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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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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달콤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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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로 카페

공중 정원

10:00

축제는 언제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이는 전투 준비로 바쁜 공중 정원이라 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름답게 피어난 장미, 곳곳의 핑크색 리본, 진열되자마자 동이 초콜릿... 이 모든 것이 밸런타인데이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시각, 커피숍 앞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지휘관님, 마실 건 정하셨나요?

이걸로 주문하시면 오늘 밤의 수면을 포기하셔야 할 거예요.

판매 1위 커피는 햇볕 아래서 배를 드러내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나른한 아기 고양이를 떠올리게 하네요.

저도 이걸 추천하려고 했는데, 지휘관님 말투가... 뭔가 좀 아쉬워하시는 것 같은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요. 어째서 자주 오는 이 커피숍을 촬영 장소로 고르신 거예요?

그럼, 지휘관님의 판단을 믿어볼게요.

그럼, 지휘관님의 뜻에 따라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을 기다려 볼게요.

커피숍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죠.

구조체인 리브는 식사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음식의 향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커피 향은 리브에게 황금시대의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그 시절, 리브의 아버지는 영국산 본차이나 잔에 황금빛 에스프레소를 담아 하루의 일을 시작하곤 했고, 그의 어머니는 애프터눈 티를 준비하여 티 트레이에 놓아두곤 했는데, 그중 라테와 디저트는 정원의 단골손님이라 불릴 정도였다.

반면 지휘관은 달랐다. 그는 사무 구역의 커피를 한 잔씩 홀짝이면서, 작업 구역에 묶인 지박령처럼 원망스러운 눈으로 화면을 노려보며 피로와 졸음을 버텨내고 있을 뿐이었다.

지휘관님은 휴게실 쪽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는 건, 유료라면 그렇게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실 거란 말씀이신가요?

공중 정원은 파산하지 않겠지만, 지휘관님의 건강검진 보고서에 문제가 많아질 것 같네요.

지휘관님의 건강은 저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사항이거든요. 아주, 아주 중요하다고요.

좋아요. 그럼... 이 "기억상실"도 "오늘의 한정"인가요?

리브는 고개를 숙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고, 옆에 있던 지휘관은 카메라를 들어 소녀의 보기 드문 표정을 포착했다.

안녕하세요, 어떤 걸로 주문하실 건가요?

안녕하세요, 밸런타인데이 커플 세트로 부탁드려요.

네. 지금 이벤트에 참여하시겠어요? 두 분이 함께 큰 소리로 한정 음료 이름을 외치고 하트 전투 포즈를 취해 주시면, 특별한 보상을 받으실 수 있어요.

점원의 정성 어린 초대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리브는 거절하려 했다가, 무의식적으로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긴장과 기대가 뒤섞인 기분 때문에, 마음속이 머릿속이 탄산음료처럼 살짝 부글거리는 것만 같았다.

지휘관님... 참여해 볼까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건 여전히 낯설지만, 지휘관과 함께라면 그녀는 왠지 안심이 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질문이 아닌, 초대에 가까운듯했다.

지휘관은 리브의 행동을 모방하며, 손을 꽉 쥐고 가슴 앞에 두면서 힘내라는 제스처를 보냈고, 진지한 표정을 한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 사람들의 미소 어린 응원 속에서 둘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이벤트 구역으로 이동해 도전하기 전에 연습을 시작했다. 오늘의 첫 번째 도전자가 바로 지휘관과 리브였다.

우선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쳐 주세요.

리브는 큐카드를 들고 있었다. 분명 간단한 지시와 문자들이었지만, 몇 번이나 용기를 내어 입을 열어 보았으나, 정상적인 음성조차 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발끝을 쳐다보았다.

보아하니 여성분은 준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네요. 그럼, 남성분이 먼저 연습해 주시겠어요?

네, 아주 좋습니다! 그럼, 이름을 크게 외쳐 주세요.

문구가 적힌 지시판을 보자마자 조금 전의 기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리브의 당황한 모습과 점원의 열정을 떠올리며 도망칠 수는 없었고, 겉으로라도 침착한 척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상황이 되었든 임무 완수는 중요했고, 이를 위해 누구나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지휘관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자신을 계속 다독였다.

지휘관의 우렁찬 선언과 함께, 주변은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가 이내 예의 바르면서도 품위 있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런 상황에 익숙하면서도 직업의식을 갖춘 점원은 냉정함과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유일무이한 치즈 딸기 해피 커피님, 목소리가 커서 아주 듣기 좋네요. 연습을 참 잘하셨어요. 호흡도 끊기지 않았고요, 다음엔 동작도 잊지 말고 해주세요.

손님, 구호에 달콤함과 확신이 더해진다면 효과가 훨씬 좋아지지 않을까요?

그럼, 저는... 유일무이한...

지휘관의 "쇼 타임"이 끝나는 순간, 그 기세에 압도된 리브는 두 눈을 꼭 감더니, 용기를 한껏 끌어모은 듯 곧바로 뒤이어 구호를 외쳤다. 힘껏 팔을 휘둘러 기세를 더해 봤지만, 별 소용은 없었다.

아이스 민트...

지휘관은 리브의 팔을 살짝 붙잡으며 조금이나마 용기를 전해 주려 했다.

언제나 확고한 선택과 함께한다고 느끼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이러한 확신은 이 세상을 향해 "저는 혼자가 아닙니다"라고 큰 소리로 선언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돼 주었다.

주변에서 웃고 떠들던 사람들도 리브의 진지함에 이끌려 차분해졌다. 특히 맨 앞줄에서 지켜보던 쿠로로 카페의 마스코트는 더욱 진지한 모습이었다.

지붕을 날려 버리는... 탄산수입니다.

리브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고, 마지막에는 살짝 갈라질 정도가 되었다. 그때 리브는 갑자기 눈을 뜨며 뺨을 붉게 달아 올리고 콧등을 살짝 찡그렸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뛰어난 표현을 흐리게 하지는 않았다.

지휘관님, 제가... 해냈어요.

지휘관은 리브를 다독여주었다. 가장 위험한 전장에서조차 이렇게 직관적으로 서로 의지하는 힘을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좋아요. 그럼, 이제 정식 도전입니다. 두 분은 서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 상태로 자신감 있고 자연스럽게 하트 도전 포즈를 취하고 구호를 외쳐주세요. 그리고 진지한 표정도 잊지 마세요.

쿠로로 카페의 안팎은 즐거운 분위기로 가득했다.

도전 1단계는 리브가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고 지휘관에게 "무자비한 도전"을 선언하는 거였다.

리브의 목소리가 조금씩 작아져 마지막에는 들리지 않을 듯했지만, 발음은 또렷했고, 음색도 맑아 완벽에 가까웠다.

도전 2단계는 지휘관이 양손을 모아 얼굴과 평행하게 들어 올린 다음, 총을 겨누는 자세로 리브를 향해 사격하는 시늉을 하는 거였다.

지휘관은 온 힘을 다해 냉정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리브로부터 날아온 "정체불명의 치명타"를 받아냈다.

도전 3단계에 이르자, 리브와 지휘관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원래 치열하게 대립해야 하는 상대였지만, 둘은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리브는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등을 돌렸고, 지휘관은 한 손으로 조준 자세를 유지한 채 다른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허둥지둥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상황이 통제 불능이 되기 직전, 둘은 쿠로로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 순간은 도전 실패 사진으로 남아 둘의 기념품이 되었다.

사진이 정말 잘 나왔네요. 지휘관님께서 이곳을 촬영 장소로 고르신 이유를 이제 알겠어요.

화려한 무대나 억지로 부여된 의미도 필요 없었고, 전투의 무게나 장황한 설교도 필요치 않았다.

사진 속의 우린 아주 평범해 보이잖아요. 마치 일상을 함께 보내는 두 사람처럼요. 일하거나 전투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네요.

가끔은 정말 그날이 온다면, 저와 지휘관님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 보곤 해요.

<size=40>지구 탈환 후의 재건 작업? 꽃집 차리기? 아니면 그레이 레이븐 소대와 함께 우주여행 계속하기?</size>

<size=40>산속 장원에서 은거 생활? 지휘관과 함께 다양한 풍미의 커피를 맛보기? 고향에 돌아가 가족들 만나기?</size>

<size=40>어쩌면 지금, 행복에 대한 상상이 너무 빈약할지도 모른다</size>

<size=40>하지만 지금부터 출발한다면, 언젠가는 분명 지휘관의 발걸음에 닿을 수 있을 것이다.</s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