

붉은색 그림자는 망가자들 앞에 섰고 그녀 뒤에 있던 전투기는 전부 해체되고 말았다.

너희들이 그 남자를 뒤쫓게 할 수 없지.

넌...

오랜만이라고 해야 하나?

조금도 반갑지 않은 재회네.

나도 마찬가지야.

전투 준비모드로 바꿔. 저 여자는 다른 승격자들과 달라.

싸우려는 거야? 구룡성에서의 교훈을 벌써 잊은 거야?

오히려 반대야. 과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까 전장에 나설 용기가 생기는 거야.

그 일을 겪고나서 변화한 건 너희들만이 아니니까.

하하, 그래 어디 한번 지켜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