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딸랑... 묘회의 한쪽 구석에서 가판대 주인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흔드는 방울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해가 저물어가며 하늘이 점점 어스름해졌다. 골목길 한쪽에 자리한 작은 가판대 간판에는 네온 글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풍선 사격! 많이 맞출수록, 푸짐한 상품이 더!"
풍선 벽 옆에는 낡은 공기총 몇 자루가 놓여있었는데, 보는 순간 왠지 모르게 도전 의욕이 불타올랐다.
[player name]...
지휘관이 막 입을 열려는 순간, 둘의 말이 겹치고 말았다.
와타나베도 무심코 그 가판대를 바라본 것을 보면, 둘은 분명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나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나 보네. 그럼... 같이 해볼까?
가판대 주인은 한 감시 로봇이었고, 음성 모듈이 설치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와타나베와 지휘관이 다가오자, 녹이 슨 구식 공기총 두 자루를 말없이 건넸다.
공기총을 받아 든 지휘관은 익숙하게 안전장치를 풀고, 장전한 뒤 조준 자세에 들어갔다.
탕.
총구에서 발사된 고무탄은 제멋대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다.
다시 한 번 쏘려 했지만, 총알이 없었다. 이를 눈치챈 듯 가판대 로봇은 말없이 위쪽 네온 글자를 가리켰다.
지휘관은 그제야 간판 아래에 아주 작은 글씨로 쓰인 추가 규칙을 발견했다. "첫 발 무료, 두 번째부터는 한 발당 코인 2개, 풍선 하나 맞출 시 총알 1발을 드립니다."
이런 구식 공기총은 폐품으로 개조된 거라, 탄도가 이상할 수도 있어.
하긴, 이런 묘회에서 가판대 주인들이 꼼수를 안 부릴 리가 없지.
이런 미묘하고 불공정한 경쟁 조건이 오히려 와타나베의 승부욕을 완전히 불러일으킨 듯했다. 그는 특별 데이트 데이 코인 두 개를 탁자에 툭 내려놓고, 다른 공기총을 집어 들었다.
조준점을 이쪽으로 살짝 옮기고...
와타나베는 뒤에서 지휘관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오른손이 살짝 아래로 기울인 자세로 총을 잡도록 자세를 고쳐주었다.
격발할 때는 어깨로 반동을 살짝 잡아...
와타나베의 큼직한 손이 지휘관의 손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그는 지휘관의 손가락을 방아쇠 쪽으로 천천히 이끌었다.
와타나베의 뜻을 이해한 지휘관은 총구를 그가 알려준 방향으로 천천히 옮겼다.
잘 조준하고, 3, 2...
이내 작은 폭발음과 함께 풍선이 터졌다.
...(말없이 박수를 치며 총알을 건넸다.)
잘했어. 역시 파오스 학교 출신답게 실력이 대단하네.
긴 머리카락이 그의 한쪽 눈을 가렸지만, 입가의 은은한 미소와 말투에 담긴 자부심은 감출 수 없었다.
가벼운 한 마디 질문에 은발의 구조체는 평소의 침착하고 안정된 태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미소를 거두고, 곤란해진 듯 진지하게 한참을 생각했다.
뭘 원하는데?
미안, 지금 선물로 줄 만한 게 없어... 괜찮다고 하면, 풍선 사격 상품을 선물로 줘도 될까?
그럼 열심히 해서 최고급 상품을 따야겠네.
그럼... 이 가판대 최고급 상품을 따도록 하지.
와타나베는 지휘관의 손목에서 손을 거두고, 뒤로 한 걸음 물러서더니 자신의 공기총을 들어 올렸다.
이후의 상황은 일방적인 압도였다.
지휘관과 와타나베는 단숨에 모든 풍선을 터뜨렸고, 로봇 사장은 마지못해 진열대 맨 위에 놓여 있던 상품을 내준 뒤, 둘을 "정중히" 내보냈다.
최고급 상품은 커다란 브로콜리 인형이었다. 푹신한 꽃봉오리가 머리카락 모양으로 되어 있었고, 동근 줄기에는 까만 눈망울이 달려 있어, 마치 둘을 향해 해맑게 웃고 있는 듯했다.
지휘관이 큰 인형을 안고 다니는 게 불편해 보였는지, 와타나베는 잠시 쉬자고 제안했다. 결국 둘은 근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벤치에 앉은 와타나베는 인형 뒤에 달린 태그를 만지면서 천천히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이 브로콜리 인형은 황금시대 유명한 장난감 제조사가 디자인해서 출시한 제품이야.
이 시리즈에는 토마토, 당근, 옥수수 등 여러 디자인이 있는데, 처음 이렇게 디자인한 의도는 아이들의 편식 습관을 고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네.
그러게, 엄청 사치스러운 고민이지.
하지만... 난 그런 시대가 싫지는 않아.
와타나베는 브로콜리 인형의 ":)"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
가능하다면, 오아시스의 아이들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음식 앞에서 "싫어!"라고 투정 부릴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비록 지금 식량 부족 문제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태와는 아직 거리가 멀어.
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
와타나베는 말을 이어가며 옆에 있는 인간의 움직임이 멈춘 것을 눈치챘다. 그는 인형 얼굴을 구기고 있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진지한 표정으로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난 전혀 걱정되지 않아.
[player name], 내 이상을 믿어주는 네가 곁에 있어서, 난 그런 미래가 꼭 올 거라고 믿어.
씨앗은 이미 심었으니, 이제는 싹트기만을 기다리면 돼.
네.
다음에 시간 되면, 오아시스에 한번 와볼래?
와타나베는 손에 있던 브로콜리 인형을 내려놓고, 지휘관의 손을 꽉 잡았다.
안 온 지도 꽤 오래된 것 같네. 그동안 주둔지에 생긴 변화를 너한테 꼭 보여주고 싶어.
그리고 기념일엔 항상 네가 먼저 초대했잖아. 나도 가끔은 먼저 초대해야지.
와타나베는 지휘관의 손을 점점 더 세게 잡았고, 손바닥은 마치 불에 닿은 것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눈앞의 금빛 눈동자에는 가로등 불빛이 고요히 비쳤다.
다음엔, 어디서 만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