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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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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인연의 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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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시는 게 이거였나요?

리는 진열대 위에 과하게 꾸며진 노트를 가리키며 입꼬리를 씰룩였다.

혹시 장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다양하게 준비해 뒀으니, 마음껏 골라보세요.

아니요, 이 정도면 됐습니다.

더 과한 장식품들을 권할까 봐 걱정된 리는 점원의 말을 급하게 끊었다.

그러니까, 서로 노트를 바꿔서 이야기를 이어 쓰고, 다 같이 모여서 읽기만 하면 되는 거죠?

싫은 건 아닙니다만...

리는 말하려다 멈췄다.

지휘관님이 원하는 거라면 해드리죠.

전 그냥 지휘관님께서 실수할까 봐 옆에서 지켜드리는 거예요.

적당히 하시죠.

갈까요?

지휘관과 리는 점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아 각자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절반씩 쓴 뒤에는 노트를 교환해 나머지를 이어 썼고, 그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가끔 옆을 살피면 리는 이마를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펜을 들곤 했다. 글쓰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였다.

모두 글을 완성하자, 점원이 녹화 준비를 하며 잠시 쉬는 시간을 주었다.

아뇨, 그냥 잘 써낼 수 있을까 걱정됐습니다.

글재주가... 별로 없어서 말이죠.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점원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시작해도 좋다고 알렸다.

이제 각자의 노트를 돌려받아 자신이 쓴 앞부분과 상대방이 이어 쓴 뒷부분을 함께 읽어야 했다.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무기 장비 개선을 위해 리는 모든 사항을 꼼꼼히 검토한 뒤, 필요한 부품을 구매하러 나가기로 했다."

"미리 준비한 목록대로 노선을 계획했는데, 이상하게도 구매하러 나선 날 목록이 바뀌어 있었고, 거기 적힌 물건들이 전과 완전히 달랐다."

"다행히 새 목록에도 노선이 표시되어 있었다. 리는 그대로 따라가서 물품을 구매해 왔다. 리가 사온 물품에는..."

리는 자신이 쓴 앞부분을 막힘없이 읽어 내려갔지만, 뒷부분에서는 잠시 머뭇거렸다.

"리가 사온 물품에는 상업 거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집의 시그니처 디저트, 2시간을 기다려야 살 수 있다는 유명한 커피, 할인 중이던 시즌 한정 과자 선물 세트, 그리고 구룡 식당의 특선 요리가 있었다."

"휴게실로 돌아와서야 깨달았다. 부품 목록과 지휘관의 장보기 목록을 실수로 바꿔 가져간 거였다. 덕분에 산책도 했다며 리는 사온 음식을 모두 지휘관에게 건넸다."

이상입니다.

리는 눈을 감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했다. 한숨을 살짝 쉰 뒤 체념한 듯 입을 열었다.

뭐... 지휘관님이 좋아하는 거라면 됐습니다.

뭐라도 해서 분위기를 바꿔야 할 것 같았다.

[player name]

"어느 날, [player name](은)는 구시대의 등불을 하나 얻었다."

"등불에서 요정이 나타났다. 그 요정은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면 세 가지 소원을 이뤄준다고 했다."

"[player name](은)는 요정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요정이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털어놓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민하다가 [player name](은)는 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둘은..."

......

왜 멈췄어요?

[player name]

"둘은 등불을 분해해서 자세히 살펴봤고, 안에 숨겨진 도청기와 감시 장치를 발견했다."

"역시 이 모든 게 적들이 정보를 캐내려고 한 위장이었다."

"리는 요정을 잡아서 분해한 다음, 역추적 기술을 통해 적의 위치를 찾아내고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player name]의 위기는 이렇게 해결됐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점원과 구경꾼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왜요, 뭐가 이상하나요?

지휘관님의 안전이 걸린 일이라서, 조금의 실수도 허용할 수 없었습니다.

진짜요?

어쨌든 규칙에 있는 내용을 모두 완료했고 미션은 모두 끝났다. 점원이 예쁘게 포장된 노트 두 권을 건네며 기념품으로 가져가도 된다고 했다.

이런 이벤트도 가끔은... 괜찮네요.

돌아가는 길에 리는 노트를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다.

지휘관님 일이라면 절대 지루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좀 이상했는데, 지금은 꽤 괜찮은 것 같네요.

색다르기도 하고...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괜찮으시다면, 평소에도 이렇게 해보실래요?

일주일에 한 번씩 서로 일기 교환하면서, 하고 싶은 얘기 적어두면 다음에 만날 때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다음 만남을 기대하게 되어서, 기다리는 시간마저 설렐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