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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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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미 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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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 지금부터 특별 데이트 데이 라디오를 시작해 볼까? 모두 박수!

오늘은, 스튜디오에 나 말고도 특별 게스트가 한 명 더 있어. 과연 누굴까?

헤헤, 맞아. 바로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 [player name](이)야. 지휘관, 청취자들한테 자기소개 한마디 해줄래?

특별 데이트 데이 축제의 한적한 구석, 잠깐 쉬고 있던 지휘관 앞에 나나미가 불쑥 나타났다. 어디서 들고 왔는지 작은 책상까지 가져와선, 옛날 라디오 흉내를 내고 있었다.

책상 서랍은 뭔가로 가득 차 있는 듯했고,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지휘관도 처음이라 조금 쑥스러운가 봐? 괜찮아, 어차피 자기소개 안 해도 다들 지휘관인 거 아니까.

역시 지휘관, 눈치 빠르다니까.

나나미는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었다.

자~ 광고 끝! 바로 게스트 질문 코너로 넘어갈게!

어느새 또 특별 데이트 데이네. 지휘관은 오늘 뭐 하면서 보냈어?

정말? 그럼 나나미가 제일 먼저 지휘관을 찾아온 거네? 헤헤.

그럴 줄 알았어. 방금까지 쉬고 있었잖아.

그럼 본격적으로 특별 데이트 데이 이야기를 해볼까? 청취자 여러분도 알다시피, 특별 데이트 데이는 서로 마음을 전하고 고마움을 표현하는 날이잖아? 그리고 이런 기회를 상인들이 놓칠 리가 있나?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로 돈이 될 만한 상품을 만들어내지.

그래서 준비했어! 오늘의 메인 코너! 특별 데이트 데이 축제 한정 선물 언박싱"!

짝짝짝짝!

나나미는 혼자 신이 나서 입으로 박수 소리까지 내며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온갖 "선물"들이 가득 차 있었다.

음... 뭐부터 꺼내볼까? 아, 이거다!

수납장은 무슨 4차원 주머니라도 되는지, 나나미가 팔을 깊숙이 찔러 넣어도 끝이 닿지 않는 듯했다. 그러다 "슥" 하는 소리와 함께 꺼내 든 것은... 어딘가 끈적거려 보이는 물체였다.

말랑말랑 쫀득한 촉감에, 이 귀여운 외형 디자인까지! 특별 데이트 데이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이것은...

이합 생물 주물럭 샌드백!

솔직히 말해, 샌드백은 지나치게 사실적으로 만들어져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실제 이합 생물이었다. 정말 이걸 사는 사람이 있는지, 진심으로 의문이었다.

어라, 지휘관은 별로 안 좋아하나 보네... 뭐, 취향은 저마다 다른 거니까. 나나미는 이게 완판 직전이라길래 얼른 하나 집어왔거든. 가게 주인이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라고 했단 말이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나미는 샌드백을 한 대 세게 쳤다. 그러자 "이합 생물"의 인공 "내장"이 장난감 표면의 구멍들 사이로 튀어나왔다.

봐봐, 지휘관! 스트레스 확 풀리지 않아?

이것도 탈락인가 보네. 하지만 나나미는 이 정도 시련에 굴하지 않아!

자, 청취자 여러분! 다음 선물은 바로...

짜잔~ 침식체 단두대!

가게 주인이 이게 장식품도 되지만, 파티 게임용으로도 아주 좋대. 여섯 개 스위치 중에 딱 하나만 진짜 "꽝"이라서, 그걸 누르면 단두대가 바로 내려와 침식체 머리를 날려버려.

그럼 나나미가 먼저 시범해 볼게... 자, 통과! 이제 지휘관 차례.

철컥!

스위치를 누르자, 단두대 칼날이 순식간에 내리꽂히며 장난감 침식체의 머리를 몇 미터나 날려 보냈다.

나나미

보기엔 좀 이래도, 이것도 엄청 잘 팔린대. 나나미도 재밌어 보여서 샀어.

그리고 나나미가 또 다른 스위치를 눌렀다. 다시 칼날이 내려오며, 침식체 머리가 또다시 날아갔다.

날아간 머리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나나미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이것도 탈락이야?

이... 이럴 수가! 나나미가 이렇게나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는데, 전부 탈락이라니...

이렇게나 많이 준비했는데, 지휘관은 하나도 안 좋아하고...

그 말과 함께, 나나미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책상 위로 푹 엎드려 버렸다.

응. 지휘관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일단 눈에 띄는 건 전부 사 와 봤어.

그래서 이 "특별 데이트 데이 라디오"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걸 고르게 하려고 했는데...

흥, 사실은 이 모든 게 다 지휘관을 위한 선물이었다고.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는데.

나나미는 있지도 않은 "라디오 청취자"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다.

청취자 여러분, 어떡하지? 내 야심 찬 특별 데이트 데이 선물, 이대로 다 버리게 생겼어.

저... 정말?

그러니까 이 이합 생물 샌드백이랑 침식체 단두대를 받아주겠다고?

그럼 이 공중 정원 대형 팽이랑 혈청 맛 콜라도?!

헤헤, 역시 지휘관만큼 나나미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니까!

선물 공세가 이어진 끝에, 책상 서랍의 4차원 공간은 완전히 비워졌다. 대신 기괴한 특별 데이트 데이 선물들이 책상 위로 산더미처럼 쌓였고, 나나미는 큰일을 해낸 사람처럼 그 위에 올라가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 그럼 이제 특별 데이트 데이 대망의 마지막 선물이야. 지휘관, 잘 받아야 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나미가 선물 더미 위에서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다. 그 충격으로 둘은 함께 선물 더미 위로 쓰러졌다.

이게 바로 마지막 선물! 이름하여... "행복의 바다에서 헤엄치기"! 어때, 이름 잘 지었지?

나나미는 스스로의 기발함에 만족한 듯, 선물 더미 위에서 두어 번 더 깡충거렸다.

그 바람에, 위태롭게 쌓여 있던 선물 더미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마지막으로 본 것은, 사방으로 흩날리는 "가짜 이합 생물 내장"이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이합 생물 샌드백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죽, 죽는 거야?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처음 만났을 적 나나미의 그 단골 대사였다.

특별 데이트 데이 라디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