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상처냐?
휴...
단장은 호통을 치려 했지만 남은 건 한숨뿐이었다.
건달을 만났을 뿐이야....아무것도 아니야.
창위는 대답하며 극장을 둘러보았다. 라오유가 한쪽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오랜만에 만난 유생도 있었다.
....유생! 그동안 어디 있었어?
원래 기분이 저조했던 소년은 오랜만에 만난 지인을 보고 기쁜 웃음을 지었다.
집에 일이 있어서.....
유생은 손가락을 쓰다듬었다. 그의 예쁜 손에는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마침 잘 왔어. 난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거야.
작별? 어디 가는거야?
방금 곡 어르신의 얘길 못 들었겠구나. 침식체가 공격해 온대. 난 전선으로 갈거야.
왜? 항구로 가는 사람들을 봤어. 짐을 챙겨 배에 올라야 되는 거 아니야?
창위를 얘기를 들을 유생은 고개를 저었다.
광장에서의 연설을 듣고 나서, 난 곡 님을 믿기로 결정했어.
하아? 너도 그 구룡의 의지를 믿는 거야?
아니. 이건 그냥 내가 내린 결정이야. 곡 님은 우리 모두에게 결정권을 넘겼을 뿐이야.
내 아픈 아내는 배에 탈 수 없어. 여기 남아 만세명에 가담하는 게 우리 부부에겐 더 좋을 거야....
만세명? 그게 뭐야? 됐어. 그건 중요치 않아. 근데 왜 하필 전선에 가는 거야. 아내는 어쩌고?
그녀는 이미 만세명의 실행을 기다리는 중이야. 실행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그러니까 넌...
응,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해. 곡 님처럼 말이야.
단장, 유생 좀 말려봐.
…………
단장, 뭐 하는거야. 왜 보고만 있는 거야..... 설마 단장도....
그래. 나도 나의 선택이 있어.... 난 배를 타고 도망치지 않아. 만세명에 가담하지도 않을 거고... 난 극장에 남을 거야.
육신을 버리고 기계에 자신을 맡기는 일을 나는 허락할 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선조들이 남겨둔 이 극장을 지키는 것이야.
... 그렇다면 나도 여기 남을래!
헛소리하지 마라! 어서 올라가 짐을 꾸려. 라오유, 창위를 항구까지 데려다줘.
아, 네.
넌 아직 어려. 네 삶은 여기서 멈춰선 안돼.
난 이미 다 컸다고. 나도 참전할 수 있어!
지금은 투정 부릴 때가 아니야!
그냥 남아서 싸우면 되지? 전투는 나도 할 수 있다고! 전쟁이 끝나면 우리는 계속 영업을 할 수 있어... 게다가 이미 쓸 소품까지 다 고쳐놨는데...
창위. 다시는 자신이 다 컸다는 그런 순진한 생각은 하지 말아라!
사실 극장은 오래 전에 팔렸고, 유생도 그 돈 덕분에 아내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었다.
근데 치료가 끝나기 전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넌 아직 어려서 전쟁의 잔혹함을 몰라. 이번 전쟁에서 아마 우린 모두 살아남지 못할 거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어.
단장으로서 네가 극장을 위해 한 일은 고맙네... 하지만 모든 일이 노력한다고 결과가 있는 게 아니야.
우린 구룡의 길고 긴 역사에서 먼지 한 톨에 불과해. 이 거센 물결에 떠밀려 앞으로 나아갈 뿐이야.
그만!
난 모두를 잃고 싶지 않아!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단장은 나를 항상 어린애로 생각하면서 나를 위해 결정을 내린다고 하지만, 한번이라도 내 의견을 물어본 적 있어?
다 널 위해서야.
나도 알아. 날 위한거라는걸. 난 언제나 단장 눈에는 어린 애였으니까.
하지만 그 전에 난 구룡 극장의 일원이란 말이야!
왜 나한테 왜 안 알려주는 거야!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게 있을 거라고!
창위는 자신의 외침에 온몸이 부르르 떨렸지만, 그의 눈빛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창위...
극장 밖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폭발 소리에 창위와 그들의 대화가 끊겼다. 유생은 이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이 없어... 이젠 가야겠어. 바래다줄래?
…………
유생의 말에 모두 침묵을 지켰다. 유생은 웃으며 극장 문을 향해 걸었고, 창위와 다른 사람은 유생의 뒤를 따라 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