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이벤트 스토리 / 인연의 악보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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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인연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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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오랜만이야! 깜짝 놀랐지?

특별한 날이라서, 구경하러 왔어.

게다가 지금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 너인데, 빠질 수 없지.

어이, 진정해. 난 도와주려고 온 거야.

이벤트 초대권은 있는데 같이 갈 사람이 없는 거지? 난 다 알거든.

이벤트 내용을 좀 알아봤어. 황금시대에 유행했던 게임인데, 그때는 "스크립트 킬"이라고 불렀대.

결국에는 연극을 하는 거지. 이런 건 내가 제일 잘 하지 않을까?

대답 없으면 동의하는 걸로 알게.

걱정 마~ 지휘관이 "명령"하는 대로 할게.

말 잘 들을게.

이 "스크립트 킬"은 연극처럼 진행되는 게임이었다. 참가자들이 대본 속 캐릭터가 되어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임무도 하고 추리도 하다가 여러 결말 중 하나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들어와 있었고, 두 자리만 남아있었다. 롤랑이 들어오자마자 게임이 시작되었고, 가장 먼저 각자의 역할이 무작위로 정해졌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흥, 안 알려주지~

한번 맞춰봐. 맞히면 선물도 있지.

이미 시작된 거 즐기면서 해보자. 어때, 지휘관?

시스템에서 게임 시작을 알렸고, 이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설정상 지휘관은 정체를 숨기면서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했다. 지휘관에게는 그리 어려운 미션은 아니었지만, 다른 게 문제였다.

이 대본은 <로미오와 줄리엣> 기반으로 쓴 거야.

과장된 게 오히려 명작이 되기도 하잖아. 어쩌면 이 대본의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지.

게임이 진행되면서 단서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사건의 결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 단계씩 진행하면서 스토리가 전개되었다. 새로운 사건이 터지고, 단서를 모으고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모두가 각자의 임무와 속내를 품고 게임을 즐기며, 이 가상 세계에서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를 함께 경험하고 있었다.

게임의 최종 목표는 하나,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여러 차례의 스토리를 거친 후, 마침내 범인을 지목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범인 지목 화면에 롤랑이 맡은 캐릭터의 이름이 떴다.

응, 맞아. 근데 "연인"을 처벌할 거야?

역시 냉정하기는...

그래. 원하는 대로 해주지.

롤랑이 "수락" 버튼을 누르자, 시스템은 범인을 정확히 지목했다고 알렸다.

화면에는 사건 조사 성공, 임무 완료라는 문구가 떴다. 하지만 지휘관이 맡은 캐릭터는 왠지 모르게 죽음을 맞이했다.

놀랄 것 없어. [진실]과 [해피엔딩]을 동시에 얻는 건 쉽지 않으니까.

지휘관의 이성적인 분석 능력은 인정해. 하지만 이건 감성적인 사랑 이야기라는 것을 잊지 마.

"사랑"은 제쳐두고 판결에만 집중하면... 캐릭터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지.

진정한 사랑을 아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손으로 연인을 처형할 수 있겠어?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삶의 의미마저 함께 사라지기 마련이지. 거기다 죄책감과 자책감까지 더해지면...

설정상, 자기 손으로 연인을 처형한 후에 네 캐릭터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어 있었어.

전형적인 비극의 결말이지.

이해는 가. 밸런타인데이에 맞게 "사랑"이란 주제를 살려야 했겠지.

게임도 끝났으니 난 이만 가볼게. 경품은 네가 가져.

롤랑이 자기 경품을 지휘관의 손에 쥐여줬다. 그것은 영원히 시들지 않는 영생 장미였다.

이번엔 투영이 아니야... 손으로 느낄 수 있어. 코끝에 가까이 대면 은은한 꽃향기도 맡을 수 있을 거야.

잠깐이나마 "연인" 역할을 했지만,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했어.

"가슴 아픈 기억"은 내일로 가져가지 말자.

이야기의 결말처럼, 지휘관이 어떤 선택을 하든 난 온 마음을 다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영원히 시들지 않는 이 장미처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