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이러면 분명 문제없을 거예요.
공원 인공호수 가에서 에코를 만났다. 그녀는 레인부츠를 매만지며 조심스럽게 나무로 만든 배에 올랐다.
이제 지휘관님 차례예요.
잠깐만요!
흔들림에 에코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흔들리는 배를 급히 잡았다.
배에 조심스럽게 탔음에도 에코는 여전히 배 가장자리를 꽉 붙잡고 있었다.
저녁 무렵, 에코의 연락을 받고 호숫가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오늘 같은 기념일에는 이제 막 시작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호수 위로는 드문드문 작은 배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에코는 한참을 기다린 듯했고, 멀리서 보니 노트에 뭔가를 적고 있는 것 같았다.
지휘관님! 여기예요.
에코가 고개를 들어 지휘관과 눈이 마주치자, 그동안 굳어있던 그녀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
안녕하세요. 지휘관님.
오랜만이네요.
에코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 있는 작은 배를 바라보았다.
이런 이벤트에 초대받은 게 처음은 아니지만, 오늘도 새로운 지식과 민속 문화를 많이 배웠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꼭 지휘관님과 함께하고 싶은 일을 찾았어요.
이렇게 하는 게 특별 이벤트의 의미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날이니까요.
에코가 진지하게 설명했다.
에코가 고개를 끄덕이며 쑥스러운 듯 말을 이었다.
배는 탈 줄 알지만, 능숙하게 다루는 수준은 아니에요.
게다가 생존 매뉴얼에 노 젓는 방법도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서, 지휘관님께 배우고 싶어요.
……
노를 잡자 어디선가 나타난 갑옷이 살며시 배를 물가에서 밀어냈고, 그제야 에코의 긴장이 조금 풀어진 듯했다.
좋아요. 첫 번째 단계는... 그리고...
에코는 노트에 열심히 필기를 하며 빠르게 적어 내려갔다.
지휘관은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며 노를 젓는 동작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보여주었다.
어?
에코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빛에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했다.
어? 지금요?
에코의 손이 다시 한번 무의식적으로 배 가장자리를 움켜쥐었다.
직접 해보는 게...
마침내 젊은 구조체는 용기를 내어 노를 집어 들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에코는 단호한 눈빛으로 방금 노트에 적은 내용을 작게 읊조리며 노를 물에 담갔다. 그리고 지휘관은 배가 흔들리지 않도록 도왔다.
에코가 노를 젓자 배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아직 노 젓는 솜씨가 서툴러 그런지 속도는 더딘 편이었다.
성공했어요! 쿨럭쿨럭.
에코가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가 금세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와 있었다. 오늘은 보름달이 뜨지 않았지만 쏟아지는 별빛이 은하수 위를 떠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
별들이 정말 아름다워요.
이런 느낌... 잠시만요!
에코는 주머니에서 예쁜 노트를 꺼내 무릎 위에 올려두고는 새 페이지를 펼쳐 열심히 글을 써 내려갔다.
갑자기 떠오른 영감이라 아직 다듬지도 못했어요.
에코는 드물게 자신의 시를 바로 읽지 않고 지휘관에게 노트를 건넸다.
제... 제발 작은 소리로 읽어주세요.
이 밤은 우리가 상상하던
달의 생일이 아니지만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당신도 이 흙을 밟아주길
이 흙에서 피어난 마음을 심어주길
재회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태양에게 빛을 돌려주고
달빛으로 만든 강에
우리의 마음을 되돌려 보내는 것
사랑 그 자체로...
어디선가 불어온 물살에 작은 배가 갑자기 흔들렸다. 그러자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그들이 놀라 흠칫했다.
튀어 오른 물방울 사이로 구조체 소녀는 본능적으로 인간의 품 안으로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