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다가온다.
침식체들은 포효하며 그에게 돌진했다. 그들은 '사지'를 벌리고 수많은 발톱이 그의 몸을 꿰뚫었다.
여자아이를 꼭 품고 있었고, 강철 아머의 상처가 점점 깊어져만 갔다.
난...
멈추지...않아.
세상에는 그와 이 인간만이 남겨진 듯 시간의 흐름은 느려진 것 같았다. 그는 힘차게 무기를 휘둘렀다. 그 무기는 인류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또 그렇게 했다.
하지만 타이아한테 이것은 사명이고 의무이다. 설령 그가 힘들고 지쳐 이렇게 목숨을 잃는다 하더라도 공장에 돌아가 다시 만들어지면 그만이다.
하지만 HNB1한테 이것은 그의 자유 의지로써, 자신이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는 것이었다.
난 살육만 하는 살육 기계와 달라… 나는 싸울 신념이 있기에 반드시 이길 것이다!
그는 온전한 구룡성을 다시 보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를 둘러싸고 활짝 웃는 것을 보고 싶었다. 구룡 상회의 탑 꼭대기가 달빛 아래에서 빛나는 것을 보고 싶었고, 구룡 극장의 공연이 보고 싶었고, 아이들이 떠들어대는 광경을 보고 싶었다.
구룡을 위해 일을 할 때, 특별히 칭찬을 받을만한 것을 없었지만, 유일한 원동력은 그것이었다.
어쩌면 이것들이 그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흑——
왜-울어?
다친거야?!
흑흑흑...
울지-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여자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그는, 여자아이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을까, 혹은 아프거나 슬퍼할까 두려웠다. 그는 자신의 의지로 앞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