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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베리아... 기록과 다르네. 아니, 기록보다도 더 심각해...
로제타는 엠베리아의 이형의 몸을 응시했다. 그 몸은 마치 이야기 속의 "공포" 자체를 구현한 듯이 소름 끼쳤다.
결국 여기까지 왔네... 성가시게.
에티르... 바로 너희 눈앞에 있잖아?
그래서 항상 너희들은 승산도 없는 일들을 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거야.
에티르, 다 됐어?
라미아는 한숨을 내뱉은 후 고개를 들어 자신의 곁의 엠베리아를 바라봤다.
아직이다... 에너지가 부족하다...
지휘관, 이 소리는...
다른 잡음이 섞인 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왔지만, 이건 의심할 여지도 없이 에티르의 목소리였다.
왜 엠베리아가 에티르의 목소리를... 게다가 이 상황은... 설마 엠베리아가 이미 깨어났다고?
한 번에 그렇게 많은 질문을 던지지 마. 하지만 뭐... 답을 알려줄게. 그건 내가 에티르가 원하는 걸 들어줬기 때문이야.
원하는 걸 들어주다니...?
그녀는 퍼니싱 없이 엠베리아를 제어하는 방법을 가져다줬어. 그리고 난 앞으로의 나날 동안 그녀의 안전을 보장하기로 했지. 그녀가 이 항로 연합에 복수할 수 있도록 말이야.
복수...? 에티르, 어째서...
그 말은... 내가 너희 숲을 지키는 자에게 물어야 하는 것 같은데.
수없이 많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죄인이라고 불리는데... 너희들은 왜 아직도 연합 같은 쓰레기들을 위해 움직이는 거지?
도대체 그들을 지키는 이유가 뭐지?
이건 네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 텐데? 넌 공중 정원의 구조체잖아?
난 이 항로 연합의 탈주병이자 죄인이다. 그 다이아나라는 숲을 지키는 자와 같은 연구자의 가족이라고!
도망치는 데 성공한 거겠지. 지휘관, 전에 우리가 연구동 밖에서 방어를 펼쳤을 때를 기억해?
그건 사실 "죄인"들이 도망치는 걸 막기 위한 수단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가 이곳에서 도망쳤지.
...[player name](은)는 알아차렸나 보군. 하지만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코드 자료를 라미아에게 빼앗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되면 난 그녀와 거래할 패를 잃게 되는 거니까.
아직도 그때의 일을 기억한다. 화난 사람들이 우리 집으로 쳐들어와 나를 붙잡아 그 역겨운 건물로 끌고 갔지.
밤이면 밤마다 고통스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는 수비병으로부터 간신히 무기를 빼앗았지... 해안에서 배를 찾아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모두 잡혀버리고, 결국 남은건 나 혼자 뿐이었다. 난 뒤돌아볼 용기조차 없어 모두를 버리고 도망쳤고, 살아남았다.
바깥으로 무사히 도망쳐 나왔지만 이 세상이 퍼니싱이라는 것에 무너져가고 있었지. 그리고 난 살기 위해 구조체가 되는 걸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계속 신중하게 싸우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남았다. 그리고 드디어, 나는 기회를 잡았다.
내가 이곳에 돌아올 기회를 말이다. 이 쓰레기 같은 곳에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말이야!
이 항로 연합이 없었다면 매일 두려움에 떨면서 살지 않아도 됐어. 이 항로 연합만 무너뜨리면 승격자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어.
어떻게서든... 난 살아남을 거다!
에티르... 너도...
나도 귀찮은 건 질색인지만, 이 정도 일은 나도 약속을 지켜. 함부로 말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
물론 그 외의 사람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만.
그들이 무고하든 말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나도 처음에는 무고한 인간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누구도 날 도와주지 않았어!
으아아아아악!
의식의 바다의 융합이 다음 단계에 들어섰나... 좋았어.
에티르, 지금 "코드"로 네 기체를 가동할게. 그리고 넌 의식의 바다를 통해 모든 생체공학 로봇을 제어해 항로 연합을 무너뜨리도록 해.
라미아는 본래 이반의 목에 걸려 있었던 기기를 꺼내 확성장치 같은 것에 끼워 넣었다.
알겠어!
명령을 받은 로제타는 바로 공격했다. 곧바로 창의 끝부분에서 나온 충격파가 라미아가 있는 방향을 향해 발사됐다.
겨우 그 정도밖에 안 돼?
관통했나!?
——!!!
소리가...
그리고 드레이크의 울음소리가 공간 전체를 맴돌면서 진동을 일으키자 주변의 서로 연결된 출력 파이프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에티르, 여기에 남은 두 사람은 네가 상대하도록 해. 난 바깥으로 나가 항로 연합이 생체공학 로봇에 무너지는 걸 감상 해야겠으니까.
자신이 만들어낸 것에 무너지다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걸? 후후...
무슨... 라미아!
찾을 수 없어... 이런 유형의 적은 나도 처음이라.
응, 네 말이 맞아.
으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