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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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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 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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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육성 센터의 밤은 유난히 고요했다.

한바탕 신나게 뛰어놀던 아이들은 지쳤는지, 모두 어른들을 따라 휴식을 취하러 갔다.

낮의 떠들썩한 웃음소리는 모두 사라졌고, 강당에는 하얀 머리 청년이 희미한 불빛 속에서 자료와 설비를 정리하고 있었다.

"반즈 선생"...?

반즈는 설비의 불빛이 닿는 구석에서 고개를 들고,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될 인간을 한눈에 발견했다.

이것만 마저 끝내고, 컨스텔레이션으로 가려던 참이었어.

좋지.

반즈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이리 와 봐. 아직 전원 안 껐어.

인간은 강당에 있는 반즈 옆으로 다가가 함께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육성 센터에서 최근에 각 지역 특색 문화 공유회를 열고 있거든. 마침 오늘이 특별 데이트 데이라,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전통문화에 관한 지식을 준비해 봤어.

"견우와 직녀", "오작교", "손재주 뽐내기" 같은 것들이야. 넌 잘 알고 있겠지?

근데 아이들은 신기해하더라고.

웹페이지가 반즈의 시선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인간은 화면을 보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곧 반즈 뒤쪽의 "화려한 땋은 머리"에 사로잡혔다.

뭐?

인간은 반즈의 땋은 머리를 앞으로 가져와 살폈다. 세 갈래로 땋았던 머리는 중간에서 네 갈래로 갈라지고, 뒤쪽에는 온갖 화려한 매듭이 장식되어 있었다. 특히 끝부분의 커다란 리본 매듭이 눈에 띄었다.

그 아이들 짓이네. 이것 좀 풀어줄래? 이러고 자면 뒤통수가 배길 것 같아서.

아, 그리고 옷 주머니도 한번 확인해 줘.

반즈는 뭔가 생각난 듯 불룩한 주머니를 힐끗 봤다.

아이들이 주위에 몰려 있었을 때, 주머니에 뭔가 들어간 느낌이 있었거든. 또 무슨 애완동물이나 생체공학 개구리 같은 걸 넣었을지도 모르니까, 한번 확인해 줄래?

한 손으로 땋은 머리 위의 핀을 풀던 인간은 머리끝을 쥔 채, 궁금한 듯 몸을 숙여 다른 손으로 반즈의 주머니를 뒤적였다.

뭐 들어있어?

뒤적이는 가운데 주머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손끝에 날카롭지 않은 물건들이 닿으면서, 인간은 자기도 모르게 보물 상자를 뒤지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저 녀석들 쓰레기도 제대로 안 버렸네...

더 없어? 오늘은 평범한 것만 넣어뒀네?

인간은 땋은 머리를 풀던 동작을 멈추고, 두 손으로 양쪽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다. 마치 코알라처럼 반즈의 등에 매달린 채, 호기심 가득한 손길로 계속 더듬었다.

어떻게 생겼는데?

또 생체공학 개구리네.

반즈가 질렸다는 듯 눈을 감으며 단언했다.

그러자 마치 반즈의 말에 응답하는 듯 주머니에서 둔탁한 "개굴" 소리가 울렸다.

다른 건 없지?

그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살짝 섞여 있었다.

인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손끝에 닿은 부드러운 털을 가진 무언가가 갑자기 격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주머니를 벗어나 "퍼덕퍼덕" 소리를 내며 강당 천장 쪽으로 날아올랐다.

새... 인가?

둘은 고개를 들어 비틀거리며 날아다니는 흑백의 생체공학 새를 바라보았다. 그 새는 천장에 붙어 거만하게 날갯짓하며, 형광등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까악까악" 하며 울고 있었다.

...

반즈는 손을 들어 미간을 짚었다.

이건 생체공학 까치야. 방금 강단에서 설명해 줬는데, 아이들이 그새 조립했나 보네.

인간의 평가에 반즈는 이마를 짚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네 적응력도 보통이 아니네.

근데 이런 생활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안 그래?

반즈의 호박색 눈동자에 희미한 빛이 스쳤다. 그는 인간이 "주머니 보물 상자"에서 손을 빼내 가볍게 털고, 다시 엉망으로 땋아진 머리를 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내가 꿈꾸던 퍼니싱 없는 삶과 비슷하다고 할까?

적당한 직업을 하나 구해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남온에서 마을 진료소를 운영하는 것도 괜찮겠네. 가끔 이렇게 강당에 들러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도 해주고, 또 그러다 보면 짓궂은 녀석들이 내 주머니에 슬쩍 선물을 넣어주기도 하고.

해가 저물면, 누군가가 마중 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그런 삶 말이야.

인간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반즈의 머리카락을 정돈한 후, "딸깍" 소리와 함께 검은색 머리핀을 다시 끼워주었다.

나, 당분간은 임무 없어.

우화절 전후의 임무들을 미리 다 처리해 뒀거든. 마침 언제 너랑 같이 남온에 갈까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근데 완이가 연락 줬으니까, 따로 확인할 필요는 없겠네.

반즈는 뒤에 있는 인간의 팔을 끌어당겨 손바닥에 코끝을 살짝 문질렀다.

오늘 밤도 함께 있을 거니까... 내일같이 아침 일찍 출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