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선 여러분들의 계획에 방해를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죠.
하지만 이는 루나 아가씨의 뜻이니, 이해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우린 순환 도시 때와는 달라졌어.
이번에 넌 우릴 막을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런가요? 저 또한 그 전과는 달라졌는데요.
——Laguz
롤랑과 마찬가지로, 가브리엘의 말도 모든 사람의 통신 채널에서 울려 퍼지고 비틀린다.
다만 가브리엘의 말의 위력은 롤랑보다 강했고, 낮은 소리는 대원들의 의식의 바다에서 메아리를 쳤다.
대원들은 채널에서 들려 오는 시끄러운 소리를 참을 수 없어, 자세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카무만이 어떻게든 저항할 수 있었던 것 같았지만, 가브리엘의 목적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이 가브리엘에게 잡혔다.
어리석기 그지없군요. 인간은 늘 자기 무덤을 파고 있죠.
미래에 퍼니싱이 사라지는 그 때, 인간들은 자신들의 수호자로서 신봉해온 구조체들을 헌신짝처럼 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루나 아가씨의 뜻이니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게다가 제가 보기엔 인간들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존재이죠, 인간들은 퍼니싱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
점점 질식되어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물론, 전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원한은 없습니다.
다만 당신들은 조만간 퍼니싱에 의해 도태 될 불쌍한 존재일 뿐이죠.
모든 것이...사라지면, 오직...승격 네트워크의...비호 아래 있는 사람 만이...생존할 것입니다...
시야는 점차 검게 변하였고, 눈앞에 있는 가브리엘의 말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이것으로... 끝인건가...
……………………?
어이, 처참해 보이네.
?
계획대로 움직여.
순간 네 발의 공중 유탄이 가브리엘의 머리 위에서 터졌다.
이 날파리 같은 놈!
이번에 너를 공격한다고 말한 적 없어! 멍청아!
눈앞에서 빛이 번뜩 하더니, 어두워졌던 시야가 선명하게 보였다.
귓가에서 맴돌던 소음도 사라졌다.
일어날 수 있겠어?
그녀의 요구에 응답하려 하지만, 손과 발은 뼈가 빠져나간 듯 아무런 반응이 없다.
쯧, 인간은 역시 너무 약해.
눈앞의 그림자가 허리를 숙이고, 엎어져 있는 몸을 뒤집었다.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겠지만... 미리 말해주자면 웬만한 고통은 그냥 참는거야.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거야.
그림자는 막대기 모양의 물건을 꺼내더니 가슴을 향해 힘껏 찔렀다.
베라!
그만 떠들어, 얼른 의료병한테 뒤처리를 하라고 해.
내가 금방 아드레날린을 주사했어, 안그랬다면 [player name] 는 10분 이내로 죽었을 거야.
의료병에게 CPR 설비가 있겠지? 그럼 [player name](이)가 호흡을 회복하는 일은 너희들에게 맡길게.
……?
얼른! 난 인간에게 하는 CPR 설비 같은건 없어, 농담이 아니야.
네, 네!
...왜 우릴 도와주는 거야?
[player name] 말하는거야?그냥 겸사겸사야.
메인 디쉬는…… 지금부터인걸!
베라는 칼을 뽑아들고, 공중 유탄의 충격 속에서 회복 중인 가브리엘에게 향했다.
미안하게 됐어. 덩치 큰 녀석. 너는 상사에게 명 받은 일을 하고 있는 거겠지만, 널 죽이는 게——내 일이거든.
....어리석군요.
좋아. 네가 묵인한 것으로 여기지.
아무튼 네가 다른 곳에 한 눈을 판다면, 난 뒤에서 너의 머리를 베어버릴 거야.
고마워할 필요 없어. 내 실력은 꽤 괜찮거든.
……
가브리엘은 더 이상 말이 없었지만, 싸울 상대를 베라로 정한 것 같았다.
아하하, 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럼 서로 근사한 아픔을 느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