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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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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사 인연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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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연 초대권"이 있으면, 지휘관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거죠?

에코는 손에 든 인연 초대권을 유심히 살펴보며 확인하는 중이었다.

지휘관도 같은 인연 초대권을 보여주자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점원 말로는 이 인연 초대권으로 원하는 가게를 골라서 체험할 수 있대요. 지휘관님은 어디가 좋으신가요?

감사합니다. 오늘 체험은 제가 잘 계획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네요... 같이 구경하면서 찾아볼까요?

화려한 축제의 열기로 물든 거리를 에코와 나란히 걸었다. 에코의 발걸음은 마치 춤을 추듯 경쾌했다.

문득 에코의 발걸음이 멈췄다. 모퉁이에 자리 잡은 아담한 가게를 유심히 응시하는 눈빛이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앤티크한 가게였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추억의 소리"라는 간판이 빛났고, 그 밑으로 "황금시대의 생활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추억의 소리"... 음악 가게인가요?

그 말을 듣자 에코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가게를 둘러보았다.

지휘관님, 함께 들어가 보실래요?

문이 삐걱이며 열렸고, 은은한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먼지들이 아늑한 실내를 떠다녔다.

가게 안에는 황금시대의 골동품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세월의 흔적 속에서도 정교한 손길로 보존된 흔적이 엿보였다.

클래식한 예복을 차려입은 점원이 안쪽에서 나와 우아하게 허리를 굽혔다. 마치 추억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한 설렘이 피어올랐다.

"추억의 소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황금시대의 일상을 체험하실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저희 "추억의 소리"만의 특별함은 바로 실제 체험에 있습니다. 가상현실이나 시뮬레이션 없이, 황금시대의 진귀한 유물들을 직접 만나보실 수 있지요.

천천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저는 안쪽 방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점원이 발걸음을 옮기자 정적이 찾아들었다. 중후한 문이 외부의 소음을 차단해, 아련한 선율만이 공간을 감싸고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였다. 이 아늑한 공간은 황금시대의 찬란했던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낸 보물 상자 같았다.

에코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가게 구석구석을 둘러본 후, 그녀의 시선이 예쁜 나무 오르골에 멈췄다.

뚜껑을 열자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다.

아! 이 멜로디... 적어두고 싶어요!

에코는 재빨리 수첩을 꺼내 곡을 받아적었다.

이제 됐어요. 나중에 이 곡이 듣고 싶을 때 연주할 수 있겠네요.

단말기와 달리 오르골은 속도를 조절할 수도, 곡을 바꿀 수도 없어요.

하지만 이렇게 정해진 박자로 흘러나오는 선율이 마음을 더 포근하게 감싸주는 듯해요.

이 공간은 특별해요. 마치 시간의 흐름이 멈춰 선 듯한 묘한 감동이 느껴져요.

공중 정원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네요.

이 신비로운 감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지휘관님께서도 이런 마법 같은 순간을 느끼고 계신가요?

에코의 시선이 옆에 있는 옷장으로 향했다. 안에는 다양한 의상들이 걸려있었다.

두꺼운 벨벳, 부드러운 실크, 얇은 레이스까지... 차가운 기체와는 전혀 다른 소재들이었다.

의상의 형태를 보니 모두 황금시대의 예복이었다.

황금시대의 의상과 기체의 디자인은 이토록 다른 미학을 추구했던 거군요.

활동하기에는 제약이 많아 보이고, 외부 충격에 대한 방어력도 거의 없네요.

지휘관의 제안에 에코는 살짝 놀란 듯했다.

이런... 이런 옷은 제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요.

에코는 지휘관의 말에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알겠어요. 오늘은 평소와 다른 도전을 해보도록 할게요!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잠시 후, 에코가 탈의실에서 나왔다.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에코는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며 우아하게 인사를 건넸다.

이런 옷은 처음 입어보네요. 정말 어색해요.

마치 새 기체로 바뀐 것 같아요. 아니... 기체를 바꾸는 것보다 더 이상한 느낌이에요.

주름이 좀 있었는데, 최대한 펴보려고 했어요.

지휘관님, 제가 이상해 보이진 않나요?

다행이에요. 지휘관님께서 조용하시길래 제 모습이 어색해 보이진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에코는 은은한 미소를 띤 채 말을 고르는 듯했다. 수줍은 침묵 끝에 살며시 몸을 돌려 등 쪽을 내보였다.

드레스 뒤쪽의 리본이 묶이지 않은 채 늘어져 있었다.

이 드레스로 갈아입는 과정에서 조금 난처한 상황이 있었거든요.

뒤쪽 리본을 아무리 해도 혼자서는 묶을 수가 없네요.

혹시... 지휘관님이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