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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뢰 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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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흰 구름이 높이 떠 있는 맑고 평온한 날씨였다. 멀리에는 건물들이 차분히 늘어서 있었고, 발밑에는 푸른 잔디가 부드럽게 펼쳐져 있었다.

그 가운데 포뢰는 지휘관 어깨 위에 앉아 있었다.

으아! 지휘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지휘관 어깨 위의 소녀는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질 듯하더니, 두 손으로 지휘관의 머리를 꽉 붙잡았다.

설명서에 따르면, 최소 2미터 높이에서 10초 동안 달려야 날 수 있다고 해요.

당연하죠! 이건 로봇들이 특별 데이트 데이를 위해 만든 "태양 에너지 인상파 합금 연"이니까요. 게다가 지휘관님이 포뢰를 위해 직접 골라주신 거잖아요.

소위 "태양 에너지 인상파 합금 연"이란, 까치 모양으로 조각된 은회색 금속판이었다.

크기는 포뢰의 절반이나 되고, 무게는 그녀의 1/3이나 나가서, 지휘관은 이 연이 정말 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일단 뜨기만 하면요... 1, 2, 3... 아무튼 몇천 미터까지도 날 수 있대요!

포뢰는 신난 듯 손가락을 꼽으며 어리숙하게 숫자를 세어갔다.

근데 꼭 지상 2미터 높이에서 날려야 한다고 해서... 혼자였으면 닿지도 못했어요. 지휘관님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앗! 혹시 포뢰가 무거워서 달리기 힘드신 거 아니에요?

아니면 다른 방법을 써볼까요? 지휘관님이 연을 잡고, 포뢰가 지휘관님 발을 들어서...

문득 끔찍한 장면이 지휘관의 머릿속을 스쳤다. 140cm 남짓한 소녀가 연을 잡은 군인을 들어 올린 채 뛰어다니는 모습이었다.

음, 그렇긴 하네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포뢰는 밝게 웃으며 지휘관의 목을 감싸안았고, 다른 한 손으로 "연"을 높이 들어 올렸다.

출발!

구조체 소녀를 어깨에 태운 채 인간 지휘관은 달리기 시작했다. 상쾌한 맞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어깨 위의 소녀는 기쁨에 찬 환호성을 질렀다.

떴어요!

은회색 금속 연이 바람을 타고 천천히 떠오르더니, 둘의 놀란 눈빛 속에서 숨겨진 날개를 펼치며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우와, 점점 더 높이 날아가고 있어요...

귓가에 들리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포뢰가 쥐고 있던 연줄이 손잡이에서 빠르게 풀려나갔다. 그와 동시에, 지휘관은 어깨 위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점점 더 높이 날아가고 있어요. 점점 더... 어? 지휘관님, 제가 떠오르고 있어요!

거의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으악!

때마침 세찬 바람이 불어오자, 지휘관 어깨 위에 있던 소녀가 순식간에 날아갔다.

아찔하게 펼쳐진 하늘은 마치 심연처럼 입을 벌리고 있었고, 포뢰는 금방이라도 그 속에 삼켜질 것만 같았다.

안 돼요. 이건 단 하나뿐인 거예요!

포뢰는 여전히 연을 꽉 붙잡고 있었다.

멀어져 가는 포뢰를 붙잡자, 지휘관도 땅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휘관님, 손 주세요!

미끄러져 떨어질 뻔한 순간, 괴력 소녀가 재빠르게 지휘관의 몸을 붙잡았다. 결국 둘은 연에 매달려 점점 더 높이 날아올랐다.

석양빛 아래에서 "태양 에너지 인상파 합금 연"이 둘을 태우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었다.

여긴... 풍차 탑인가요?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올 무렵, 연이 높은 탑 위로 서서히 내려앉았다.

도시 곳곳에 불이 하나둘 켜지면서, 소녀의 발그레한 얼굴을 환하게 비췄다.

연이 우리를 이곳까지 데려온 건, 어쩌면 운명일지도 몰라요. 여기서 내려다보니... 컨스텔레이션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그녀는 방금 연에 매달려 있던 아찔한 순간을 까맣게 잊은 듯, 들뜬 표정으로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지휘관의 손을 잡고 함께 야경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네... 하지만 지휘관님과 함께라면, 포뢰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어요!

포뢰는 부끄러운 듯 살짝 미소를 짓더니,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툭 치며 어른 흉내를 냈다.

이 연은 하나뿐인 거라고요...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연은 지휘관님이 직접 골라준, 특별 데이트 데이 기념품이라고요!

포뢰는 금속 연을 꼭 끌어안았다. 지휘관은 자신이 무심코 고른 기념품이 눈앞의 소녀에게 소중한 보물이 되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특별 데이트 데이에서 이 "까치"를 놓치면, 지휘관님과 다시 만나기 힘들 것 같았어요.

포뢰는 기분 좋은 듯 눈을 지그시 감았고, 긴장으로 부풀어 있던 볼도 점차 부드럽게 풀어졌다.

근데... 지휘관님이 포뢰 곁에 없을 때도 있잖아요.

포뢰는 지휘관님의 마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아요. 이 연을 놓치지 않아서 진짜 다행인 것 같아요!

포뢰는 의기양양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풍차 탑 처마 쪽으로 폴짝폴짝 뛰어갔다.

그러니까... 지휘관님, 포뢰 옆에 앉아주세요.

컨스텔레이션의 야경이 참 아름답네요. 포뢰는 아직 지휘관님과 함께 보고 싶은 곳이 많거든요.

밤하늘은 별처럼 반짝였다. 네온사인 불빛 아래, 커다란 연을 품에 안은 소녀는 소중한 사람과 꼭 붙어 앉아 다리를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 둘은 고난을 함께 겪고, 웃고 떠들며, 다사다난했지만 따뜻한 특별 데이트 데이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