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뭘 해야 하지? 이 카드를 뒤집기만 하면 되나?
빙고! 카드 게임처럼 카드들 중에서 점술 카드를 뽑으면 최근의 운세를 예측할 수 있답니다!
몇 분 전, 로제타는 점술 집의 멋진 카드 디자인에 매료되어 지휘관과 함께 들어왔다.
음... 그럼 이걸로 할게.
점술 카드를 카드 게임으로 착각했던 로제타는 운세 점을 본다는 걸 알고는 불안해했다.
이 카드들을 보면...
이 카드는 당신이 오랜 고난을 겪었지만, 이후로 행운이 가득한 여정을 겪게 될 거라는 걸 뜻합니다.
이 카드는 당신의 연인이 어떤 중대한 일에 헌신하고 있어서, 잠시 서로 떨어져 있지만 곧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걸 나타냅니다.
연... 연인이라고?!
목소리가 순간적으로만 높아졌지만, 늘 침착한 로제타에게는 이런 감정 변화도 매우 드문 일이었다.
죄송합니다. 연인이 없다면, 당신의 친구가 어떤 중대한 일에 헌신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게... 그런 뜻이 아니라...
아~ 그럼, 당신과 당신의 연인은~
옆에 있던 구조체는 입술을 살짝 벌렸지만, 결국 점술사의 과장된 말투를 막지는 않았다.
견우와 직녀처럼, 긴 이별을 겪더라도 서로의 마음은 변치 않을 겁니다.
지휘관.
로제타와 함께 점술 집을 나오자, 그녀는 갑자기 지휘관의 손을 잡았다.
역시 난 이런 거 잘 못하겠어.
뒤돌아보니 로제타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다.
지휘관은 로제타가 카드를 좋아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점술 카드가 카드 게임 범주에 들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음... 점술 카드는 운에 너무 많이 좌우되잖아?
맞아. 게임에서 좋은 카드를 뽑는 것도, 행운이 따르는 것도 기분 좋긴 해.
하지만... 게임의 승패가 운명에만 달려있다면 불안해지더라.
[player name]... 오늘 네가 내 곁에 없었다면, 점술사가 뒤집은 카드도 이렇게 좋은 결과로 나오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이 들어.
로제타가 어딘가 멍한 듯 고개를 들자, 지휘관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컨스텔레이션의 밤하늘은 별들로 가득했다. 마주 보는 듯한 두 별자리 사이로 화려한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다.
점술사가 말한 구룡 전설을 들어본 적 있어. 견우와 직녀는 오랫동안 서로 떨어져 있다가 특별 이벤트 이날에만 오작교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고 하지.
참 로맨틱한 이야기야. 하지만 나는 견우와 직녀가 안타까워. 연인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이별을 견뎌내야 하고, 짧은 만남을 위해 기다려야 하잖아.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라 해도, 난 그 운명을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 것 같아. 그저 하늘의 뜻대로만 따르는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슬프게 느껴져.
[player name]. 내 고향은 늘 얼음과 눈으로 뒤덮여 있어서, 따뜻한 계절은 정말 이 특별 이벤트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많은 사람들 눈에는 살아가기 힘든 혹독한 환경으로 보이지.
하지만 항로 연합의 사람들은 그런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구를 들고 얼음과 눈 속에 뿌리를 내렸어.
어렸을 때는 할아버지와 함께 항구에 나가 바다를 바라보곤 했어.
쇄빙선이 두꺼운 얼음을 깨면서 항구의 교통을 위해 안전한 항로를 개척했지. 그때 얼음이 깨지던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어.
하늘을 보던 그녀가 시선을 돌려 지휘관 쪽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내가 점술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일반 카드 게임처럼 플레이어가 결과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야.
북극은 1년 내내 녹지 않는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 그래서 항로 연합의 쇄빙선은 그 모든 장애물을 뚫고 나아가지. 그리고 나도 그래. [player name].
너는 내 행운이야. 하지만 네가 내 곁에 없더라도, 내가 아무리 운이 나쁘더라도, 난 반드시 모든 걸 이겨낼 거야.
이게 우리만의 게임이라면, 다른 사람이 카드를 결정하게 두지 않을 거야.
단단한 얼음이든 은하수든... 따뜻한 계절이나 특별한 날을 기다릴 필요 없어.
널 만나러 갈 거야. 그리고 수많은 날들 속에서 널 되찾아올 거야.
손바닥에 전해지는 힘이 조금 더 강해졌고, 그녀의 눈빛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그래? 하지만, 이건 정말 네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야.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한 번쯤은 진지해져도 되지 않을까?
물론, 네가 내린 결정들은 언제나 우리가 다시 만날 거란 믿음을 줘.
물론, 네 신뢰는 언제나 내게 큰 용기가 돼.
로제타의 따뜻하고 단단한 손이 지휘관을 꼭 잡았다. 그리고 그 후...
로제타는 눈을 감고 부드럽게 이마를 이쪽으로 기울였다.
어...
구조체는 드물게도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렇게... 감사할 만한 일을 한 건 아닌데... 음...
잠시 시선을 돌리다가, 로제타도 살짝 눈을 감고 이마를 기대어왔다.
고마워. [player name]. 내 행운이 계속 너의 곁에 있기를...