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서라고요...
전투력을 잃은 루시아를 보며, 알파는 모든 흥미를 잃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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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마지막 기회야...
이렇게 번거로워질 줄은 몰랐군.
알파는 다시 승격자의 힘을 손가락 끝에 모아 기계 외뿔고래의 긴 뿔에 조준했다.
윽...
음?
루시아가 계속 무의미한 저항을 하고 있는 줄 알고 돌아선 알파의 눈에 놀라온 광경이 펼쳐졌다.
바로 이미 완전히 침식체가 되어버린 로제타였다. 그녀는 퍼니싱의 통제를 받아 다시 일어섰다.
그러면서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이미 중상을 입은 루시아를 향해 장창을 들었다.
젠... 장...
루시아의 현재 상태로써는 절대 그녀의 일격을 피할 수 없을게 뻔했다.
……
기계 외뿔고래의 눈을 바라보던 알파는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승격자의 힘을 거두었다.
――!
장창이 손에서 벗어나 어마어마한 힘을 뿜어내기 직전이었다!
그와 동시에 알파도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앗?!
루시아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로제타의 장창은 원래 공간을 관통해 어마어마한 소리를 내며 먼 곳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알파에게 안긴 채, 눈밭을 따라 한참을 비행하다가 함께 뼈를 깎을 정도로 차가운 바닷속으로 추락했다...
루시아와 알파는 조용하고 깊은 바닷속에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읍!
루시아가 발버둥 치려 하자 알파는 그녀의 행동을 막았다.
그리고 나서 루시아의 귓가에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
……
알파는 또다시 루시아를 향해 야릇한 웃음을 지었다.
그런 뒤에 그녀를 놓아주고, 몸을 돌려 해수면을 향해 헤엄쳤다.
해수면 위로 올라온 후.
알파는 얼어붙은 머리카락 위의 얼음 조각을 털어냈다.
윽...
침식체로 진화하고 있던 로제타는 빙판 위에서 계속 루시아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로 기계 외뿔고래가 반항을 멈추고 천천히 바닷속으로 침몰하고 있었다. 이제 외뿔고래도 그녀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없었다.
……
알파는 자신의 방식대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럼 이제부터 내가 뒷수습을 좀 해야겠네. 이대로 둔다면...
알파는 드디어 자신의 모든 힘을 방출했다.
으악!!
로제타는 마치 피비린내를 맡은 사자처럼 바로 시선을 그녀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