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제게 선물을 주신다는 건가요?
함영은 손에 든 인연 초대권을 놀란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컨스텔레이션에서 오늘 밸런타인데이 이벤트를 열었고, 함영과 지휘관은 길거리를 구경하다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함영이 뽑은 건 도전 초대권이었다. 이 특별한 초대권으로 인해 상대방이 함영에게 선물을 전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player name] 님, 굳이 선물을 준비하실 필요는...
전에 컨스텔레이션의 어느 상점에서 비파를 판다는 걸 알고 구매해 뒀었다.
지휘관은 함영과의 만남 전에 이미 정성스레 선물 포장을 해두었다. 원래는 저녁에 서프라이즈로 전하려 했지만, 이렇게 운명처럼 찾아온 기회도 꽤 근사해 보였다.
컨스텔레이션의 구룡 스타일 찻집.
함영이 찻잔의 향기와 함께 기다리는 사이, 지휘관은 악기점에 맡겨두었던 비파를 정성스레 품에 안고 와 살며시 내밀었다.
이 비파는...
함영은 섬세한 손길로 비파의 우아한 곡선을 따라가며 감상했다.
구룡의 하서에서 제작된 귀한 비파네요. 오랜 세월의 깊이가 악기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비파 머리 부분이 모란 모양이고, 몸통은 자단목으로 만들었으며, 주아는 소뿔로 제작되었어요...
정말 좋은 악기이긴 한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군요.
비파를 파신 상인분이 악기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관리가 제대로 안 되어 있네요.
상인분도 최근에 이 비파를 구하신 것 같아요.
복수 아래의 나무 마개도 아직 그대로 있고요.
네, 복수와 비파 표면 사이에 빈 공간이 있어서, 이동할 때 복수가 손상되지 않도록 끼워두는 마개예요.
다행히 비파의 괘는 멀쩡하네요.
역시 그렇죠.
[player name] 님...
함영의 뺨에 엷은 홍조가 떠오르며 수줍은 기운이 온화하게 번졌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대답했다.
그럼 먼저 현 교체하는 법부터 알려드릴게요.
함영은 맞은편 자리에서 일어나 지휘관 옆으로 자리를 옮기고, 비파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마침 제가 현을 갖고 있어요.
요즘은 주로 강철현과 나일론현을 많이 써요. 현의 재질에 따라 음색이 달라서, 연주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사용하곤 하죠.
찻집의 작은 방에서 함영은 현을 교체하는 방법을 시연하며 차근차근 현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설명했다.
보통 첫 번째 현은 강철현을 사용하고, 나머지 현들은 주로 나일론현을 많이 씁니다.
전 둘 다 괜찮아요. 연주할 곡의 분위기에 따라 현을 바꿔가며 사용하죠.
시연을 마친 후, 함영은 현을 다시 풀고 비파와 함께 지휘관 쪽으로 건넸다.
한번 해보시겠어요?
지휘관은 함영의 지도에 따라 현 끝의 쇠고리를 복수 구멍에 끼우고, 현의 머리를 끝까지 관통시켜 팽팽하게 당겼다.
현 머리를 축에 끼우려는 순간, 지휘관의 손 위에 다른 손이 겹쳤다. 그것은 함영의 손이었다.
아, 현을 반대로 끼우셨네요.
함영의 눈빛은 진지했고,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떠올랐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함영의 도움으로 지휘관은 순식간에 현을 끼울 수 있었다.
이제 음을 맞출 차례예요.
함영과 함께 비파를 어루만지며, 지휘관은 그녀의 지도에 따라 현을 튕기고 음의 높낮이를 가늠하며 장력을 조절해 나갔다.
한 줄 한 줄 조율해 나가다 보니 마침내 모든 현의 음정이 정확하게 맞춰졌다.
이러면 조율이 끝났어요.
그럼 이제...
함영이 비파 위를 손끝으로 스치자, 네 개의 현이 울리며 아름다운 선율이 퍼져나갔다. 단 한 음에 불과했지만, 그 여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깊고 섬세했다.
함영은 고운 미소를 머금은 채 지휘관을 바라보았다.
제가 한 곡 연주해 드릴게요.
곡 제목은... <채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