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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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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위 인연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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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내가 한 수 보여주지!

이, 이럴 수가...

(완전 절망) 제가 졌어요. 다 가져가세요...

역시 아딜레 쪽한텐 안 되겠네요.

근데 이렇게 많은 인연 초대권을 어디다 쓰시게요?

당연히 주고 싶은 사람한테 다 나눠줄 거지!

열기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활기 넘치는 소년의 모습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어! [player name], 언제 왔어?

앗, 큰일 났다. 게임에 너무 빠져서 중요한 걸 깜빡할 뻔했네.

응... 바로 이거야! 자, 다 가져가!

창위는 두툼한 인연 초대권 뭉치를 꺼내서 지휘관에게 건넸다.

응.

창위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쑥스러운 듯 눈을 찡긋했다.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긴 것 같아.

한 장만 뽑아볼래?

음... 그럼 한 장만 뽑지 뭐. 안 그러면 하루 종일 해야 할 것 같아.

솔직히 말하면 여기저기 같이 돌아다니고 싶어.

하지만 오늘은... 지휘관이 하고 싶은 대로 할게.

지휘관은 그중에서 무작위로 한 장을 뽑았다. 들은 바에 따르면, 진실 혹은 도전의 미션이 적혀있다고 했다.

창위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지휘관 쪽으로 머리를 바짝 들이밀었다. 그 결과는...

도전! 둘만의 초콜릿 밀크티 만들기~

초콜릿... 그건 잘 아는데, 초콜릿 밀크티는 처음 들어보는데.

잘됐네! 평소에 구룡 요리만 해서 나도 다른 거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거든. 걱정 마, 나한테 맡겨!

둘은 컨스텔레이션에서 티켓으로 무료 체험할 수 있는 밀크티 가게를 찾았다. 밸런타인데이라 그런지, 진열대 절반을 초콜릿이 차지하고 있었다.

재료가 다 초콜릿이긴 하지만, 맛과 형태에 따라 식감이 각기 달라질 수 있다.

초콜릿 블록, 초콜릿 조각, 코코아 가루, 초콜릿 시럽...

여러 지역에서 온 재료들이 제작대를 가득 메워서, 뭘 골라야 할지 오히려 더 고민스러웠다.

창위는 한참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열차에서 화물 검사하듯 표정이 진지했다. 그러다 마침내 결정을 내린 듯, 고개를 돌려 자신 있게 손짓했다.

이렇게 골라봤어. 어때?

지휘관은 창위와 함께 재료를 차례로 섞고 흔든 뒤, 컵에 층층이 부어 올렸다. 가게 주인의 설명대로 따라 하니, 맨 위엔 풍성한 티폼이 아름답게 완성되었다.

이제부터가 진짜야. 잘 봐!

창위는 곧바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도구를 몇 번 섬세하게 움직이자, 티폼 위에 고요한 산수화 한 폭이 펼쳐졌다.

이거... 구룡의 점차 기법이잖아요?

우아하면서도 운치 있고, 짙고 옅음의 조화가 절묘하네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알맞게 마무리된 느낌이에요. 손님, 보통 실력이 아니신데요? 이 정도 되려면 꽤 연습하신 거죠?

과찬이세요. 그런데 사장님도 많이 아시네요!

올해 본 것 중에 제일 특별한데요. 이 음료, 이름 하나 지어볼까요?

이름이라...

창위는 지휘관 쪽으로 살짝 다가오더니, 귀걸이를 만지작거리며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정해뒀어요. 오늘 이 순간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름을 "아침저녁"으로 지었죠.

가게 주인은 연신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완성! 한번 마셔볼래?

따뜻한 음료를 빨대로 마시니, 향긋한 향과 초콜릿의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음료가 점점 줄어들자, 산수화는 마치 "아침에는 구름이 되고, 저녁에는 비가 되어"라는 시구처럼 살랑거리는 듯했다.

어때? 입맛에 맞아?

다행이다. 난 지휘관이 뭘 좋아하는지 잘 기억하고 있거든. 내 소중한 보물로 맞바꾼 실력인데... 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니까... 좀 쑥스럽네.

아깝다고는 안 했어. 비록 귀한 거긴 했지만, 그걸로 얻은 게 더 가치 있으니까.

밀크티 가게를 나오면서, 지휘관은 방금 받은 인연 초대권을 창위에게 건넸다.

나 주는 거야?

창위는 보물이라도 얻은 듯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인연 초대권에 적힌 미션을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진실, 5초 안에 지금 가장 이루고 싶은 소원 하나 말하기.

마음이 통한 듯 지휘관은 창위와 눈이 마주쳤고, 창위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뭐 말할 것도 없지.

그러더니 창위는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눈빛으로 지휘관을 바라보며, 천천히 지휘관의 손을 잡았다.

난 말이야, 앞으로도 지휘관이 계속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오늘뿐만 아니라.

내가 재밌고 신기한 것들 찾아서 보내줄게. 절대 지루하지 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