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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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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호 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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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방송

첫 번째 동작, 스트레칭 운동, 하나 둘 셋 넷...

방송 구령에 맞춰, 21호는 늑대 귀를 쫑긋 세우고, 두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지휘관, 이렇게 하는 거 맞아?

아...

불합격, 다시 하세요! 불합격, 다시 하세요! 불합격, 다시...

으으... 21호가 너 부숴버릴 거야!

폭력 행위 감지! 안전요원! 안전요원을 호출합니다!

지휘관, 말리지 마! 이 깡통 로봇이 일부러 21호를 괴롭히는 거잖아!

본 로봇은 규정에 의거하여 평가를 진행합니다. 스탬프와 상품을 원한다면, 규칙을 준수하세요!

여기는 특별 데이트 데이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이벤트 코너로, 체조를 완수하기만 하면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스탬프를 모으면 여러 가지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21호

21호는 저 커다란 늑대 인형이 갖고 싶단 말이야...

커다란 늑대 인형에 마음을 빼앗긴 21호는 의욕만 앞선 채 체조에 도전했지만, 생전 처음 해보는 만큼 결과는 처참했다.

그래서 본 로봇이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을 호출한 것입니다. 지휘관님의 지도하에 동작을 완수하면 스탬프를 지급하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물지 마세요! 로봇도 아픕니다!

나쁜 깡통!

알았어. 지휘관 말 들을게.

약속한 거다. "발차기 운동"까지만 하면 스탬프 찍어주기야.

본 로봇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어서 시작하세요!

로봇이 다시 방송을 켜자, 익숙한 체조 전주가 흘러나왔다.

지휘관, "발차기 운동" 동작, 한 번만 더 알려줘.

다행히 세 번째 순서인 발차기 운동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21호는 지휘관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복습을 부탁했다.

지휘관이 그랬지, 발차기 운동은 8박자라고.

왼발로 앞으로 세 걸음, 두 팔은 위로... 근데 세 걸음이 얼만큼이야? 21호는 보폭이 작으니까, 한 다섯 걸음은 가야 하나?

으음...

런지 자세를 자꾸 빠뜨리는 21호는 주먹을 꼭 쥔 채,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동작을 떠올리려 애썼다.

첫 박자는 왼발... 아니,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어서 런지 자세를 취하면서, 두 팔을 위로 들어 올리고.

두 번째 박자는 왼발을 앞으로 뻗어 두 팔을 뒤로 젖히고... 그러고 나서 왼쪽... 아니, 오른쪽이었나?

좌우를 헷갈리는 건 흔한 일이다. 이를 바로잡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지휘관은 21호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녀를 제자리에서 180도 돌려주며 설명했다.

처음엔 왼쪽, 그다음은 오른쪽. 맞지, 지휘관?

인정받은 21호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이번에는 흥분해서 달려들지 않고, 배운 자세를 유지한 채 마지막 구령까지 외쳤다.

여덟 번째 박자 다음에는... 다시 처음부터 반복!

이제 정말 문제없어 보였다.

잡담은 거기까지. 3번 동작 준비하세요.

들었어.

21호 꼭 해낼 거야!

안내 방송

세 번째, 발차기 운동, 시작!

준비를 마친 21호는 방송 소리에 맞춰 동작을 취했다.

안내 방송

다섯, 여섯, 일곱, 끝.

양발을 모으고 똑바로 서는 마지막 동작까지 마친 21호는 무사히 체조를 끝마쳤다.

결과는?

으음...

합격입니다.

지휘관! 21호 합격했어!

응! 스탬프 찍고, 저 큰 늑대를 전리품으로 데려갈 거야.

스탬프 하나로는 늑대 인형을 바꿔줄 수 없습니다.

체조는 꾸준함이 생명. 첫날부터 상품을 주면 누가 매일 오겠습니까? 남은 이틀도 출석해서 스탬프를 받으세요.

...

역시 나쁜 깡통!!

안전요원!

로봇

어서, 어서 이 아이를 말려주세요!

로봇

공중 정원의 지휘관님과 구조체가 본 로봇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살려주세요!

21호의 맹공에 위협을 느낀 로봇은 결국 늑대 인형을 넘겨주었다. 단, 남은 이틀 동안 21호가 반드시 체조에 참여한다는 조건을 걸고서 말이다.

이 커다란 늑대... 지휘관이 가져.

처음 이 늑대를 봤을 때부터 지휘관이 생각났어. 21호가 항상 옆에 있을 순 없으니까...

이 늑대를 21호의 분신이라고 생각해 줘. 21호가 없을 때, 이 늑대가 지휘관 영역을 지켜줄 거야.

응!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둬서, 나쁜 놈들한테 여긴 21호의 영역이라고 똑똑히 알려줘야 해.

이봐요, 거기 구조체! 내일도 꼭 와야 합니다!

체조는 싫은데.

지휘관은 커다란 늑대 인형을 선물받은 답례로, 21호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 말을 들은 21호가 잠시 멍하니 지휘관을 보다가, 이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 커다란 늑대, 벌써부터 효과가 있네, 지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