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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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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리크 달콤한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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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정원

상업 거리 옆길 양쪽

지휘관님, 촬영이 완료되었어요.

파란 머리의 메이드가 손에 든 구형 CCD 카메라를 천천히 내리자, 수백 개의 픽셀로만 이루어진 저해상도 스크린에 서서히 인물 사진이 나타났다.

30분 전부터 지금까지 상업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어디에서 찍든 어떤 포즈를 취하든, 오블리크는 프레임 가득 지휘관의 얼굴을 담은 정면 인물 사진만을 찍고 있었다.

스크린 속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정갈한 인물 사진은 그대로 파오스 입학 신청서에 붙여도 될 것처럼 보였다.

죄송해요. 제가 임무를 잘못 이해한 것 같네요.

오블리크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작전에 임하는 듯 진지해졌다.

이 복장이 너무 편해 보여서 대외적인 모습으로 적합하지 않은 걸까요?

그렇다면 지휘관님께 어울리는 예복을 새로 디자인해 드릴게요.

명확한 지시를 내려 주시면, 그에 맞춰 다시 촬영할게요.

지휘관은 오블리크가 꽉 쥐고 있던 금속 외장의 전자 기기를 조심스레 가져가면서,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고자 했다.

보이는 게...

오블리크는 지휘관의 말에 따라 시선을 옆의 그림자 너머, 더 먼 곳으로 향했다.

잠시 후, 오블리크는 눈을 감고 의식의 바다에 남아 있는 광경을 말하기 시작했다.

넓은 상업 광장이 보여요. 세일 행사 때문에 바닥에는 화물 상자들이 쌓여 있어 다소 어수선하고, 머리 위에는 푸른 인공 천막이 펼쳐져 있어요. "정오" 시간대를 재현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중에서 아이스크림 가판대가 제 시선을 끌어요. 간판에는 바닐라, 딸기, 초콜릿 세 가지 맛이 대표 메뉴로 적혀 있고, 옆에는 아이스크림을 사고 있는 모녀가 있어요.

인공 태양 빛 때문에 아이스크림이 조금 녹았지만 그 달콤한 향이 아직도 제 후각 센서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지휘관님, 제 답변이 아주 정확하고 간결했나요?

느낌이요?

오블리크는 잠시 멈칫했다. 예상 밖의 "요청"이었지만, 여전히 진지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좀 추상적인 질문이네요. 최대한 자세히 답변해 볼게요.

이런 세세한 부분들이 어린 시절의 평화로운 순간들을 떠올리게 하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 양부가 아이스크림 가판대에서 이런 아이스크림콘을 사 주신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 저는 이 향을 맡을 때마다 그날 오후의 기분이 떠올라요.

즐겁고, 안심할 수 있는 느낌이에요.

"공유"하고 싶다면... 바로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전달해야 하지 않을까요?

오블리크는 손을 가슴에 올린 채, 그날 오후 마음속에 남은 감동을 조용히 되새겼다.

이 "감동"을 전달하고 싶다면... 저는 그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조심스레 맛보는 순간을 찍고 싶어요.

아니면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콘을 건네받는 그 찰나를 담아내는 것도 좋은 구도가 될 것 같아요.

평소와 달리 다소 대담한 말을 한 오블리크는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무심코 개인적인 감상을 너무 많이 말해 버렸네요.

오블리크의 곁에 서 있던 지휘관은 그녀의 용기 있는 고백에 따뜻하게 답했다.

네.

지휘관의 격려를 받자, 메이드 소녀의 얼굴에 평소에는 보기 힘든 들뜬 기색이 나타났다.

그럼, 지금 바로 동의를 구하고 올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지휘관님.

그 모녀는 오블리크의 촬영 요청에 아주 흔쾌히 승낙해 주었고, 몇 분 뒤 소녀는 새 사진이 잔뜩 담긴 복고풍 카메라를 들고 지휘관에게 달려왔다.

성공했어요. 지휘관님!

오블리크는 스크린 속 "대작"들을 한 장 한 장 보여 주며, 말투에서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여자아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꽤 먼 거리에서 이 장면을 빠르게 찍어 봤어요.

모델이 카메라를 보지 않았지만, 의외로 구도가 상당히 좋네요.

아이의 어머니께서도 이 사진은 "생활감"이 살아 있다면서 칭찬해 주셨어요. 예술 협회 편집자의 눈에 띄어 실리게 되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지휘관님...

붉은 기운이 오블리크의 뺨에 순식간에 퍼졌고,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섰다.

아!

그러다 바닥에 쌓여 있던 상자들을 잘못 밟아서 균형을 잃었다.

죄송해요. 지휘관님.

오블리크 또한 손을 뻗어 지휘관의 손을 붙잡았다. 지휘관의 셔츠 소매가 산들바람처럼 그녀의 손등을 스쳤다.

그 섬세하고 촘촘한 바느질은 분명 오블리크의 손에서 탄생한 것이었다.

저는 계속 재봉 일을 하면서 직접 만든 옷에 제 마음을 담고 싶어요.

그리고 평화롭고 안정된 날들이 더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오블리크는 그 순간, 지휘관의 진의를 깨달았다.

수많은 그리움을 담아 왔던 바늘땀처럼, 오블리크는 사진이 시간을 담아두는 방법을 이해하게 됐다. 그리고 지휘관이 왜 자신에게 이 모든 것을 보여 주었는지도 깨달았다.

그것은 오블리크가 직접 바느질한 셔츠를 설레는 마음으로 지휘관에게 건넸던 그때의 감정과 다르지 않았다.

지휘관님, 답을 찾은 것 같아요.

다시 발을 단단히 디딘 뒤, 오블리크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몇 분 전까지의 경직된 기색은 사라졌고,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미소가 다시 얼굴에 깃들었다.

역시... "임무"를 위해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었어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지휘관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간직하는 거였어요.

오블리크는 낡은 카메라를 다시 들어 올려 뷰파인더를 눈앞에 가져갔고, 지휘관의 소중한 모습을 렌즈 너머의 작은 프레임 속에 담았다.

보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오블리크는 자신에게 이토록 소중한 것을 가르쳐 준 지휘관을 위해 그만큼 귀중한 순간을 남기고 싶었다.

지휘관님, 촬영에 다시 한번 협조해 주세요.

왠지 다음 사진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진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