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NB1
그때 나는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갔다가 한 가공소에 들어갔어.
그 공장은 이상하게도 텅 비어 있는데도 가동 중이였거든.
나는 통로를 따라 방음판을 타고 공장 내부로 들어갔는데, 기계의 굉음이 마치 천장을 뒤엎을 듯 들렸었어.
수많은 타이아와 친위병은 생산 라인에서 밴드를 따라 거대한 기계 속에서 운반되고 있었지.
그들은 압축기계로 으깨지고 납작해져서 철물이 되어버렸어.
HBG3
그건 옳은 결정이야.
타이아의 사명은 인류를 보호하는 거니까.
HNB1
나도 알아.
HBG3
기계는 명령에 따르고, 타이아의 최종 지령은 인간을 보호하는 거야. 모든 타이아는 똑같으니까 이해하기 쉽지.
하지만 넌 항상 달랐어. 나도 네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어.
난 널 미워한 적 없어. 난 감정 모듈이 없거든, 그래서 좋고 싫음을 느낄 수가 없어.
그냥 익숙치가 않아서 혼란스러운 것 뿐이야.
HNB1
G3......미안. 한 순간 흔들렸고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를 의심했어.
난 이 세상에 악의와 대립이 있다고 느껴졌어.
그러나 동시에... 인류는 처음부터 선의를 가지고 있었고, 그러기에 지킬만한 존재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번엔 난 프로그램 명령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원하기 때문에 이 인간을 선택했다. 이 인간은 나에게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러기에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를 꼭 보호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