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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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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이타 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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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영화관 방의 문을 살짝 열자, 따스한 노란 불빛 아래 방음 카펫이 깔린 고급스러운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브리이타는 앞으로 두어 걸음 걸어가더니, 소파의 폭신한 쿠션 위로 몸을 던졌다.

음, 너무 좋다~!

모처럼 휴가니까 이런 곳에서 푹 쉬어야지.

브리이타는 소파에서 기지개를 켜며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상영기 옆으로 다가간 지휘관은 오래된 비디오테이프를 살펴보며 브리이타에게 물었다.

이 영화관에는 예술 협회에도 없는 절판된 황금시대 영화들이 많다던데, 공중 정원 상영관에서 상영하지 않았던 걸로 하나 골라볼까?

지휘관은 박스를 30초 동안 뒤적이다가, 마침내 군데군데 닳아버린 낡은 B급 영화 한 편을 꺼냈다.

제목이 <방>이란 이 영화의 표지에는 허접한 특수 효과로 만든 좀비 손이 그려져 있었고, 그 옆에는 "초저예산이 주는 극한의 공포!"이라는 이상한 문구가 쓰여 있었다.

한마디로, 망작의 기운이 느껴졌다.

가끔은 이런 리뷰도 없는 영화를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은데, 어때?

모바일 단말기로 30초 동안 검색해 보아도 리뷰를 찾지 못한 브리이타는 이내 화면을 꺼버렸다.

그럼, 틀어 볼까?

그렇게 지휘관과 브리이타는 2인용 소파에 기대앉아 정체불명의 오래된 공포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낡은 필름 탓에 화질은 더욱 흐릿했고, 뻔하디뻔한 전개에 슬슬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브리이타가 옆에 있다는 생각에, 지휘관은 정신을 가다듬으며 투영 스크린의 내용에 집중하려 애썼다.

"크어엉!"

힉!?

스크린 속 좀비의 비명과 함께, 옆에서 깜짝 놀란 소리가 터져 나왔고, 곧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브리이타가 손에 들고 있던 쿠션을 반으로 찢어놓고 있었다.

무, 무서운 거 아니야! 그냥 갑자기 클로즈업돼서 조금 놀랐을 뿐이야...

브리이타는 너덜너덜해진 쿠션을 황급히 등 뒤로 숨기며 변명했다.

그럼, 그렇게 할게.

브리이타는 수줍은 듯 얼굴을 지휘관의 어깨 뒤로 숨겼다.

미안한데... [player name], 팔 좀 빌려도 될까?

브리이타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지휘관의 어깨 뒤로 숨겼다.

아, 망했다. 나갈 때 쿠션 값 물어줘야겠네...

브리이타는 자신이 작게 중얼거린 말이 영화 소리에 묻혀 지휘관이 듣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듯했다.

와, 특수 효과 엄청 실감 나네...

아, [player name], 고마워.

잔뜩 겁을 먹은 와중에도, 브리이타는 스크린에서 차마 눈을 떼지 못했다.

어느새 그녀가 꽉 잡은 팔이 저려왔지만, 다행히도 영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분위기가 점점 잠잠해질 무렵, "팟" 하는 소리와 함께 방 안이 갑자기 어둠에 휩싸였다.

브리이타

!!?

어둠 속에서 지휘관은 순식간에 소파 쿠션 위로 밀쳐졌다. 브리이타가 지휘관의 팔을 붙잡은 채 자신의 몸으로 보호한 것이었다.

지원 부대 출신이라서인지, 브리이타의 보호 본능이 조건반사처럼 튀어나온 것 같았다. 아프다기보다는 오히려 따뜻하게 감싸안기는 느낌이었다.

브리이타

지휘관, 괜찮아?

아직 공포 영화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브리이타의 목소리에는 당장이라도 적과 맞닥뜨릴 것 같은 긴장감이 묻어났다.

지휘관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머리 위에서 전기 모터 소리가 울려 퍼졌고, 방 안은 순식간에 대낮처럼 환해졌다.

...

불빛 아래서 브리이타는 비로소 실내를 제대로 둘러볼 수 있었다.

브리이타는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꽉 쥐고 있던 주먹을 천천히 풀었다.

[player name]...? 괜찮아?

[player name], 제발, 한 잔 마시고 다 잊어줘.

사장에게 쿠션 값을 배상한 후, 브리이타는 지휘관을 근처의 바로 끌고 갔다.

바 카운터 맞은편에서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황금빛 생맥주가 건네졌다.

마시고 싶은 만큼 시켜. 오늘은 내가 쏠게!

하아... 다음엔 이런 리뷰도 없는 마이너 영화는 보지 말자.

브리이타는 의자에 푹 주저앉아, 무기력하게 미간을 문질렀다.

그래도 [player name]와(과) 같이 와서 다행이네. 다른 사람이랑 왔으면...

아니라고...

브리이타는 잠시 머뭇거리다, 더 이상 변명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깨달은 듯 고개를 떨궜다.

그래도 오늘 너랑 같이 영화 봐서... 재미있었어.

브리이타는 하얀 손가락으로 유리잔 테두리를 따라 한 바퀴 돌더니, 천천히 멈춰 인간의 코끝을 가리켰다.

좋아. 지난 일은 잊고, 이제부터 기운 내보자고!

다음에 또 영화 보러 가자!

브리이타는 이미 기분을 추스른 듯,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다른 손으로는 코끝을 가리키며 웃었다.

그 대신, 나도 네 비밀 하나 정도는 알아야 공평하지 않을까?

자, 무서웠던 기억은 날려버리고, 오늘 밤은 취할 때까지 마시는 거다!

아니야. 이건 "윈윈"이라고~

갈색 머리의 구조체는 유리잔을 들어 전해액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빈 잔을 쾅 하고 내려놓으며, 호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가 승낙한 이상, 순순히 돌려보내 주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