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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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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아 인연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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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텔레이션 거리에서 스태프들이 지휘관과 루시아에게 특별한 촬영 테마가 담긴 인연 초대권을 건넸다.

이번 특별 밸런타인데이 이벤트 규칙은 간단합니다.

오늘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촬영해서 저희 메일로 보내주시면 돼요. 메일 주소는 인연 초대권에 적혀있습니다.

접수된 영상 중 일부를 선정해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들 예정이에요. 선정되신 분들께는 황금시대 인형 세트를 선물로 드립니다.

스태프가 사진으로 아바타 인형을 보여줬다. 사진 속에는 밸런타인데이 특별 의상을 입은 바보 개구리 인형이 하트 모양 연잎 위에 앉아 있었다.

이 인형은 살 수 없나요?

이벤트 기념 한정판이라 판매는 안 하고 있습니다.

지휘관님?

루시아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지휘관을 바라봤다.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상은 컨스텔레이션 홍보에 쓰일 예정이라, "인물"보다는 "풍경" 위주로 찍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스태프와 인사를 마친 후, 지휘관은 루시아와 거리를 걸으며 어떻게 찍을지 고민했다.

오늘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인물보다는 풍경 위주로...

지휘관님은 어떤 아이디어 있으세요?

좋아요.

지휘관은 자연스럽게 루시아의 손을 잡고 컨스텔레이션의 거리를 거닐었다. 분홍빛으로 물든 예술의 도시에는 설렘과 로맨스가 가득했고,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숨겨져 있었다.

예를 들어, 커피숍에서...

케이크가 담긴 트레이와 커피잔을 삼각형으로 배치하고, 이쪽에서 찍으시면 예쁘게 나올 겁니다.

정말 예쁘게 나왔네요.

아니면 하늘에서 거리를 내려다보는 것...

지휘관님을 안고 날아오르라고요? 괜찮아요?

네, 꼭 안고 있을게요.

이런 것들 말고도 정말 많은 것들이 있었다.

즐거운 시간은 늘 짧은 법, 어느새 오후가 되었다. 지휘관은 루시아와 거리 한 켠의 등나무 의자에 앉아 지금까지 찍은 영상들을 확인했다.

다 마음에 들어서 하나를 고르기가 어렵네요.

한편으로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아직 못 찾았다는 뜻 아닌가요?

루시아는 살짝 아쉬운 듯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찍은 영상 중에는 딱 눈에 띄는 결정적인 장면이 없었다.

지휘관은 오전 촬영 동안 사람들이 곧 열릴 대형 공연에 대해 나누는 대화를 엿들었다.

"사랑"을 주제로 한 그 라이트쇼 말씀이죠? 들어보니 꽤 재미있을 것 같네요.

근데 인기 있는 공연이라 사람들이 엄청 몰릴 텐데... 제대로 촬영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특별한 날이잖아요.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나요?

지휘관님과 함께라면 뭘 해도 좋지만... 그래도...

그저 시선을 주고받았을 뿐인데, 마음은 이미 통했다.

그럼 이따 자리 잡으러 가볼까요?

잠시 쉬었다가 둘은 거리의 전단지를 따라 공연장에 도착했다.

너무 일찍 오셨네요. 공연은 저녁에 시작하는데요.

아, 그러시다면 좋은 자리를 추천해 드릴게요. 시야도 좋고 촬영하기도 딱 좋은 데다, 공연도 제대로 즐기실 수 있는 자리예요.

스태프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지휘관은 루시아와 나란히 앉아 오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밤이 깊어지고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현장의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고, 고요했던 공간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차올랐다. 모두가 고대하던 공연이...

시작됐어요.

무대 앞의 홀로그램 투영 장치가 작동되자 눈부신 빛이 발산하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빛이 퍼져나가면서 봄날의 햇살 같은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음악이 점점 고조되면서 투영도 변했다. 은은했던 분홍빛이 점차 짙어지고, 부드럽게 퍼지던 빛이 강렬함을 더해갔다. 클라이맥스에서는 객석 곳곳의 빛이 중앙으로 모여들었다. 마치 관객들의 마음이 하나로 어우러져 화려한 장미를 피워내는 듯한 환상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지휘관이 앉은 자리는 빛이 교차하는 지점이었다. 찬란한 빛이 지휘관의 주위를 감싸듯 스쳐 지나갔다.

빛이 모여 장미가 피어나려는 순간, 지휘관은 루시아에게 살짝 속삭였다. "스태프 말이 맞았네. 여기서 찍으면 정말 잘 나오겠네."

네, 촬영 준비 끝났어요.

루시아는 단말기의 촬영 모드를 작동하여 장미가 피어나는 순간을 담으려 했다.

화려한 빛이 루시아를 부드럽게 감쌌다. 고개를 돌리자 지휘관의 옆모습이 화면 속으로 들어왔다.

교차하는 빛 속에서 지휘관의 옆모습이 따스하게 빛나고 있었다.

……

……

지휘관님.

문득 들린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바로 그 순간, 중앙의 장미가 활짝 피어나며 지휘관은 어느새 화려한 조명으로 둘러싸였다.

자동 초점 카메라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선명하게 담아냈다. 찰나의 순간이 영원한 추억으로 기록됐다.

공연이 끝난 후, 지휘관은 루시아와 함께 영상을 들여다봤다. 지휘관은 가장 최근 촬영본에서 빛으로 둘러싸인 지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지휘관님을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는데, 잘 찍지도 못했네요.

네, 괜찮습니다.

루시아는 화면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고개를 든 그녀의 붉은 눈동자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함이 어려 있었다.

이번 이벤트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바라보는 데 있지 않을까요? 오늘 같은 날에는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가장 빛나는 풍경이 되니까요.

이벤트도 즐거웠고, 무엇보다 상품보다 더 값진 걸 얻었어요. 그래서 이후 이벤트에 참여 못 해도 전혀 아쉽지 않아요.

하루 종일 풍경만 찍었으니까, 이제는...

루시아는 지휘관의 팔짱을 끼더니 지휘관 어깨에 살포시 기대었다. 머리카락이 어깨에 부드럽게 내려앉았고, 루시아는 단말기를 들어 올려 이 다정한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이제는 우리만의 특별한 영상을 찍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