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일이지? 왜 거기서 엠베리아라는 이름을 꺼내는 거야?
설마 내가 그녀를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닌가?
난 단지 그녀의 꿈에만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직접 조종할 수는 없거든.
그렇다면 저 생체공학 로봇들의 행동은 뭘 의미한다는 거지!?
네게 기회를 준다고 했지만 협력자로 삼는다고 하지는 않았어. 내가 정말 약속을 지켜주길 바란다면 너도 노력하는 게 좋을 거야.
당신...!
엠베리아, 넌 밖으로 나가고 싶지?
——
너희들... 도대체 나한테서 뭘 바라는 거야...
거점 주변의 안전을 확인한 후 로제타의 제안대로 대표 선장 슈테센을 찾아 엠베리아에 대해 물었다.
다른 단서나 답을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결과는 예상치도 못했다.
슈테센은 엠베리아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수비병을 물러나게 했다. 표정을 보니 무언가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당신들... 설마 진짜 엠베리아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는 거였어?
슈테센의 얼버무리는 태도에 에티르는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며 슈테센의 멱살을 잡았다.
윽!
그만해요, 에티르! 이 사람은 우리의 협력 상대라고요!
……
에티르는 손을 풀었지만 슈테센을 노려보는 건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엠베리아가 정말 살아있어?
그건...
상황을 파악해도 당신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여느 때의 "조수"처럼 이번에도 금방 끝나겠지...
비극이 다시 일어날 일은 없어. 전에 "조수"가 나타났을 때도 금방 끝났으니 이번에도... 아...
그러니까 그녀가 정말 살아있다는 거야?
슈테센의 끊어지는 말을 듣자 마음 속의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다.
대답해, 대표 선장. 왜 그녀의 존재를 우리한테 숨겼고,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왜 이번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 내버려둔 거야!
보기 드물게도 다이아나까지 화를 터트렸다. 숲을 지키는 자에게 있어서 엠베리아의 이름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난... 그녀의 존재를 숨길 생각은 없었어, 그녀의 존재를 숨기지 않았다고!
뭐?
이 몹쓸 일들을 저지른 건 전임 대표 선장들이란 말이다, 모든 대표 선장은 차기 선장에게 비밀을 엄수하라고 강요한다고, 이런 역겨운 일들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난 처음부터 대표 선장을 맡지도 않았을 거야.
말을 잇던 슈테센은 마치 화내는 것처럼 이쪽을 향해 외쳤다. 마치 그것들을 뜯어내고 싶은 것처럼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쯧...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약속을 지킬 생각은 없었지만 내가 말을 한다고 해도 믿어줄 사람이 있을까? 배신자가 어떤 취급을 받게 될지 너희들이 더 잘 알 텐데!
게다가 그들에게 엠베리아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리면, 항로 연합은 분명 혼란에 빠질 거다. 그리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사람이...
아니...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겠어. 이건 너희들이 알고 싶어 했으니 말해주겠지만, 절대 다른 사람에게 사건의 진실을 말해서는 안돼!
아무 답도 들리지 않자 슈테센은 중얼거리는 듯 그가 아는 모든 것에 대해 말했다.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당시 항로 연합은 엠베리아를 확실히 제압했어. "코드"로 말이야.
코드... 사전에 설정한 어떤 암호 같은 건가요?
아마 그런 걸 거다. 어찌 되었든 프로젝트의 진짜 관리자가 그 코드로 엠베리아를 영원한 잠에 빠지게 했어. 그리고 그녀와 생체공학 로봇은 이 설원의 어딘가에 가둬버렸지.
우선 말해두지만, 나도 그곳이 어디인지는 모른다.
결국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거잖아, 우릴 속인 건 아니겠지?
모르는 일을 안다고 할 수는 없지 않나? 난 단지 죽은 전임 선장으로부터 조수가 나타나는 이유가 사실 엠베리아가 악몽을 꾸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만 들었어.
악몽이 의식의 바다에 영향을 미쳐, 의식의 바다와 관련된 생체공학 로봇들이 다시 지상에 나타나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건가?
아마 이번에도 그럴 거다. 생체공학 로봇도 엠베리아라는 이름을 내뱉었으니 말이야.
악몽이 끝나면 엠베리아는 또 다시 잠에 빠지겠지. 그리고 생체공학 로봇도 그에 따라 얌전해질 거다.
그건 불가능할 겁니다.
왜지?
그 전에 한 가지 확인하고 싶은데... 수석님, 합류 전에 생체공학 로봇들이 가득 찬 에너지 탱크를 운반하는 걸 본 적 있나요?
네. 방금 그 일을 급하게 확인하러 갔었는데, 거점 내에 비축된 에너지 탱크를 거의 반이나 털어갔더군요.
특별한 기체를 가동하려는 의도겠죠.
설마... 잠깐, 그 에너지 탱크를 엠베리아가 있는 곳으로 옮기고 있다는 건 아니겠지...
아니면 그들이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가져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 엠베리아가 깨어날지도 모르겠네요.
그... 그럴 리가 없다. 그녀가 깨어난다면, 그 괴물이 깨어난다면, 지금의 힘으로는 그녀를 이길 수 없어. 그녀는 분명 우리 항로 연합에 복수할 거라고... 이건!
슈테센은 말을 이을수록 초조해하며 바로 배가 있는 곳을 향해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로제타가 곧바로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길지 질지는 싸워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되돌릴 기회가 있어. 그 코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거야?
...연구동... 너희 숲을 지키는 자라면 알고 있겠지? 구조체 개조가 이루어진 그곳 말이다.
그 안에 자료가 남아있을지도 모르니 어서 그쪽으로 가보도록 해. 코드만 찾아내면 엠베리아를 다시 잠재울 수 있어.
...그녀가 부활하든 안 하든, 코드만 있다면 우리가 영구적으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어...
응, 함께 가자고 할 것 같았어.
이건 시간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일이야.
네, 수석님. 다른 구조체들을 가능한 한 많이 데리고 돌아와 예정한 방위선을 세우도록 할게요. 그리고 함께 그 중요한 코드를 찾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