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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of the stories in Punishing: Gray Raven, for your reading pleasure. Will contain all the stories that can be found in the archive in-game, together with all affec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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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종언 행운의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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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텔레이션

외곽 지역 거리

수고 많으십니다.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님. 이번 축제는 예상보다 관람객이 많아서 인력이 부족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네. 이쪽은 가게나 관람객이 별로 없어서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고개를 들어보니 거리에는 몇 개의 가게만 드문드문 있었고, 열 명 남짓한 관람객들이 가게 앞에서 천천히 구경하고 있었다. 북적이는 중앙 거리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예상치 못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대행자가 한 노점 앞에서 공중에 떠 있는 자세로 노점의 어떤 물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인은 고개를 저었고, 몇 초 후 그녀가 다시 뭔가를 말했지만 주인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말없이 상품들을 둘러보던 그녀가 자리를 뜨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자신을 바라보는 지휘관과 시선이 마주쳤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소녀의 항상 무덤덤했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스쳤다.

왜 그러시죠? 갑자기 말씀을 하지 않으시는데... 무슨 문제라도?

골목에서 통신을 끝낸 후, 앞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던 루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행자를 감싸주는 건 중대 범죄야.

…………

루나는 잠시 침묵했다.

어렸을 때, 가족들과 비슷한 축제에 간 적이 있어. 그 기억에서는... 재미있었거든.

여기서 비슷한 축제를 한다길래 와봤어.

루나는 골목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큰 거리와 이어져 있었고, 가끔 지나가는 관람객들이 산 기념품을 보여주며 앞으로 있을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골목이 너무 깊어서 그들의 웃음소리는 이곳까지 들리지 않았다.

루나는 시선을 돌렸다.

사람이 너무 많아.

루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골목 더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날 못 본 척해. 그게 귀찮은 일을 피하는 길이야.

루나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났다. 평소의 당당했던 뒷모습이 지금은 왠지 모르게...

골목 끝에서 거의 사라지려던 루나가 발걸음을 멈췄다.

저녁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하지만 날 알아볼 사람도 있을 거야. 그러다 축제가 취소될 수도 있어. 뭐, 나야 상관없지만.

들키지 않으려면...

루나가 이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데.

루나가 차가운 시선으로 지휘관을 바라봤다. 겉모습을 살피는 듯하면서도 내면을 꿰뚫어 보려 하는 듯했다.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거리에서 누군가가 이쪽을 발견한 듯 고개를 내밀어 살피자, 루나는 잠시 생각하더니 가까이 다가왔다.

어떻게 할 거야?

그럼, 사람 많이 데려와.

담담한 말투였다.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아서인지 아니면 자신의 능력을 너무 믿어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담당한 거리의 특성을 분석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고려했다. 그러면서 한적하되 흥미로운 시설과 상점이 있는 장소를 떠올려 봤다.

알았어. 잔소리는...

당직자라는 신분 덕분에 내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정보들 덕분에 수상한 낌새가 보일 때마다 미리 피할 수 있었다.

루나도 정말 잘 따라주었다. 상점 안 물건에 관심이 있어도, 자리를 옮겨야 한다고 하면 망설임 없이 따라와 주었다. 덕분에 "수상한 인물" 수색망을 몇 번이나 피할 수 있었다.

가장 아찔했던 순간은 길모퉁이에서 해리조와 마주쳤을 때였다.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길가에 있는 인형 가게에서 사람 키만 한 대형 인형을 급히 집어 들어 루나에게 건네서 몸을 가리게 했다. 덕분에 그 상황을 겨우 넘길 수 있었다.

그 후로는 큰 우여곡절 없이 시간이 흘렀고, 어느덧 밤이 찾아왔다.

늦은 시간임에도 컨스텔레이션은 여전히 활기찼다. 고층 건물의 불빛이 하나둘 꺼지고 조명 쇼 무대가 준비되자, 관람객들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 기대에 찬 눈빛으로 기다리기 시작했다.

저 멀리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타워 옥상, 난간 너머로 백발의 소녀가 자신보다 큰 인형을 품에 안은 채 무표정하게 허공에 떠 있었다.

네가 걱정할 일 아니야.

인형을 처리할 방법이 있는 모양이었다.

물어봤던 질문이지만, 반나절의 소동을 겪은 후 루나의 대답이 달라졌을지 궁금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그리고... 꽤 재미있었어.

아무도 말을 잇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히 기다리는 순간, 화려한 조명 쇼가 시작되었다.

네온사인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오색찬란한 빛을 발했고, 그 빛이 소녀의 눈동자를 유난히 밝게 비추었다.

[player name].

루나가 왼손을 내밀었다. 펼쳐진 손바닥 위에는 섬세하게 깎은 목각 인형이 놓여 있었다. 인형은 둘로 나뉘어 있었고, 양쪽에는 각각의 사람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오른쪽은 루나를 닮았고, 왼쪽은... 지휘관을 닮은 것 같았다.

방금 내가 떠날 때, 기념품을 하나 가져가고 싶었어.

이걸 골랐는데, 주인이 이건 특별 이벤트 커플용이라면서 둘의 모습을 새겨야 한다고 하더라고.

나 혼자라서 주인이 안 판다고 했어. 내가 언니랑 같이 둘이 왔다고 하는데도 안 판다고 하더라고.

루나는 설명하면서 나무 장식품을 반으로 나누었다. 오른쪽은 자기가 가지고, 왼쪽은 지휘관에게 건넸다.

그래서 네 이름을 좀 빌렸어.

특별 이벤트 커플용이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 그걸 사려면...

이쪽 반쪽은 네 거야.

건네받은 나뭇조각에는 아직 루나의 손바닥 온기가 남아있었다.

소녀는 인형에 턱을 파묻고 잠시 침묵하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즐거운 특별 이벤트가 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