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이벤트 스토리 / 별의 이야기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팔지 별의 이야기

>

인간은 단말기의 공유 좌표를 따라 북적거리는 인파를 헤치고 지정된 위치에 도착했다. 그곳은 전시회 서쪽의 먹자골목이었다.

로봇들 사이에서 발신인을 찾으려고 주변을 둘러보던 찰나, 구석에서 흔들리는 익숙한 검은색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어이,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팔지도 인간을 눈치챈 듯, 물건이 가득 실린 카트를 멈추고, 이쪽으로 손을 흔들었다.

여기서 가판대를 열 수 있다길래, 최근 "수련 성과"를 점검하러 왔지.

이거 기억나?

팔지는 카트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책자를 꺼냈다. 그것은 얼마 전 둘이 수국화 섬에서 함께 찾았던 "레시피"였다.

지난번에 가판대 열었을 때도 장사가 괜찮긴 했는데, 모리타 아저씨의 붕어빵에 비하면 뭔가 못 미치는 느낌이었거든.

그래서 전에 대원들한테서 요리 비법을 배우고,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 봤지.

이제 내 붕어빵은 헤바가 먹어도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라고.

응, 맞아. 이 자리가 딱 좋은 것 같아.

팔지가 팔을 휘두르자, 슈욱 하는 소리와 함께 등 뒤 가방에서 네 개의 동력 팔이 튀어나왔다.

그 동력 팔들은 카트 안의 식재료와 취사도구를 빠르게 정리하더니, 순식간에 잡동사니를 치우고 깔끔한 조리대를 세팅했다.

그리고 오늘 컨스텔레이션에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나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팔지는 손을 뻗어 동력 팔이 던져준 벚꽃 탄산수를 가볍게 받아냈다.

그러니까... 그냥 알바라고 생각하고 좀 도와줄래? 오늘 일 끝나면 "팔지 24시간 지원권" 한 장을 서비스로 줄게. 이걸로 언제든 날 불러. 체력 단련이든 일상 잡무든, 부르기만 하면 바로 달려갈 테니까!

치직! 팔지가 한 손으로 캔을 열어 이쪽으로 건넸다.

너 너무 욕심부리는 거 아니야?

팔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뭐, 너니까 특별히... 장사 마감 후에 48시간짜리 한정 지원권을 몇 장 더 줄게. 참고로, 빨리 안 쓰면 효력이 사라진다?

캔을 받아 시원한 탄산수를 들이켜는 것으로, 둘의 협력 관계가 공식적으로 성립된 듯했다.

팔지네 식당, 영업 시작!

안녕하세요, 다코야키 하나 주세요.

알겠어, 다코야키 하나!

팔지가 힘차게 철판을 들어 올리자, 노릇하게 익은 다코야키 6~7개가 공중으로 솟구쳤고, 동력 팔이 정확하게 접시에 옮겨 담았다.

이어서 여러 개의 동력 팔이 릴레이하듯 접시를 안정적으로 인간이 있는 배식구로 전달했다.

우와, 진짜 맛있어요!

이 가게 냄새 좋네... 수국화 섬 대표 요리? 어디 한번 먹어 볼까?

인간, 식문화, 구매, 학습...

해가 저물어갈수록, 상자째 쌓아두었던 재료도 빠르게 바닥을 드러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손을 놀리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손님이 떠나고 컨스텔레이션의 거리는 저녁노을에 물들어 있었다.

인간이 푸드 트럭의 안내 간판을 뒤집고, 냉장고에서 체리 맛 사이다 두 캔을 꺼내는 동안에도, 팔지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조리대 앞에서 뭔가 하고 있었다.

잠... 잠깐만, 거의 다 됐어.

윽!

[player name], 왜 갑자기 기습하는 거야?

팔지는 케첩 병을 잡고 돌아서더니, 반격하는 듯 인간의 뺨에 달콤한 붉은 자국을 남겼다.

휴, 드디어 완성이야. 한번 봐봐.

팔지가 내민 접시에는 먹음직스러운 오므라이스가 담겨 있었다.

포슬포슬한 노란 달걀이 밥을 감싸며 고소한 향기를 풍겼고, 그 위에 뿌려진 케첩이 석양 아래서 반짝였다.

케첩으로 쓴 글씨는 좀 엉성했지만, 무슨 말인지는 알아볼 수 있었다.

살랑이는 바람에 팔지의 은빛 머리카락이 가볍게 흩날렸다. 평소와 달리 팔지는 인간의 시선을 피하며 수줍게 고개를 돌렸다.

...

그리고 마치 운동을 마치고 숨을 고르듯, 깊게 숨을 들이쉰 뒤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player name], 알고 있지? 오늘이 그런 날이라는 거. 그리고 너도 오늘 내 초대에 응해줬잖아...

콜록! 말 끊지 마!

팔지는 헛기침을 하며, 귓가는 숨길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빨갛게 물들었다.

그, 그러니까! 아무튼! 오늘 정말 수고 많았다고!

이건 내가 정말 오랫동안 연습한 오므라이스야. 오늘 수고한 네게 주는 보상이야.

다른 사람한테 만들어 준 건 처음이야. 얼른 먹어 봐.

다 큰 사람이... 난 애 같은 놈을 상대할 줄 몰라.

근데 넌 예외야. 앞으로 이런 면을 더 수련하면 되지.

한 입 먹는 순간, 오므라이스의 신선한 맛이 입안에 확 퍼졌다. 부드러운 식감에 말로 다 못할 만큼 만족스러웠다.

인간이 아무 말 없이 계속 오므라이스만 먹자, 맞은편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던 구조체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먹기만 하지 말고, 맛 좀 말해봐.

진짜? 숟가락 줘 봐. 나도 한번 맛봐야겠어.

음, 정말 괜찮네. 오블리크가 만든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 너 진짜 먹을 복이 있네.

팔지는 자신의 요리 실력을 자찬하며, 접시에 담긴 오므라이스를 듬뿍 떠서 맛있게 먹었다.

인간은 둘만의 오래된 규칙대로, 벚꽃 탄산수 두 캔을 열어 그중 하나를 팔지에게 건넸다.

아, 맞다. 잊을 뻔했네. [player name], 건배할까?

널 위해, 그리고 우리를 위해 건배하자. 특별 데이트 데이 축하해.

건배!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팔지는 약속대로 "24시간 지원권" 몇 장을 써줬다.

그리고 인간의 손에 건네기 전에, 팔지는 의미심장하게 모든 지원권에 "48시간 내 사용 가능"이라는 특별 안내를 써넣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인간과 팔지만의 소소하고 즐거운 뒷이야기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