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번쩍이던 난류 속에서 별들이 눈부시게 빛나며 휘광을 내뿜었다.
지휘관!!
나나미는 목 놓아 외쳤지만, 그 소리는 너무나 작아 광활한 세계 속에서 어떤 물결도 일으키지 못했다.
"대식가"! 연산을 중단하고 나나미와 지휘관을 돌려보내 줘!
나나미가 단말기에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눈앞의 모든 것은 중단되지 않았고, 여전히 별하늘만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으음, 나나미가 차원 안에 없어서 그런가...
그 순간, 어렴풋한 깨달음이 나나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뭔지 알겠어. 여기가 바로 "기점"이야. 그러니 이곳만 통과하면 시공간 난류를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우주에 떠다니던 나나미가 자신의 몸을 바로잡았다. 눈앞의 공간에는 좌우로 여러 개의 타원형 "문"이 떠 있었고, 그 사이에는 허공으로 이루어진 길이 있었다.
그 문들 속에 비친 광경은 나나미와 지휘관이 앞서 경험했던 여러 차원과 "선별"되어 사라진 수많은 가능성이었다.
셀 수 없는 별이 반짝이는 우주 속에서, 나나미는 한 걸음씩 전진했으며, 그녀가 문들을 통과할 때마다, 각각의 종말에 대한 데이터가 그녀를 무겁게 짓눌렀다.
영원한 엄동.
바다를 잠식한 적조.
광기를 퍼뜨리는 이중합 탑.
이곳을 통과해야만 나나미가 지휘관을 다시 만날 수 있어.
흐음.
그때, 화려하게 빛나는 우주의 천막 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휘관!
지휘관! 나나미가 들었어!
나나미가...
금방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