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찰칵! 셔터 소리가 귓가에 끊임없이 울렸다. 지휘관의 앞에 서 있던 베로니카는 카메라를 든 채 촬영에 몰두했고, 시선은 한순간도 뷰파인더를 떠나지 않았다.
오후 내내, 지휘관은 보육 구역의 가장 높은 곳에 선 베로니카의 곁에서 그녀가 아래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런 높이에서 이토록 오래 머무는 건 처음인 것 같았다. 여기서 내려다본 풍경은 모형처럼 작고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이쪽 방향과 높은 각도의 사진은 거의 다 찍었어.
다음은 좀 더 가까운 초점 거리로 바꿔서, 방금 봤던 풍경을 전부 다시 촬영할 생각이야.
지휘관의 미묘한 표정에서 무언가를 읽어낸 듯, 베로니카는 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 얼굴로 가까이 다가왔다.
왜 그래?
아... 그렇구나.
베로니카는 주위를 둘러본 뒤에야 지휘관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은 편안하고 안전한 전망대가 아닌, 보육 구역 내부에 위치한 고공 정비 플랫폼인데, 공간이 워낙 좁아서 두 사람만 겨우 설 수밖에 없었다.
지휘관은 베로니카의 촬영을 방해하지 않으려 조용히 곁을 지키고 있었다.
상황을 파악한 베로니카는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등 뒤의 날개를 펼쳤고, 지휘관을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지금은 좀 어때?
너도 내가 찍은 사진을 봐야 하잖아, 이쪽으로 좀 더 와봐.
베로니카는 두 손으로 카메라를 조작하면서, 여유롭게 꼬리로 지휘관의 허리를 감싸 더 가까이 당겼다.
그녀와 밀착되자, 그녀의 온기가 느껴졌다.
이 "2인 인증샷 이벤트" 말이야, 완성도가 어느 정도 된 것 같아?
베로니카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손끝으로 같은 재질의 카메라를 가볍게 만지작거리며 사진들을 하나씩 넘겨 보았고, 표정은 다소 혼란스러워 보였다.
2인 요소라면... 우리 둘이 있으니 조건을 달성했고.
인증샷도 찍었어. 그리고 다양한 각도와 조명을 고려해서 보육 구역의 풍경을 모두 담아뒀거든.
분명 "요구"대로 했는데도... 어딘가 이상해. 뭔가가 빠진 것 같아.
지휘관의 대답을 들은 베로니카는 고개를 들더니, 손에 쥐었던 카메라를 내밀었다.
그래서 말이야, [player name], 사진에 대체 뭐가 "부족"한 걸까?
베로니카에게서 카메라를 받은 지휘관은 섣불리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대신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응? 뭘 하려는 거야?
베로니카는 무의식적으로 더 가까이 다가왔고, 눈에는 진지함이 가득했다. 마치 지휘관의 표정을 통해 속마음이라도 "해독"하려는 듯했다.
찰칵! 베로니카가 가까이 다가온 순간, 지휘관은 다른 손으로 셔터를 눌러 그 순간을 담았다.
시간은 이미 해가 질 녘에 가까워졌다. 베로니카는 석양을 등지고 서 있었고, 머리카락 끝은 미풍에 흩날리며 햇빛에 녹아든 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휘관을 바라보던 그녀의 눈엔 조금 전의 진지함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 담겨 있었다.
지휘관은 방금 찍은 사진을 카메라 스크린에 띄운 뒤, 베로니카에게 카메라를 건네주었다.
이제야 알겠어. 바로 네가 말한 그 부분이 부족했던 거야.
서로 소통했던 시간이라... 그러고 보니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이 부족했던 거잖아.
어서 카메라를 봐. [player name].
베로니카가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빠르게 눌렀고, 그러면서 여러 각도로 나란히 서 있는 둘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았다.
베로니카는 사진마다 다른 모습을 담으려는 듯 셔터를 누를 때마다 날개와 꼬리의 자세를 새롭게 바꾸었다.
말한 대로 했는데도 문제가 있네.
촬영을 마친 후, 베로니카는 날개를 접었다. 방금 전의 편안한 표정은 어느새 사라졌고, 그 대신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런 쪽은 아니야.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는 한, 뷰파인더 안에 우리와 뒤편의 풍경을 한꺼번에 담을 수가 없어.
우리가 지상 풍경과 너무 떨어져 있어서 그런 것 같아. 그러니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 방금 확인해 봤는데 이 카메라에 5초 지연 셀프타이머 기능이 있더라고. 그 정도면 우리가 "고속 하강"해서 적당한 위치로 가기에 충분해.
"고속 하강"하는 동안 알맞은 거리를 잡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간단해. 널 안고 여기서 같이 뛰어내리면 돼. 자,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5, 4...
베로니카는 지휘관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셀피 모드로 설정한 카메라를 재빨리 위로 던졌다. 그러자 카메라가 공중에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꽉 잡아!
지휘관은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순간 몸이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베로니카는 날개를 접으며 지휘관을 끌어안았고, 둘은 함께 플랫폼에서 뛰어내려 빠르게 하강했다.
빠르게 떨어지는 동안, 지휘관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본능적으로 베로니카를 꼭 붙들고 있었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와 함께 지휘관의 시야 속 모든 것이 빠르게 변했다. 그러면서 모형처럼 보이던 아래의 풍경이 순식간에 커다랗게 다가와 지면이 눈앞까지 가까워졌다.
지금이야!
귓가를 스치던 바람 소리가 갑자기 바뀌었다. 그것은 베로니카가 공중에서 날개를 펼치며 바람을 가르는 순간의 소리였다.
추락하던 지휘관의 몸이 순식간에 멈췄다. 베로니카는 날개를 펼치는 순간 능숙하게 자세를 잡고는 지휘관을 뒤에서 꽉 안았다. 그녀의 펼쳐진 양 날개 덕분에 둘은 공중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란히 날며 공중에 머무는 순간, 지휘관을 꽉 끌어안은 베로니카는 둘의 몸을 돌려 함께 하늘을 바라보게 했다. 그때 지휘관의 시야에 그들과 같은 속도로 낙하하는 카메라가 보였다.
지금이야. [player name], 같이 렌즈를 보는 거야.
가벼운 셔터 소리와 함께, 이 순간과 석양 그리고 발아래 펼쳐진 보육 구역의 절경이 영원히 기억될 한 장면으로 담겼다.
그 후, 카메라는 공중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낙하 곡선을 그리며 정확히 베로니카의 손 위에 떨어졌다.
어때? 생각한 것만큼 복잡하지는 않았지? 오늘의 서프라이즈가 마음에 들어? [player name]?
괜찮아. 아직 익숙하지 않은 거라면, 내가 더 안정적으로 날아 줄게.
베로니카는 몸을 돌려 평소의 비행 자세로 돌아갔고, 지휘관의 시야에는 지평선 너머로 저물어가는 석양이 모든 것을 선명한 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마음속에는 더 이상 조금 전의 "고속 하강"한 여운이 남아있지 않았고, 스쳐 지나가는 산들바람 속에서 베로니카의 말대로 눈앞의 풍경이 지닌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베로니카는 한 손을 비워 방금 받아낸 카메라를 지휘관의 옷자락 안에 넣어주었다.
잘 보관해 둬. 돌아가면 조금 전에 같이 찍은 사진으로 기념품을 만들러 가자.
지휘관의 시야 끝으로 베로니카가 미소 지으며 답하는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베로니카의 양팔에서 전해지는 감촉과 함께, 그녀가 품 안의 지휘관을 좀 더 꽉 끌어안았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지?
어디든 상관없어. 가고 싶은 곳이라면... 지금처럼 얼마든지 함께 가 줄 수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