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Reader / 이벤트 스토리 / 행운의 까치 / Story

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

창위·유린 행운의 까치

>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길가의 한 가판대에 시선이 끌렸다. 작은 무대 같은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고, 다른 가판대보다 자리를 더 많이 차지하고 있었다. 더 중요한 건, 뭔가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마! 내가 할 수 있다니까, 한 번만 봐주는 게 뭐가 어렵다고 그래?

가판대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낯이 익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몇 발짝 더 다가가자,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던 소년이 금세 이쪽을 발견했다.

지휘관! 잘 왔어! 어서 와서 말 좀 해줘. 내가 혼자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말이야!

그게 말이지...

창위가 옆으로 비켜서자 방금 그가 가리고 있던 무대가 보였다.

구룡의 자랑거리인 그림자극이야! 이런 거 본 적 없지?

그치. 요즘 이런 건 보기 힘들잖아.

이걸 보자마자 한번 해보고 싶어서 왔는데, 가판대 주인이 자꾸 두 명이서만 가능하다고 우기는 거야. 너무 융통성 없는 거 아니야? 내가 혼자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

창위 투덜거림에도 가판대 주인은 여유롭게 웃으며 설명을 이어갔다.

젊은이, 내가 자네 실력을 의심하는 게 아니네. 우리 무대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 그러는 걸세.

오늘은 특별 이벤트니까, 2인 도전을 강조하는 건 둘 사이의 화목함과 조화를 표현하려는 거잖아. 보렴, 선택할 수 있는 종목들도 전부 행복한 결말의 이야기들뿐이잖아. 혼자서는 이런 특별한 의미가 퇴색되고 말 거야.

이것 봐. 자네 친구도 내 말에 동의하는 것 같은데.

그래. 자네 친구는 이해심이 참 깊군.

가판대 주인 주인의 완강한 태도와 방금 한 말에 창위도 마음이 조금 흔들린 듯했다.

그렇긴 한데...

모르겠다! 둘이서 하면 되지! 마침 여기 딱 좋은 파트너가 있잖아.

창위가 지휘관을 자연스럽게 포함했다.

도전 경품은 무대 옆 높은 탁자 위에 놓여 있었고, 창위는 자신만만한 눈빛으로 상품들을 힐끗 보더니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야! 지휘관이랑 같이 하면 경품 나눠가져도 괜찮지.

창위에게는 익숙하고 잘하는 분야인 것 같은데...

걱정하지 마! 별거 아니야.

노래랑 해설은 내가 다 할 테니까, 너는 그냥 줄거리만 이해하고 인형 조종만 좀 도와주면 돼.

이 정도는 지휘관도 충분히 할 수 있어.

말을 마친 창위는 공연할 극을 골라 줄거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분위기에 맞춰 창위는 구룡의 유명한 견우와 직녀 전설을 골랐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설명한 후, 창위는 인형을 조종하며 시범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봐봐. 손가락을 이렇게 놓고 살짝 들어 올리면 인형이 움직이고... 여기를 들면 발차기, 저기는 손 흔들기야.

창위는 매우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지만, 처음엔 역시 쉽지 않았다.

그럼, 내가 직접 손잡고 알려줄게. 금방 배울 수 있을 거야.

창위가 지휘관의 손등 위에 자기 손을 놓더니, 손가락 마디마디를 이끌며 인형을 함께 조종했다.

이런 직접적인 지도 덕분에 배우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고, 몇 번 연습하자 기본적인 동작은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정도면 거의 다 됐는데...

헤헤, 더 잘하면 좋잖아!

그래. 이제 보니까 진정성이 좀 부족해! 좋은 공연에 이게 빠지면 안 되지.

무대 위 이야기가 진짜 일어나고 있다고 믿어야 해. 그래야 인형들이 "살아날" 수 있거든.

별거 아니야. 잠깐만, 좋은 예시가 있을 것 같아.

창위는 손에 든 그림자 인형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생각났다! 빛에 대고 그림자로 동물 만드는 놀이 있잖아. 전에 해본 적 있지?

바로 그거야! 그림자극을 그때 하던 놀이처럼 생각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단지 손가락 대신 인형을 쓰는 거야. 그림자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지.

역시 내가 똑똑하지? 근데 너무 걱정하지 마! 방금 말한 건 그냥 덤일 뿐이니까.

제일 중요한 건...

창위는 인형에 연결된 실을 가볍게 움직여보았다. 그러자 순식간에 인형이 화려한 무술 동작을 선보였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시원시원한 동작이었다.

바로 "호흡"이야! 우리 둘이 이것만 잘 맞추면 돼.

이 궁극의 비결만 있으면 뭘 해도 좋은 공연이 될 거야.

당연하지. 생각해 봐. 어떤 종류의 공연이든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담고 있잖아.

악기 연주나 시 같은 것도, 누군가가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해석해야 비로소 살아나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그냥 죽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래서 우리 "연기자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나머지 절반은 지휘관에게 맡길 수 있어서 정말 든든하고 기뻐.

그냥 편하게 해봐. 우리가 생각한 대로 이 공연을 완성하자!

우리가 함께하면 반드시 해낼 수 있어.

소년의 말은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약과 같았고, 지휘관은 차분한 안정감을 되찾았다.

창위의 격려 속에 둘의 호흡도 점점 더 맞아갔다. 준비가 완벽해지자 무대에 올라 공연을 시작했다.

무대 위 창위는 평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구성진 창법에 맞춰, 그의 눈빛에서 반짝이는 광채가 피어올랐다.

창위의 말대로 호흡이 맞으니 서로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분위기 속에서 넘치는 생명력이 손끝에서 실로, 실에서 춤추는 인형들에게로 전달되어 희로애락을 그려냈다.

사실 가판대 주인도 도전자들이 대부분 비전문가일 것을 예상하고, 공연을 단순화된 버전으로 준비해 두었다. 게다가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진 독특한 공연 형태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축하해! 도전 성공했네. 자, 젊은이, 이거 경품일세.

창위는 가판대 주인의 손에서 경품을 받았다.

어때? 내가 거짓말하지 않았지?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니 더 기념일 분위기가 나지 않나?

정말 그렇네! 고마워. 덕분에 색다른 재미를 느꼈어.

좋은 점은 즐거웠다는 거고, 나쁜 점은...

어. "욕심"이 더 생겼다는 거?

이 도전 경품 하나로는 부족해! 오면서 보니까 이런 가판대가 많더라고.

소년은 말하며 지휘관을 향해 손을 내밀며 초대했다.

가자. 지휘관. 우리 함께 "싹쓸이" 하러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