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고 긴 터널을 따라 카무는 끊임없이 지하로 내려가고 있다.
얼마 후, 넓은 공간이 카무의 눈 앞에 펼쳐졌다--
...쯧.
누가 알았을까, 워터파크의 지하에 이토록 큰 공간이 있었다는 것을.
카무는 공중에 있는 한 파이프를 잡고 속도를 줄이더니 가볍게 착지했다.
카무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이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발견한다.
자동 생산 라인이 거대한 엔진을 에워싸고 있고, 이따금씩 기계 사이로 흐르는 진홍색 전류가 내부 연료가 무엇인지를 가늠케 해주었다.
——여기에는 인간이 흡입하면 즉사할 수 있는 농도의 퍼니싱이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카무는 도리어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쯧, 보아하니 롤랑 그 자식의 말이 전부 헛소리인 건 아니네.
——혼잣말을 해도 메아리가 없는 것은 예측했던 일이야.
공중 정원으로 데려가 긴급 조치를 하지 않으면, 카무이의 기체가 작동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의식 자체도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어.
……
...서둘러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