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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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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인연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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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달빛 아래, 밤바람이 살랑이는 가운데 컨스텔레이션의 야경이 한눈에 펼쳐졌다.

탑 꼭대기에 앉은 곡은 차분하게 술잔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철컥.

뒤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구룡의 주인은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야경을 바라봤다.

왔군.

마음만 있다면 어떻게든 볼 수 있지.

곡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말투에서 은은한 미소가 묻어나왔다.

탑 꼭대기에는 구룡 스타일의 카펫이 깔려 있었고, 그 위에 낮은 탁자와 상탑이 놓여있었다.

탁자 위에는 안주 몇 접시와 백주 한 병, 그리고 술잔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여기 앉아봐.

곡은 탁자를 가리키며 지휘관을 자기 옆자리로 초대했다.

컨스텔레이션에서 재밌는 행사하고 있다며?

티켓만 있으면 상대한테 "도전"을 시킬 수 있다고 하던데...

곡은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우리 수석은 그런 티켓을 가지고 있겠지?

지휘관은 주머니에서 티켓을 꺼내 탁자에 올려뒀다.

꽤 괜찮은 반격인데?

지휘관의 직설적인 질문에 곡이 살짝 당황한 듯했다.

곡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말을 고르더니, 방금 했던 말을 설명하려는 듯했다.

지휘관은 주머니에서 티켓을 꺼내 탁자에 올려뒀다.

지휘관이 솔직하게 답하자, 곡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한동안 구룡에 안 왔더라.

너무 직설적으로 말한 것 같았는지, 곡은 탁자 위의 티켓을 집어 들며 화제를 돌렸다.

이 티켓으로 "도전"시키려고?

곡은 티켓을 찢어 옆으로 날려버렸다.

구룡의 주인이 이런 티켓 하나로 남의 명령 따를 리가...

게다가 우리 사이에 이런 거 필요 없잖아.

뭐 하고 싶은 거 있으면 그냥 말해.

오랜만의 휴가였지만, 낮에 긴급 사건이 터져서 지휘관은 원격으로 처리해야만 했다. 거기다 부모님과 헤어진 아이까지 만나서...

이 모든 일을 처리하고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됐고, 밥 먹을 생각도 못 했다.

탁자 위에 안주가 놓여있긴 했지만, 허기진 배를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곡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단말기로 뭔가를 보내자, 한 구룡파가 음식을 들고 옥상으로 왔다.

따끈한 흰밥 위에 차사오랑 청경채가 올려져 있고, 딱 좋게 구운 계란에는 깨가 뿌려져 있어 식욕을 자극했다.

널 위해 준비했어.

곡은 앞에 있는 두 잔에 술을 채우고 그중 하나를 들었다.

나랑 한잔하자.

밤이 깊어지고, 구룡의 주인 곁에 있던 지휘관은 어느새 스르르 잠들어 있었다.

잠든 지휘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고, 꽤 불편해 보였다.

곡은 지휘관의 머리를 조심스레 자기 무릎 위로 옮겼다.

그러고는 반짝이는 별들을 올려다봤다.

능력이 많으면 일이 따라온다더니...

오늘은 또 무슨 일들이 있었던 거야?

바쁜 거 알아. 네가 구룡에 못 오면 내가 찾아가면 되지.

곡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으며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