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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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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 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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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은 코너의 5번 공을 치겠습니다. 로봇 상태 관측은 지휘관님께 맡기겠습니다.

네, 지휘관님께서 맡아주시니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합니다.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특별 데이트 데이 축제가 한창인 당구장 안, 조명이 초록빛 당구대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고, 크롬은 당구대 앞에 곧게 서 있었다.

지휘관의 앞에는 당구대와 연결된 몇 대의 감지 장비가 놓여 있었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됐는지 설명하려면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간단히 말해, 특별 데이트 데이 축제 현장의 자동 당구대 중 일부에 문제가 생겼고, 누군가가 점검을 맡아야 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지휘관과 크롬이 그 임무에 차출된 것이다.

제롬은 살짝 몸을 숙이고, 하얀 큐볼과 목표인 주황색 공을 매섭게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집중력이 담겨 있다.

다음 순간, 큐대가 힘 있게 앞으로 나가며 흰 공을 정확히 쳤고, 딱하는 소리와 함께 큐볼이 곧장 홀 옆에 있는 주황색 공을 맞혔다.

아무런 오차 없이, 주황색 공은 그대로 포켓에 빨려 들어갔다.

기계음

삑...

거친 듯한 득점 알림음이 울렸다.

그냥, 근처에 당구 좀 칠 줄 아는 자가 저뿐이라서, 제가 선택된 겁니다. 공중 정원엔 저보다 잘 치는 멤버도 많아요.

하지만 덕분에 지휘관님과 함께 당구대를 점검할 기회를 얻었네요. 이것도 저한테는 "새로운 경험" 중 하나죠.

크롬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고, 다시 다음 목표를 찾기 시작했다.

이번엔 3번 공입니다. 지휘관님, 3번이 무슨 색인지 아세요?

정답입니다. 3번은 빨간색의 솔리드 볼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운데만 색이 있는 공은 스트라이프 볼이라고 부르죠.

3번은 빨간색의 솔리드 볼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운데만 색이 있는 공은 스트라이프 볼이라고 부르죠.

크롬은 두 종류의 공을 각각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이 테스트가 끝나면, 지휘관님과 정식으로 한 게임하고 싶어서요.

그건 해봐야 아는 일입니다. 자, 그럼 승부를 위해 서둘러 테스트를 계속하죠.

공을 제자리에 놓은 크롬은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몸을 낮춰 큐대를 겨눴다.

이번엔 몸과 큐대를 거의 수평에 가깝게 낮췄다. 큐볼은 빨간 볼을 맞힌 뒤 일반적인 경우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회전을 하며 빠르게 후퇴하면서 당구대 위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

마치 큐대로 그림이라도 그린 듯, 정교하고 아름다운 궤적이었다.

물론, 목표였던 공도 포켓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그 뒤의 모든 샷에서도 크롬은 큐볼과 공 사이의 충돌 각도, 힘의 전달, 큐볼의 다음 움직임까지 정확히 계산하며 모든 공이 그의 지시에 따라 춤을 추듯 움직이게 만들었다.

크롬의 실력은 단순히 공을 넣는 정확도를 넘어,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전체의 흐름을 지배하고 있었다.

머릿속에 완벽한 지도가 그려져 있는 듯, 다음 수를 미리 설계하고 그 계획대로 유려하게 진행했다.

장비 속 목소리

저기... 테스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죠?

크롬이 마지막 검은 공을 치기 직전, 장비에서 갑자기 음성이 들려왔다.

장비 속 목소리

기억하시죠? 제가 이 점검을 부탁드린 사람입니다. 방 안에 카메라는 없지만, 당구대 원격 프로그램을 보니 이제 공이 하나만 남았더군요.

장비 속 목소리

마지막 공은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님께서 직접 쳐주시겠습니까?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장비 속 목소리

그냥 테스트에서 자주 하는 "변인 통제"같은 겁니다. 부탁드릴게요. 보상은 준비해 두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통신은 끊겼다.

주최 측도 꽤 바쁜가 봅니다... 그럼 워밍업 삼아, 마지막 샷은 지휘관님께 맡기겠습니다.

크롬에게서 큐대를 건네받고, 지휘관은 마지막 검은 공을 향해 큐볼을 조준했다.

크롬이 "정리"해둔 덕분에, 검은 공의 진입 경로는 단순한 직선이었다. 웬만해선 빗나갈 리 없는 거리다.

기계음

삑!

조심하세요, 지휘관님!

공이 들어가기 직전, 당구대에서 미리 경고음이 울렸다. 그리고 포켓 안에서 뭔가 튀어나왔다.

지휘관이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자, 크롬의 팔이 자신의 몸을 단단히 받치고 있었다. 그의 다른 손은 공이 날아온 쪽으로 뻗어 있었고, 그 손바닥 안에는 튕겨 나온 공이 쥐어져 있었다.

다치진 않으셨죠?

크롬이 제때 구해준 덕분에 머리나 얼굴을 맞는 불상사는 피했지만... 문제는 이 미묘하고 어정쩡한 자세 때문에 도무지 진지해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하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 다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지막에야 고장이 드러나다니... 이 상태로는 승부를 볼 수 없겠군요. 보고서 작성하고, 슬슬 나가죠.

오늘 밤 행사장 근처에 있는 식당을 예약해놨어요. 예전에 임무 중에 알게 된 셰프인데, 오늘은 꼭 와서 요리를 맛봐 달라고 하더군요.

이번엔 절대 문제없습니다. 제가 보증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