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직, 우지직, 우지직.
1톤에 달하는 몸이 눈밭에 깊은 자국을 남기며 앞으로 나아갔다. 마치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옮겼다.
우지직, 우지직...
지휘관, 괜찮아?
……
지금 내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로제타가 말한 [아머], 극지 기계 병사이다. 그러나 지금 내 모습은 '내가 타고 있는'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선장 슈테센은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극지 기계 병사 아머를 준비해주었다. 그리고 아차 하는 사이 로제타에 의해 그 안으로 밀려들어 가 버렸다.
그레이 레이븐에게 지휘관을 지킬 거라고 약속했으니까.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거야. 항로 연합의 일부 어부들은 이 아머로 심해 작업을 하기도 해.
난 운수가 별로라서... 방금 전 수송기가 추락한 것도 나 때문일지도 몰라. 그러니 사전에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야.
응. 운이 안 좋아서... 미안.
미신과는 다른 직감이라고 생각해. 아무튼 준비를 든든하게 하는 건 나쁜 일이 아니잖아.
그래도 역시 좀 더 많은 인원을 데려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리가 맡게 된 건 비교적 작은 구역이지만, 그래도...
젠장... 쓰레기 같은 로봇들!
이쪽의 대화를 끊은 건 누군가의 분노한 소리였다. 로제타와 소리가 난 방향으로 시선을 옮기자 무장한 어부들이 생체공학 로봇과 싸우고 있는 게 보였다.
자신의 땅은 자신의 손으로 되찾아야지. 고철 주제에, 썩 꺼지라고!
크윽!!!
저런 사람이 있을 거라는 짐작은 했어... 저 어부들도 참...
로제타는 바로 무기를 뽑아 들어 구조하러 돌격하려고 했지만 그녀는 빛나는 날개를 펼친 후 곧바로 다시 거뒀다.
지금은 네가 지휘관이니 명령을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해서.
알겠어. 로제타, 출격!
알겠어. 로제타, 출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