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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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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 인연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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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이것도 한번 써봐.

컨스텔레이션 상업 거리에서 분홍 머리 구조체가 진열대의 새 장신구를 꺼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이는 인간의 머리 위에 올렸다.

역시! 이렇게 하니까 훨씬 "예뻐" 보여~

그럼 이거 다 살게.

테디베어는 즐거운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계산하러 갔고, 지휘관은 조용히 주머니에서 인연 초대권을 꺼냈다.

"도전! 상대방을 마음껏 꾸며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거리에서 우연히 받은 인연 초대권 덕분에, 지금 이렇게 구조체의 "멋내기 실험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거 네가 직접 뽑은 거잖아. 설마 도망가진 않겠지?

그냥 네 머리에 장식 좀 더 붙인 건데, 그렇게 인색하게 굴지 마... 곧 코팅 가게에서 지휘관도 내 스타일링을 맡아줄 텐데.

걱정 마, 그때는 네 취향이 아무리 구리더라도 거절 안 할 테니까.

자, 이제 다음은 코팅 가게야!

거기까지 좀 걸어가야 하는데, 가는 길에 진실 혹은 도전 한번 더 할까?

테디베어는 지휘관의 손을 잡고 거리로 나와 스태프가 든 상자에서 새 인연 초대권을 뽑았다. "도전! 음료 하나를 같이 마시기!"

음료라... 드디어 내가 추천하려던 "체리 익스플로전 드림" 맛보여줄 수 있겠네!

뭐야, 싫어? 그럼... "체리 맛 전해액'은?

겉보기엔 독특해 보여도 맛은 보증할게. 저 가게에서 구매할 테니, 지휘관은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금방 돌아올게.

테디베어가 경쾌하게 앞서 달렸다. 몇 발자국 가더니 살랑 돌아섰고, 인연 초대권을 흔들며 장난스러운 윙크를 건넸다.

도망가면 안 돼, 기다리고 있어야 해~ 지휘관~

테디베어가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때 눈에 들어온 광경이 의아했다. 한 관광객이 인연 초대권을 뽑으려고 했지만, 스태프는 상자를 움켜쥔 채 고개를 저었다.

뭔가 석연찮은 낌새였다. 관광객의 발걸음이 멀어지자 스태프 쪽으로 향했다. 무슨 영문인지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연 초대권 뽑으시겠습니까?

소중한 분과 함께 즐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방금 전의 거절한 태도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지나치게 상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관광객에겐 단호히 거절하던 태도와 달리, 지휘관의 요청엔 순순히 응하는 태도가 수상했다. 이 인연 초대권들이 마치 처음부터 의도된 함정처럼 느껴졌다.

의도된 함정이라...

이거 네가 직접 뽑은 거잖아. 설마 도망가진 않겠지?

도망가면 안 돼, 기다리고 있어야 해~ 지휘관~

테디베어가 인연 초대권을 교묘하게 조작했을 수도 있다. 지휘관이 뽑게 될 모든 문제를 미리 계획된 결과로 유도하려는 술책이었던 걸까.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이런 의혹이 떠오르자 눈앞의 스태프가 수상한 공범으로 보였다. 의심을 들키지 않으려 무심한 척 상자를 살펴보며, 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옆면에 비밀 표식을 남겼다.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했을 때, 인연 초대권을 뽑는 상자가 지금 눈앞의 것과 동일하다면, 의심은 확신으로 바뀔 것이다.

적당한 핑계를 대고 스태프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지정된 좌석으로 돌아가 상황을 주시했다. 잠시 후 테디베어가 음료를 들고 나타났고, 빨대를 꽂은 컵을 지휘관의 입술 쪽으로 건넸다.

자, 먼저 맛을 봐.

첫 맛은 다소 자극적이었으나, 음료가 입안에 스며들수록 매력적인 풍미가 퍼져나갔다. 상큼한 달콤함이 혀끝에서 춤추듯 어우러졌다.

내가 맛있다고 했지?

테디베어는 음료잔을 감싸 쥐고, 고개를 숙여 빨대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은은한 향기와 함께 음료를 천천히 음미했다.

생각보다 순순히 마시네? 좀 더 고민할 줄 알았는데.

무엇보다 지금은 확인하고 싶은 궁금한 일이 있다.

코팅 가게에 거의 다 왔을 때, 지휘관은 인연 초대권을 한 번 더 뽑자고 제안했다.

좋아, 마침 저기 스태프 있다.

스태프 앞에 다가갔지만, 직접 뽑지는 않고 그저 상대방이 들고 있는 상자만 바라봤다.

왜 안 뽑아? 설마... 지휘관이 긴장했어?

어? 잠깐, 상자는 왜 들어?

직원의 손에서 바로 상자를 가져와 옆면을 확인했다. 거기에는 특별한 흠집이 있었는데, 바로 전에 지휘관이 남겨둔 표시였다.

테디베어의 지혜로는 더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상자에 지휘관이 남긴 표시를 보면, 작은 속임수가 들통났다는 걸 이미 알았을 것이다.

결국엔 들통 날 거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들키다니...

상자를 더 준비할 걸 그랬나?

내가 직접 인연 초대권과 상자를 준비하고, 로봇들을 원격으로 조종해서 스태프들처럼 교대 근무를 시켰어.

그냥 정해진 미션만 하면 재미없잖아?

네가 평소에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거잖아. 난 너랑 함께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은데, 이런 기회를 놓칠 순 없었어.

알았어, 화내지 마. 대신 업무 한번 도와줄게.

테디베어는 손가락을 하나 올렸다가 이어서 두 번째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두 번은 어때? 세 번까지! 더는 안 돼!

그럼 방금 정한 세 번은 없던 걸로 해도 돼?

말을 이어가며 상자를 바라봤다. 테디베어가 준비한 미션이 궁금해졌다. 손을 뻗어 초대권 한 장을 뽑아 펼쳐보니 도전이었고, 내용은...

잠깐!

테디베어가 갑자기 손을 뻗어 인연 초대권을 꾹 누른 채 뒷면을 가렸다.

지휘관, 주최 측에서 직접 만든 인연 초대권을 쓰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었잖아. 그러니까 내가 준비한 이 초대권들도 모두 유효한 거야.

지휘관이 뽑은 인연 초대권의 미션은 꼭 수행해야 해. 진실을 말하거나 도전을 선택하는 거야.

말을 마친 테디베어는 살짝 멈칫하더니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어때? 내가 어떤 미션 만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분홍색 머리의 구조체는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 반원을 그리며 돌았다. 지휘관 옆에 바싹 다가서서는 천천히 인연 초대권을 펼쳤다.

자, 오늘은 제대로 놀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