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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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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인연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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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님?

도전을 함께 하려고 리브를 찾아가려던 참에 마침 골목 모퉁이에서 그녀가 인연 초대권을 들고 갑자기 나타났다.

똑같이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지휘관을 마주하자, 리브의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지휘관님도 저와 같은 생각이셨나 보네요.

그럼, 이 이벤트는...

좋아요. 인연 초대권 설명 보니까 도전은 아무 상점이나 골라서 진행하면 된다고 하네요.

리브는 골목길에 있는 "동물 힐링 체험관"이란 간판이 걸린 아기자기한 가게에 시선을 멈췄다.

"힐링"이란 단어가 붙은 가게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가 쑥스러운 모양이었다.

정... 정말요?

잠시 망설이던 리브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이 간판을 바라본 순간을 지휘관이 눈치채고, 슬쩍 제안해 준 것이었다.

전 좋아요. 지휘관님, 함께 들어가 보시죠.

아늑하게 꾸며진 동물 체험관에 들어서자 은은한 풀 향기가 풍겼다.

걸음마조차 서툰 아기 양들이 울타리에서 폴짝폴짝 뛰어나와 지휘관과 리브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둘의 주위에서 계속 맴돌았다.

너무 귀엽네요... 먹을 걸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요?

몸을 낮춘 리브는 아기 양 한 마리를 자연스럽게 안아 올렸다. 그리고 익숙하게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활발하게 뛰어다니던 아기 양이 리브의 품에 안겨지자 조용해졌다.

양은 이렇게 마사지해 주면 좋아한답니다... 지휘관님도 한번 해보실래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의식한 리브는 순해진 양을 지휘관에게 조심스레 건네주었다.

네... 오래전에 여행을 갔을 때, 어느 목장에서 며칠 동안 양 돌보미 체험을 했었거든요.

그 경험이 지금 이렇게 쓸모가 될 줄은 몰랐네요.

자, 지휘관님. 이렇게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보세요. 그러면 양이 안정감을 느낄 거예요.

리브는 지휘관 쪽으로 살며시 몸을 기울여, 아기 양을 달래는 방법을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품에 안긴 아기 양이 놀라지 않도록 아주 작게 설명해 주었지만, 귀에 쏙쏙 들어왔다.

지휘관님...

문득 따스한 감촉이 느껴졌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지휘관은 자신의 손이 리브의 손 위에 살포시 놓여있는 것을 보았다. 두 손이 아기 양의 머리 위에서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그 작고 부드러운 손에 닿는 순간, 지휘관은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손을 떼려는 찰나, 리브가 얼른 지휘관의 손을 꼭 붙잡았다.

지휘관님, 오해하지 마세요.

리브는 말을 더듬다가 이내 포기하고, 대신 손에 힘을 주어 자신의 뜻을 전했다.

지, 지휘관님 손이 참 따뜻하네요...

얼굴이 빨개진 리브는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거절하려는 마음은 없어 보였다.

아기 양이 잠들었나 봐요.

둘은 이렇게 양을 품에 안은 채 조용히 서 있었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리브가 살며시 입을 열었다.

그럼...

리브는 천천히 손을 떼고 지휘관 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지휘관의 팔을 감싸안았다.

이제는... 저도 지휘관님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요.

새하얀 아기 양은 지휘관과 리브의 따스한 품속에서 달콤한 잠에 빠져있었다.

리브의 눈빛에는 평소에는 보기 힘든 애틋한 감정이 어려 있었다.

지휘관님, 오늘 절 이렇게 많이 배려해 주셨는데... 조금만 더 욕심을 부려 봐도 될까요?

그럼, 지휘관님...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새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보니 이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지 알 수 있었다.

이번 도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쭉 지휘관님과 함께해도 될까요?

귓가에 들리는 리브의 속삭임은 녹아내리는 꿀처럼 달콤했다.

따스한 온기가 전해져왔고, 고개를 숙이자 은은한 꽃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리브는 지휘관의 곁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 지휘관을 바라보며 해맑게 웃었다.

지휘관님 옆에 있으니까... 정말 따뜻하네요.

이러다가 저도 잠들어버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