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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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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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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 또, 또 문제가 생겼어요!

Hola amigo! 친근한 "선전포고"가 대놓고 극장 메인 시스템 첫 화면을 장악했다. 특별 데이트 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전설적인 로맨스극 상영 이벤트가 예상대로 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어떤 침입자가 시스템의 로맨스극 상영 공간의 경로를 멋대로 바꿔놔서, 클릭하면 암호화된 이상한 장면으로 넘어가 버려요.

벌써 관객 몇 분이 그가 낸 문제를 맞히지 못해 벌칙을 받았고, 벌칙을 받은 분들이 지금 저희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어요.

Hola amigo, 이 익숙한 인사말만으로도 누구와 마주칠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인간은 그의 대담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주저 없이 연극 시스템에 들어가 위기 해결에 나섰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누군가가 어질러 놓은 난장판을 수습하는 책임을 스스로 떠맡은 것이다.

장엄한 예식장에 바그너의 <결혼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롤랑은 의자에 편하게 앉아 턱을 괸 채, 방금 연극 공간에 들어온 실루엣을 여유롭게 바라보았다.

오, 매력적인 방문객이군. 자, 문제. 황금시대의 가장 클래식한 이 결혼 행진곡은, 다음 중 어떤 작품에서 나온 것일까?

차가운 손가락이 입에 닿으며, 롤랑은 인간이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막았다.

쉿, 먼저 내 질문에 답해야지. 존경하는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황금시대에서 가장 클래식한 결혼 행진곡은 다음 중 어느 작품에서 나온 것일까?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침입자는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으려는 듯했다. 그 유일한 선택지 뒤에는 귀여운 하트 표시까지 붙어있었다.

축하해. 아슬아슬하게 맞혔네. 보상으로 이 막의 공연을 선보이도록 하지.

우리의 사랑은 얼마나 고귀한가요? 한 번도 만난 적 없어도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죠. 운명이 저를 당신의 기사로 선택했고, 사랑이 제 길을 평탄하게 해주어 저를 당신에게로 이끌었어요.

오늘 밤의 달콤한 향기가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의 감각을 매혹하는 이 향기는 마치 우리를 이어주는 마법 같아요. 서로의 과거를 굳이 알 필요는 없어요. 우리의 눈이 마주친 순간, 전 이미 당신을 이해했으니까요.

어때? 결혼 행진곡이 나온 오페라로 오늘 밤의 서막을 여는 거, 꽤 로맨틱하고 재치 있는 시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청년의 얼굴에 아쉬운 표정이 떠올랐다.

이런 이런, 지휘관, 규칙 위반이야. 이 이야기에서 내 이름은 금기라고.

지휘관, 지금 내가 더 사고 칠까 봐 걱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가상 세계에서는 잠시 직책과 신분을 잊고, 편하게 지내보는 건 어때?

롤랑의 장난스러운 눈빛 속에서 배경이 변환되기 시작했다. 화려한 카펫은 점차 솟아올라 대리석 테라스로 변했고, 천장은 밤하늘 속으로 녹아들었으며, 외로운 등불은 달빛으로 바뀌었다.

제 간청이 들리지 않나요? 로미오여, 당신의 이름을 버리세요. 전 이 허울뿐인 이름을 위해 온 마음을 바칠 수 있어요.

또다시 침입한 롤랑은 예고도 없이 인간을 다른 연극 공간으로 데려갔다.

오늘 밤의 두 번째 문제야. 방금 전 내가 했던 간청은 어느 이야기의 대사일까?

지휘관, 먼저 내 질문에 답해줘.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잖아.

정답. 똑똑한 아이에겐 상을 줘야지. 오늘 밤 제2막의 공연을 선보이도록 하지.

앞으로 어떤 슬픈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해도, 전 당신을 만난 이 1분의 기쁨만으로 충분해요. 이 격렬한 기쁨이 결국 격렬한 결말로 이어진다 해도요.

달빛 아래, 뜨겁게 사랑하는 연인은 나뭇잎 사이를 빠르게 지나 테라스에 올랐다. 그러고는 그의 태양, 그의 연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휘관, 그 손을 맡겨 줄래?

그 순간, 어둠이 달밤을 삼키고, 높은 테라스가 무너지며, 둘은 알 수 없는 공허와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롤랑의 등에서 뿜어져 나온 아름다운 광선은 인간의 좁아진 동공에 마치 나비의 날개처럼 아른거렸다.

롤랑의 장난스러운 미소 속에서 산과 호수의 환영이 먹물처럼 모여들었고, 이제 곧 다음 연극 공간으로 들어갈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추적자의 손이 침입자의 어깨를 단호하게 붙잡았다.

둘이 여러 연극 공간을 넘나드는 동안, 연극 시스템은 마침내 롤랑의 현실 좌표를 파악했다. 이 허상과 현실 사이의 공간이 오늘 밤 여정의 종착점이 될 듯했다.

아쉽네, 지휘관. 더 아래로 떨어지면 오늘 밤의 마지막 이야기인데... 근데 이젠 네가 거의 날 잡을 것 같으니까, 앞으로는 도망치느라 바쁠 것 같아.

그럼, 오늘 밤 마지막 질문을 허락해 줄래?

오늘은 특별한 기념일인데, 이날은 어떤 이야기와 깊은 관련이 있을까?

짧은 만남이 끝나고 이별이 다가오자, 롤랑의 눈빛에는 아쉬움이 스쳤다.

그럼, <견우와 직녀>로 오늘 밤의 막을 내리도록 하지.

뭐?

로엔그린과 엘자는 만나기도 전에 이미 서로의 영혼을 인정했다. 이처럼 서로의 진정한 정체를 묻지 않아야만, 그들은 인간 세상에서 영원히 함께할 수 있었다.

롤랑의 눈가에 미소가 번졌다. 칠흑 같은 감옥 속에서 진정한 모습을 숨긴 두 영혼은 잠시나마 함께 발을 맞춘 적이 있었다.

그렇지. 지휘관.

로렌스는 로미오가 왜 줄리엣을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격렬한 기쁨이 결국 격렬한 결말로 이어질지라도, 로미오는 그 1분 만의 행복을 위해 슬픈 결말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롤랑은 고개를 들어 아득한 어둠을 바라보았다. 이런 온라인 극본 속에서 한 쌍의 가장된 연인이 생사를 함께했었던 적이 있었다.

맞아. 지휘관.

오늘 밤의 러브 스토리라고...? 근데 만약 이게 로맨스극이라면, 현실과 허상은 사랑에 빠지면 안 되겠지. 그리고 만약 이게 논픽션이라면, 인류의 희망이 타락한 기사의 어깨에 기댈 수도 없고.

하지만 이것이 네 소원이라면, 결혼 행진곡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결혼 피날레로 끝나는 것도 잘 어울릴 것 같네.

롤랑은 잠시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황폐한 시간 속, 어느 5월의 두 번째 여름밤에 이 터무니없지만 즐거운 희극이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다행히 원만한 결말을 맺었다.

우리가 지금 정말 깨어 있는 걸까요?

사랑이란 터무니없고 혼란스러우며, 잡을 수 없는 광기이고, 어지러운 생각과 형상화된 환상이다. 이 모든 환영들은 그저 꿈속의 헛된 망상일 뿐이고, 이 지루한 이야기는 꿈처럼 허무하기만 하다.

내가 딱 알고 싶었던 건 이것뿐이야. 다음에 만나. 내 최고의 주인공이자, 작가.

끝막이야.

인간이 극장 밖으로 나오자, <한여름 밤의 꿈> 가상 포스터 등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얼굴에 내려앉은 팬지 투영의 빛 무늬는 사랑의 신이 남긴 화살 자국 같았고, 단말기에는 비올라 꽃 테마의 극장 티켓이 조용히 놓여있었다. 마치 오늘 밤의 터무니없는 환상을 증명하고 있는 듯했다.

어떤 독백도 없었다. 허공에는 바람결에 흩날리는 두 개의 얇은 비단만이 떠 있었다. 그것들은 서로를 향해 다가가 함께 춤추며, 하나가 되어 보이지 않는 오작교를 그려냈다.

안녕, 지휘관.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사랑 이야기가 너무나 고전적이었을까? 인간은 견우와 직녀의 설화가 연인이 영원히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화가 아니라는 것을 잊을 뻔했다.

그들은 영원히 이별한 연인이었고, 행성의 공전 속에서 재회의 희망을 품은 채 이별의 나날을 견뎌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