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데이트 인연 초대권? 그럼 지휘관이랑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는 거야?
괜찮으면 조용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지휘관은 로제타랑 거리를 걷고 있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로 거리는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로제타는 이런 축제 같은 분위기에 무심한 듯했다. 그러다 한 커피숍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커피 찌꺼기로 보는 운세! 컨스텔레이션 유일의 특별 체험!" 커피숍 입구 간판에는 과장스러운 홍보 문구가 쓰여 있었다.
커피 드시고 잔에 남은 찌꺼기로 미래 운세를 알 수 있어요.
찌꺼기 모양마다 다른 운명을 의미해요. 한번 해보시겠어요?
커피 찌꺼기로 운세를 본다고? 재밌겠네.
지휘관, 우리도 한번 해볼까?
점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더니, 커피 도구가 테이블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테이블을 밝히는 것이 촛불뿐이라는 점이 특이했다. 지휘관은 방금 직원에게 받은 "커피 찌꺼기 점술 안내서"를 은은한 촛불 빛에 비추어 살펴보았다.
로제타는 문득 안내서를 잽싸게 가져갔다. 마치 중요한 문서라도 읽는 것처럼 진지했다.
이 불빛으로 보면 지휘관 눈이 나빠질 것 같아.
걱정 마. 방금 다 알아냈어.
나머지는 내가 다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마.
자, 먼저 커피부터 한번 마셔볼까?
로제타가 갓 갈아낸 원두 위로 뜨거운 물을 조심스레 부어내자, 은은한 커피 향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로제타가 건네준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켜자,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깊은 풍미가 입 안 가득 퍼졌다.
그래? 이런 말은 처음 들어보네...
뭐, 나한텐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야. 예전에 솔잎차 자주 끓였거든.
안내서에 따르면 이제 커피잔을 흔들어야 한대. 지휘관, 같이 해볼까?
지휘관은 로제타의 가느다란 손가락을 따라, 컵 받침으로 커피잔을 덮고 살살 흔들기 시작했다.
자, 이제 눈 감아봐.
로제타가 시킨 대로 눈을 감았다. 지휘관의 손 위에 여전히 얹혀있는 그녀의 손에서 따스한 온기가 전해져 왔다.
지휘관의 행운이 커피 찌꺼기에도 나타날까?
로제타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받침대를 뒤집은 뒤, 커피잔을 떼어냈다.
잔 밑에 있던 커피 찌꺼기가 동그랗게 모여있었다.
눈을 뜨자 로제타와 시선이 마주쳤다. 늘 차갑게 굳어있던 그녀의 표정이 한결 부드럽게 녹아있었다.
방금 안내서에서 봤는데, 동그란 모양은... 보통 "행운"을 의미한대.
역시 지휘관은 운이 좋네.
지휘관이 있는 곳은 항상 희망과 행운이 가득한 것 같아.
괜찮다면... 앞으로도 계속 지휘관한테서 용기랑 힘을 받고 싶어.
이제 내 차례네.
로제타는 커피를 단숨에 들이켠 뒤, 방금처럼 커피잔을 흔들었다.
로제타가 눈을 감고 점을 보는 동안, 흔들리는 촛불 아래 그녀의 속눈썹이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침묵 속에서 로제타가 천천히 눈을 떴다. 잔 속의 커피 찌꺼기를 보더니,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잔 속에도 커피 찌꺼기가 완벽한 원형으로 쌓여있었다.
오늘 나 정말 운이 좋은가 봐.
지휘관이랑 함께 있는 것, 그게 바로 내 "행운"이지.
앞으로 지휘관이 옆에 있든 없든, 이 순간만큼은 잊지 않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