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와 로제타의 전투로 인해 이미 파괴되었던 항구가 더 엉망이 되고 말았다.
우리의 항구가...!
젠장... 이 괴물들!
근데 저기서 여유롭게 대화나 나누고 있다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가를 치르게 만들겠어!
지휘관님, 저쪽에 있는 적과...
한 번 더 겨뤄보고 싶어요.
제가 그 전투 전용 기체를 사용한다면...
——긴급 지령 접수 완료——
——의식체 루시아 전용 기체 [여명]이 발사 단계에 진입합니다——
——도착 시간 계산 중입니다——
너와 이 외뿔고래 사이에는 강렬한 의식 연결이 형성되어 있고...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유지할 수 있지.
그럼 침식체 무리가 곧 몰려올 거란 소식을 너도 미리 알고 있을 텐데?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아직 철수도 하지 않았고, 네 동료들도 나타나지 않았어. 그렇다는 건...
넌 이곳의 인간들을 이미 포기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심연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걸 지켜볼 생각이었지.
네 목적은 처음부터... 이 외뿔고래 하나뿐이었어.
……
괜히 오해하지는 말고.
우리가 똑같은 걸 노린다는 건,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이라 생각해.
그리고 모두 깨달은 거지. 인간들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알파는 시선을 돌려 근처의 북적이는 인파를 바라보았다.
저것 좀 봐. 자기들의 운명을 위해 쟁취하려는 의지도 전혀 안 보이잖아.
펑——!
한 항구 주민이 알파를 향해 작살포를 발사했고, 그녀는 가볍게 손으로 잡아버렸다.
망할 괴물 같으니, 죽어!
……
항구 주민들이 두 번째 발사를 준비하기 직전, 알파가 손에 든 작살을 던졌다.
그녀의 손끝에 적색 전류가 감돌았고, 천둥이 내리치는 순간 그 주민은 몇 미터 밖으로 밀려났다.
으악...!
퍼니싱 침식 증상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졌다.
지휘관님! 지금 당장 저 사람에게 치료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날 건드리지 마! 이 망할 구조체야!
참 구제불능이군요.
리!
전장에는 흔히 거부반응을 보이는 부상자들이 있기 마련이죠, 그래도 구조가 가장 중요해요.
이런 상황에서 부상자를 진정시키는 게 우선이에요...
리브가 면역 혈청을 하나 꺼냈다.
지금 바로 면역 혈청을 주사하면 침식 증상이 사라질 겁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정체 불명의 주사를 맞을 순 없어...! 우리 쪽 의료진을 데리고 와!
어부는 리브의 손을 뿌리쳤다.
아!!!
저희 지휘관님께서도 사용하시는 혈청입니다. 괜찮습니다.
혈청이 항구 주민의 몸에 주입되고 방금 전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는 안정을 되찾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항구 주민의 감염 증상도 점차 완화되기 시작했다.
윽...
치료는 끝났습니다. 일단 모시고 돌아가 푹 쉬게 하세요.
그 와중에 상황을 살펴보던 항구 주민들은 또 알파를 향해 작살포를 들었다.
이 모든 걸 바라보던 로제타는 들고 있던 장창을 더 힘껏 쥐었다.
그녀는 사람들을 향해 돌아섰다.
이런 멍청한 것들!
단결, 규칙... 북극에 살고 있던 인간들 중 일부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천연 차단막의 보호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야.
그 어떤 외부인들도 당신들보다 이 세상의 잔혹함에 대해 훨씬 더 잘 알고 있을걸...
당신들은 자신이 어떤 적을 상대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내 말 잘 들어!
신무르만스크 항구는 이제 곧 침식체 무리에 의해 잠식될 거야.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여길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해.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충고야...
하지만 항구 주민들은 분노의 사격으로 로제타의 발언에 대한 대답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